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정협의체 구성,
    정의당 참여 막는 야당들
    다당제 운운, 국민의당의 자기모순
        2017년 07월 27일 05: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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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당 교섭단체들의 패권적 태도가 도를 넘고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제안한 증세 논의를 위한 여야정협의체 구성에 대해 야3당이 정의당의 참여를 일제히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연일 다당제의 필요성을 외치고, 민주당의 패권적 행태를 비판하는 국민의당이 비교섭단체라는 이유로 원내정당인 정의당의 참여를 배제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지점이다.

    여당인 민주당도 처음 야3당의 이런 주장에 정의당을 협의체에서 빼는 방향으로 기울었다가, 정의당의 항의하자 그제야 정의당을 빼고 여야정협의체 구성을 강행할 수는 없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여야정협의체는 앞서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청와대 오찬 회동에서 제안해 합의된 사안이다.

    야3당이 협의체에 정의당 참여를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어 보인다. 정의당이 그간 다른 야당들과 달리 민주당에 적극 협력하는 태도를 취해왔던 점, 증세에 있어 큰 틀에서 찬성하되 보다 적극적인 증세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정의당에 협의체에 참여해 여당과 협력하게 되면 야3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는 여당의 공세에 밀릴 가능성도 있다.

    자유한국당은 정의당을 ‘여당의 들러리 정당’이라고까지 표현하며 여야정협의체에 정의당이 참여하는 것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정협의체 구성은 책임 있는 원내교섭단체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여당의 들러리 정당을 끼워 넣기 위해서 불과 몇 석의 자리를 가진 정당까지 협의체에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입만 열면 소통을 얘기하면서도 이 정권이 협치는 내팽개치고 2중대, 3소대 정당들과 야합 날치기나 또는 작당하는 식의 꼼수정치를 한다면 여·야·정 협의체는 또 한 번의 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이 현 정부에 대해 “독선적”이고 “협치를 내팽개친다”고 하는 비난은 비교섭단체라는 이유만으로 정의당을 국정운영에서 아예 배제하려는 자신들의 행태에도 해당되는 지점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또한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정의당이 참여하면 새누리당도 참여해야 한다”며 “1명이나 6명이나 무슨 차이가 있나. 그래선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의 이런 태도는 자기모순이라는 더 큰 비판을 받을 만하다. 자유한국당은 오랜 기간 양당제 안에 기득권을 누려왔고, 현재도 양당제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국민의당은 그렇지 않다.

    국민의당은 연일 실질적인 다당제의 필요성과 다당제 구조 속의 협치를 강조하고 있다. 자신들이 다당제 구조를 만든 것은 한국 정당사에서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로 자부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들어선 다당제 정착을 위한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추진 의지까지 드러내고 있다.

    기존 양당체제 혁파와 다당제의 긍정성을 외치면서 정작 소수정당의 참여엔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 국민의당의 현재 태도다.

    국민의당은 수시로 민주당 내 주류 세력의 ‘패권적 행태’에 항의해 새로운 당을 만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패권 지양’은 이 정당의 탄생 배경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은 더 작은 규모의 비교섭단체 정당에 패권을 부리고 있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국민의당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원내 6석 비교섭단체인 정의당에도 못 미치는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다. 국민의당은 27일 이날,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바른정당과 지지율 꼴찌 자리를 다투고 있다. 정의당도 이런 점을 지적하며 국민의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추혜선 수석대변인은 26일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의당을 포함한 야3당이 정의당을 계속 배제하려는 것은 아무런 명분도 없고, 이해도 되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추 수석대변인은 김동철 원내대표를 직접적으로 겨냥하며 “정의당은 탄핵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과 함께 파트너쉽을 가지고 정국을 주도해왔다. 지난 대선에서는 국민들에게 확실한 존재감을 인정받았다”면서 “이제 와서 원외정당인 새누리당까지 갖다 붙이며 정의당의 위상을 폄훼하는 것은 매우 무례한 처사”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우리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을 앞서고 있다”며 “5당 체제는 지난 총선을 통해 국민들이 선택한 것안데,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김동철 원내대표의 태도는 스스로 국민의당의 이름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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