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옛 민정수석실
국정농단 문건들 발견돼“
제 발 저린 자유한국당 “문건 공개 정치적 의도 의아스러워”
    2017년 07월 14일 06: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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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14일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작성한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지원 방안과 문화·예술계 블랙릭스트 등 국정농단 관련 문건을 무더기 발견했다고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민정비서실 공간을 재배치하던 과정에서 당시 민정수석실에서 생산한 문건 등 300여 건을 발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해당 문건과 메모는 2014년 6월 11일부터 2015년 6월 24일까지 1년 동안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생산된 자료다. 이 기간 민정수석은 고 김영한 전 수석과 우병우 전 수석으로, 김 전 수석 시절에 우 전 수석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근무했다.

해당 문건 등엔 장관 후보자 등 인사자료, 국민연금 의결권 등 각종 현안 검토자료, 지방선거 판세 전망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삼성 경영권 승계 국면->기회로 활용’이라고 적힌 자필 메모도 발견됐다.

박 대변인은 “‘국민연금 의결권 관련 조사’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관련 조항과 찬반 입장, 언론보도, 국민연금 기금 의결권 행사지침이 들어 있다”며 “직접 펜으로 쓴 메모 원본과 또 다른 메모의 복사본이 담긴 청와대 업무용 메일을 출력한 문건”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필 메모에 대해선 “‘삼성 경영권승계 국면→기회로 활용’, ‘경영권 승계 국면에서 삼성이 뭘 필요로 하는지 파악’, ‘도와줄 것은 도와주면서 삼성이 국가 경제에 더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안 모색’, ‘삼성의 당면 과제 해결에는 정부도 상당한 영향력 행사 가능’ 등이 쓰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 민주화 관련 법안 대응, 금산분리 원칙 규제 완화 지원’이라는 대목도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도 공개됐다. 여기엔 ‘문화예술계 건전화 및 문화 융성 기반 장비를 위해 건전 보수권을 국정 우군으로 활용해야 한다’, ‘문체부 주요 간부 검토’, ‘문화부 4대 기금 집행 부서 인사 분석’ 등의 내용이 포함돼있다.

전경련 부회장 오찬과 관련해 ‘경제입법 독소조항 개선방안’, ‘6월 지방선거 초반 판세 및 전망’ 등에 관한 문건도 발견됐다.

세월호 유가족 대리기사 폭행 사건의 수사를 지시하는 메모도 확인됐다. 해당 메모엔 ‘대리기사 남부 고발 철저 수사 지휘 다그치도록’이라고 적혀 있다. 고 김영한 전 수석의 자필메모로 보인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전교조의 국사교과서 조직적 추진과 관련해선 ‘교육부 외에 애국단체 우익단체 연합 쪽으로 전사대 조직, 반대선언 공표’ 등 우파단체 활용 방안으로 추정 가능한 내용도 있다.

박 대변인은 “이들 자료는 소위 최순실 농단 사건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사본을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원본 자료를 국정기록비서관실에서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관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이기도 한 자유한국당은 청와대의 발표가 있은 후 4줄짜리 짧은 서면 브리핑을 냈다. 요지는 청와대가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해당 문건을 공개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전희경 대변인은 “청와대 브리핑 내용에 대한 보다 명확한 사실 관계 파악이 필요하다”며 “관련 자료들이 검찰 수사에 필요한 사안일 경우 적법한 절차대로 처리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7월 3일 해당 문건을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14일인 오늘까지 문건에 대해 함구하다 갑작스럽게 오늘에 이르러 공개한 것에 어떤 정치적 고려가 있었던 것인지 의아스럽다”고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우 전 수석 등 관련자에 대한 구속수사를 포함해 국회 운영위원회 개최해 해당 자료를 토대로 한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누가 작성하고 보관 관리했으며 그와 관련 위법사실이 있으면 법대로 처벌 받아야 한다”며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과 관련자들에 대해 국정농단 책임 물어 즉각 구속수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세월호 유가족 대리기사 폭행 사건 수사 지시 메모와 관련해선 “세월호 대리기사 관련 재판에서 무죄가 나와 재판이 종료된 것을 고려하면, 박근혜 권력의 핵심부가 세월호 유가족 사건을 직접지휘하며 수사를 왜곡시킨 것으로 판단된다”며 “당시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 관련 진실규명과 불법적인 지휘사실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또한 “발견된 300여종 문건의 실체를 밝히고, 개별 사안 하나하나를 면밀히 검토하여 국정농단의 시종을 국민들께 소상히 알려야 한다”고 했다.

강훈식 같은 당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아닌 대통령기록물이므로 국회가 운영위원회를 열어 국정농단에 대한 진실규명을 여야가 함께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경영권승계 지원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등에 개입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문건들”이라며 “확실한 물증이 발견된 만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이재용 삼성 부회장 등은 그에 걸맞은 법적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건 상당수가 우 전 수석에 의해 생산된 것에 대해 “우 전 수석이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의 핵심 축이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당장 구속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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