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 북한에 압박 안 돼
    김준형 “미중 간에 한반도를 놓고 주도권 경쟁...미국 압박 세”
        2017년 08월 02일 01: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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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자문인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2일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도발에 문 대통령이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지시한 것과 관련해, 사드의 효용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개인적으론 앞서나갔다고 생각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화성-14 1차 발사 모습(사진=조선중앙YV)

    김준형 교수는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사드는 사실 북한이 무서워하지도 않고 남북 간 문제가 아니다. ICBM도 남북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은 사드에 전혀 관심이 없다. 사드는 중국이 관심 있는 것”이라며 “결국 미중 간에 한반도를 놓고 주도권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앞서갔다고 생각을 한다”고 평가하며 “ICBM 정도의 높이나 발사거리거나 속도면 사드는 따라가지를 못 한다. 종말단계에서의 성능도 의심스러운데 그것이 미국으로 날아가는 ICBM을 한국이 막을 수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경영향평가로 시간을 벌은 후에 남북관계가 좋아지고 조기에 삼축 체계라는 우리 나름의 한국형 방어막을 만들어서 사드 배치의 이유가 되는 원인을 무효 또는 감소시키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었다”며 “그런데 지금 (ICCM 발사와 사드 발사대 배치로) 그런 기조가 상당히 약해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지시한 이유에 대해선 “일단은 (선의를 가지고 북한에 대화를 제안했는데 ICBM 미사일 발사 도발로 응답한 북한에 대해) 대통령이 분노한 것 같다”면서도 “제일 중요한 건 미국의 압박”이라고 지목했다.

    김 교수는 “실제로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 결정에) 미국의 압박이 굉장히 셌다”며 “미국에선 ‘노무현의 재탄생이냐’는 의심을 계속했고, ‘(노무현 재탄생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줘라’고 압박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은 계속해서 사드를 정체성 문제의 아주 중요한 관문처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트럼프가 국내정치에서 밀리고 있고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 전엔 친러였고 사위와 딸은 친중이다. 그러나 지금 군사 안보를 맡고 있는 군부들은 반중, 반러이고, 국면을 끌고 가는 것은 군부다. (미국의) 군부의 압력 때문에 한반도가 굉장히 힘들어지고 있다”면서 “결국 미중 갈등 때문에 (사드 발사대 배치를 지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풀이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의 베를린 선언이 폐기됐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북한이 ICBM을 쏘았기 때문에 대화모드나 평화모드가 약해진 건 맞지만 기본적으로 그 구상이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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