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제한 노동시간 허용,
    운수업 중 노선버스 제외
    환노위 소위 합의, 시행시기는 미정
        2017년 07월 31일 05: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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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업종의 무제한 연장노동을 합법화하는 근로기준법 59조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노선버스 노동자를 제외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31일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 원포인트 논의를 벌이고 버스운수업에 대한 특례업종에서 제외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버스노동자 졸음운전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확대되면서 국민적 불안이 고조되자 국회가 뒤늦게 관련 법 개정에 나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환노위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운수업 중 노선버스를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하는데 먼저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바른정당 소속 하태경 고용노동소위 위원장은 “공공요금 인상이나 사측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면이 있다”며 “다른 운송업에 대해서는 추가로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소위는 정부에 버스 관련 실태조사를 9월 첫째 주까지 완료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근로시간 특례업종은 일부 업종에 한해 노사가 합의하면 무제한 연장노동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계는 버스노동자 졸음운전 사고의 원인을 특례업종으로 인한 장시간 노동으로 지목했다.

    실제로 올 5월 10일부터 20일까지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협의회 산하 전국 44개 사업장에서 실태조사를 한 결과, 민간 시외버스를 운전하는 노동자가 하루 최대 17시간 8분이라는 장시간 노동을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야는 2015년 9월 노사정 합의를 바탕으로 기존 26개 근로시간 특례업종을 10개로 줄이는 것 또한 잠정 합의했다.

    이 조항에서 제외되는 업종은 보관·창고업, 금융업, 우편업, 전기통신업, 광고업, 여론조사업, 숙박업, 음식점·주점업, 건물산업설비 청소·방제업 등 16개 업종에 육상운송업 가운데 노선 버스업이다. 육상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 운송 관련 서비스업 그리고 영상 오디오 기록물 제작 및 배급업, 방송업, 전기통신업, 보건업, 하수 폐수 및 분뇨 처리업, 사회복지서비스업 10개는 특례업종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실제 입법 시기까진 난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일부 업종을 특례조항에서 제외하는 법안을 여야 이견이 큰 노동시간 단축안과 함께 처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환노위는 고용노동부의 자의적인 해석으로 굳어진 현행 최대 노동시간 68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을 논의 중이다.

    자유한국당 환노위 위원들은 이날 고용노동소위가 끝난 직후 기자회견에서 “노선버스업을 특례업종에서 제외하는 것에 대해 잠정합의했지만 시행 시기는 합의를 보지 못했다”며 “이 부분은 근로시간 단축과 연장선에 있어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환노위 여야 위원들은 8월 중 소위를 다시 열고 시행시기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은 이날 성명에서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도 향후 법률 개정에서 해당 내용이 변경되거나 입법이 기한 없이 늦춰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맹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무의미한 당쟁으로 번지거나, 일부 사업주의 이익 때문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또 다시 희생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특례업종 유지 업종인 민주노총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한국노총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은 성명서에서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역급행버스의 교통사고를 이유로 ‘원포인트 법안’으로 노선버스만 제외하기로 결정한 것은 사업자의 이윤을 위해 노동자와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택시현실을 묵인방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하루 평균 13시간~15시간, 교대자 없이 1인1차제로 운행하는 현실은 택시노동자들이 전산업 중 가장 열악한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연간 38억 명의 국민이 이용하는 택시의 대당 교통사고율과 운전자당 교통사고율은 50% 내외에 달해 법인택시의 사고지수와 사고다발도, 인명피해의 심각성은 버스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 교통안전공단의 조사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대노총의 전택노련과 민주택시는 노동시간 특례제도에서 택시를 반드시 제외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근로기준법 58조, 59조 폐기를 위해 문재인 정부와 여야 국회를 상대로 강력한 저항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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