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선당후사 마음”
    국민의당 대표 출마 선언
    "국민의당 살아야 다당제 축 유지"
        2017년 08월 03일 04: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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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3일 오후 3시 여의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을 명분 삼아 8월 27일 열리는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5월 대선에서 3위를 기록하며 패배한 후 문준용 씨 제보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당의 대선 후보로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은 후보였던 제게 있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던 지난달 12일 이후 한달도 되지 않아 당권 도전을 선언한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원내 제3정당이 무너지는 것은 당원만의 아픔이 아니다. 국민의당이 무너지면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는 빠르게 부활할 것”이라며 “소중한 다당제의 축은 우리 국민의당이 살아야 유지된다”고 말했다.

    또 “제가 다음 대선에 나서는 것을 우선 생각했다면,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며 “하지만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며 자신의 출마 이유를 설명하도 했다.

    한편 같은 날 조배숙 주승용 황주홍 이상돈 박준영 등 국민의당 의원 12명은 성명을 통해 “책임정치의 실현과 당의 회생을 위해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반대한다”며 출마를 재고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8.27 전당대회에 당 대표 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힌 사람은 현재로서는 안 전 대표 외에 정동영 의원과 천정배 의원이 있다.

    아래는 안 전 대표의 출마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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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사랑하는 국민의당 당원 여러분.

    저 안철수, 오는 8월 27일에 치러질 국민의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결코 제가 살고자 함이 아닙니다. 우선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입니다.

    저는 지난 5월 대선에서 국민의 열망을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그 성원을 생각하면서 자숙하고 고뇌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백여 일 간의 괴로운 성찰의 시간은 물러나 있는 것만으로 책임질 수 있는 처지가 못 됨을 깨우쳐줬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의당은 몹시 어렵습니다. 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길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당 자체가 사라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절망과 체념이 당을 휩싸고 있습니다.

    원내 제3정당이 무너지는 것은 당원만의 아픔이 아닙니다. 국민의당이 무너지면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는 빠르게 부활할 것입니다. 국민은 그저 포퓰리즘의 대상이 되고, 정쟁에 동원될 것입니다.

    원내 제3당, 4당이 있어서 우리 정치에서도 협상하고 타협이 이뤄지는 모습을 지난 몇 달간 지켜보셨을 것입니다. 정치를 정치답게 만드는 것이 제3당의 몫이고 가치입니다.

    그 소중한 다당제의 축은 우리 국민의당이 살아야 유지되는 것입니다.

    국민의 민생을 위해 우리 국민의당은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안보를 위해 우리 국민의당은 단단히 바로 서야 합니다. 국민이 대접받는 정치를 위해 우리 국민의당과 같은 튼튼한 제3당이 있어야 합니다.

    국민을 향한 정치 품질경쟁을 통해 제3당이 제1당으로 올라서고 실패한 제1당은 제2당, 제3당으로 밀려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정치가 국민 무서운 줄 알게 됩니다. 국민만 바라보고 봉사하게 됩니다.

    우선 국민의당이 새로워져야 이 모든 것의 출발이 가능합니다. 당을 개혁의 출발점에 세울 혁신의 기수를 찾는 것이 이번 당대표 선거입니다.

    저 안철수, 선당후사의 마음 하나로 출마의 깃발을 들었습니다.

    제가 다음 대선에 나서는 것을 우선 생각했다면,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입니다. 하지만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합니다.

    이 소중한 가치를 위해 제 모든 것을 던지겠습니다. 그 길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는 믿음으로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여러분

    저 안철수, 당 혁신에 앞서 먼저 제 자신을 바꾸겠습니다. 절박함으로 저를 무장하고, 뜨거운 열정으로 당과 나라를 받들겠습니다. 소통의 폭부터 넓히겠습니다. 먼저 저의 정치적 그릇을 크게 하고, 같이하는 정치세력을 두텁게 하겠습니다.

    국민의당은 소통하고 공부하고 현명한 대안을 내는 똑똑한 정당이 될 것입니다. 양극단 정치에 신물이 난 국민을 편안하게 모시는 사랑받는 정당이 될 것입니다.

    미래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발 딛고 있는 현실의 절박한 문제를 바꾸는데 보다 관심을 두겠습니다. 우리 사회 양극화 문제 해결의 대안을 치열하게 묻고 찾겠습니다. 국민의당은 민생정당이란 말이 법칙이 될 때까지 오로지 민생에 주력하겠습니다.

    국민을 모시는 일이라면 정부 여당과도 주저하지 않고 협력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핵과 미사일 위기, 부동산 폭등, 불안정한 에너지 정책 같은 문제를 두고는 분명한 역할을 하는 야당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당을 젊은 정당으로 탈바꿈 시키겠습니다. 신진인사에게 확실히 열려있는 당을 만들고

    외연을 넓혀서 전국정당으로 우뚝 서겠습니다. 전국의 젊고 유능한 인재를 직접 찾아 나서되,

    검증하고 확인하는 절차도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당의 혁신을 위한 방안은 치밀하게 준비해서 신속하게 실천해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

    지난 대선 때 삼월에는 바람이 불었습니다. 사월에는 비가 내렸습니다. 그러나 오월의 꽃을 피우지 못했습니다. 꽃을 피우지 못한 실패의 아픔을 강하게 느끼는 그만큼, 제 몸을 던져서 당을 먼저 살리겠다는 결연한 자세로 전진하겠습니다.

    지난해 찬바람 몰아치는 한 겨울, 당을 만들고 동지들과 함께 총선의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이제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한 여름에 당 재건, 제2창당의 길에 다시 동지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국민의당 전당대회는 후보들 모두가 합심해서 당을 살리는 과정이 되리라 믿습니다.

    당원 여러분께도 말씀드립니다. 지금 이 순간 다시 국민에게 다가갈 기회를 주시길 간곡히 호소합니다.

    조국을 구하지 못하면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의사의 심정으로, 저 안철수,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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