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고 원인 졸음운전,
제한 없는 초장시간 운전 규제 시급
김태년 “운수업의 근로시간 특례업종 제외 검토”
    2017년 07월 11일 05: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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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화물차 운전기사 졸음운전 사고의 원인으로 버스·화물 노동자 장시간 노동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운수업을 제외하는 방침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1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버스와 화물차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반복되는 참사를 막기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근본적인 대책으로 버스와 화물차 운전기사들의 과로를 하게 만드는 근로조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버스와 화물차 기사들은 하루 또는 주당 운전시간의 상한이 없다. 근로기준법에 버스, 화물 등 운수업이 근로시간 특례 업종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운수업의 근로시간 특례업종 제외 등 버스, 화물차 운전기사의 과로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오후 2시 40분경 서울 서초구 원지동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양재나들목 인근에서 광역버스 한 대가 앞서 가는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 사고로 7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사망하는 등 18명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고를 낸 광역버스 운전기사는 경찰에 졸음운전을 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 노동자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 참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에서 졸음운전을 하던 관광버스 기사가 앞차와 추돌하면서 4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같은 장소에서 지난 5월에도 고속버스 운전기사가 졸음운전을 해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이처럼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졸음운전 사고의 원인으로 장시간 노동이 지목되고 있다. 노동계는 일찍이 버스·화물차 등 운수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이 ‘도로 위의 세월호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노동시간 단축을 주장해왔다.

한국도로공사 집계에 따르면, 고속도로 교통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졸음운전으로 전체 사고 원인 중 20%이상을 차지한다. 또 2013년 교통안전공단이 교통사고를 경험한 수도권 버스 운전자 대상의 조사 결과에서도 26%가 졸음운전을 사고 원인으로 꼽았고, 4명 중 3명은 졸음운전의 이유에 대해 ‘피로 누적’이라고 답했다. 버스노동자의 피로누적이 졸음운전을 불러온다는 뜻이다.

실제로 버스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경악할 정도다. 올해 5월 10일부터 20일까지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협의회 산하 전국 44개 사업장에서 실태조사를 한 결과 민간 시외버스를 운전하는 노동자의 하루 최대 근무시간은 17시간 8분에 달했다. 1주 근무시간 74시간 52분, 월 309시간 33분이다.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은 근로기준법 59조를 근거로 한다. 운수업 등을 노동시간 특례업종으로 지정해 주 12시간을 초과하는 연장노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사실상 법이 노동자들의 무제한 장시간 노동의 문을 열어 놓았고, 봉평터널과 경부고속도로에서 벌어진 대형참사의 원인을 제공한 셈이다. 노동계가 근기법 59조 즉각 폐기를 요구하는 이유다.

버스노동자의 잇따른 졸음운전 사고로 정부가 ‘4시간 운전에 30분 휴식’ 등의 휴식시간 보장 제도를 도입하긴 했으나, 근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민주버스협의회는 지난 5월 기자회견에서 “운행 중 휴식시간 보장을 강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시급한 것은 하루 운행시간을 10시간 이내로 줄여야 한다”며 “버스현장의 최우선 과제는 근로기준법 59조 폐기”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버스공영제 도입이 버스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준공영제 시내버스의 하루 근무시간은 10시간 26분인 반면, 민영 시내버스는 16시간 46분에 달한다. 민영 버스 노동자가 월 58시간 가량 더 일하고 있는 것이다.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졸음운전에 의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1일이나 연속 근무시간을 규제해야 하고 그러한 운행이 가능한 인력을 대폭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민간기업은 비용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인력을 늘리지 않고 현재의 운영체제를 고수하고 있다”며 “우리가 왜 버스공영제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민간기업의 행태를 보면 잘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휴식시간 보장 제도에 관해서도 “운전시간 규제가 아닌 휴게시간으로만 접근하고 있어서 너무나 미흡하다”며 “더욱이 이 법을 위반하게 되면 운수종사자가 처벌까지 받게 되어 있다. 사측이 장시간 노동을 강제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늘어나는 것인데 왜 사고 책임을 시키는 대로 일만 하는 노동자들이 짊어져야 하나. 결국 알아서 잘 숨기라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버스사고가 나면 언론과 정부가 요란을 피우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다 알고 있고 해결책도 명료하다. 인력을 늘리고 노동시간을 줄이면 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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