• MB정부의 국정원,
    반국민 정치공작 확인돼
    당시 집권당 자유한국당-바른정당, 한 목소리로 “정치보복”
        2017년 08월 04일 05: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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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 정부’ 국정원이 대선을 앞두고 수십억 원의 혈세로 쏟아 부어 댓글부대를 운영해 광범위한 정치공작을 벌였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명박 정부의 국가정보원이 3500명에 달하는 민간인 여론조작팀인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해 여론을 조작해 선거에 불법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다. 국정원은 201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 팀 운영에 한해 30억원을 사용했고, 이명박 정권에 도움이 되는 여론조사 활동 등을 특수활동비로 집행했다.

    3일 국정원 적폐청산 TF 자체조사 결과, 최근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의 진상조사 과정에서 2012년 국정원이 민간인으로 구성된 30개 여론조작팀을 운영한 사실을 확인했다. 국정원 내부에서는 이를 ‘사이버 외곽팀’으로 불렀고, 국정원 심리전단에서 이를 관리했다. 당시 국정원은 이를 위해 인건비만 한 달에 2억5000만~3억원을 썼으며, 2012년에만 총 3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취임 후인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했다. 이 팀은 주요 언론사의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된 정치 기사에 집중적으로 댓글을 달거나 여론조작용 트윗글을 유포하는 활동을 했다고 적폐청산TF는 밝혔다. ‘사이버 외곽팀’은 특히 총선과 대선이 있던 2012년 조직의 규모가 커져 30개팀, 3500명까지 늘어났다.

    TF는 국정원이 이명박 정부에 도움이 되는 여론조사를 광범위하게 실시했다고도 밝혔다. 2011년 2월 여론조사 업체를 동원해 ‘2040세대의 현 정부 불만 요인’ 등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인원은 20~50대 총 1200명이었다. 국정원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권의 대응 방향 등을 조언하는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했다. 해당 예산은 특수활동비로 집행됐다.

    적폐청산TF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조사 결과를 개혁위에 보고했고, 검찰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전면 재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국민 세금으로 민의를 왜곡하는 ‘반(反)국민’ ‘반(反)국가’ 활동을 벌였다”

    국정원이 특정 정권의 시녀로 전락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정치권은 일제히 이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 세금으로 민의를 왜곡하는 ‘반(反)국민’ ‘반(反)국가’ 활동을 벌였다”며 “특정 정치집단의 이익을 위해 국가정보의 중추기관을 악용한 사실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 명백한 국정원법(제9조 정치관여 금지) 위반이고, 직권남용”이라고 말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조속하고 성역 없는 검찰 수사를 통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 법에 따라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도 “결국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여론 조작사건의 몸통은 이명박 청와대”라며 “결국 반(反)정부 여론에 족쇄를 채우고, 민심을 조작하기 위해 이명박 청와대가 지시하고 국가정보원이 행동대장으로 나선 것으로, 명백히 국정원의 탈법적인 정치개입이자 선거개입”이라고 규정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 또한 “국정원 대선개입의 직접적인 수혜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지만 공작을 수행한 주체는 이명박 정권의 국정원”이라며 “국정원을 매개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이에 어떤 밀약이 오갔는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최 대변인은 “당시 국가기관들의 대선 개입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지금 다른 세상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이제는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들에 대해서 보상받을 때”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들의 대선개입 진상을 모조리 밝히고 관련자들과 그 배후를 모두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정치보복 쇼”

    반면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의 반응은 다르다. 국정원 여론조작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본 두 당은 문재인 정부가 MB정권 국정원이 저지른 대대적 여론조작 사실을 드러내 국정원을 정치쟁점화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현 국정원의 이 같은 자정노력에 대해 ‘정치보복쇼’라고 규정했다.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북핵’, ‘코리아패싱’ 등 안보 문제를 거론하며 “정보전에서 뒤처지고 있는 국정원의 현실을 고려하여 국정원이 지금 해야 할 일은 과거정권 파헤치기로 국정원을 정치화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정원이 본연의 역할은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서 ‘정치 보복 쇼’에 개입하는 ‘국정원의 정치화’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은 ‘댓글사건’을 빌미로 국정원을 정치화하려는 꼼수를 부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친이계가 다수 포진한 바른정당의 반응도 자유한국당과 유사하다.

    전지명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대통령선거에서 선거 여론조작이라는 정치공작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불법적인 일”이라면서도 “국정TF팀의 어제 발표는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국정원의 적폐청산 의지는 환영하지만 전임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적 보복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새 시대를 맞이한 문재인 정부에게 정치보복이라는 ‘구시대적 유산’은 어울리지 않는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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