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배 노동자 분신사망,
    집배노조, 국민진상조사위 구성 촉구
    정의당 “과로사를 넘어, ‘과로 자살’의 시대”
        2017년 07월 10일 07: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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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근무하던 우체국 앞에서 분신한 집배노동자가 끝내 숨지면서 집배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에 따르면 집배노동자 원 모 씨는 지난 6일 오전 11시쯤 자신이 일하던 경기 안양시 안양우체국 앞에서 분신을 한 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8일 오전 숨졌다. 당시 A씨는 음료수병에 든 인화성물질을 자신의 몸에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고, 이를 목격한 우체국 직원들과 청원경찰이 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끈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A씨가 분신을 하게 된 이유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집배노동자들은 원 씨의 분신이 장시간노동, 과도한 업무, 인력 쥐어짜기에 대한 항거라고 보고 있다. 우체국 소속 노동자들은 2014년부터 올해 4월까지 우체국 직원들 중 121명이 사망했다. 이 가운데 자살이 22명에 달한다.

    집배노조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원 씨는 20년 베테랑 집배원으로 평소 안양지역 신도시로 인한 물량의 급증에도 늘지 않는 인력과 최근 형식적인 맞통구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고 한다. 노조는 “이 부분은 어떠한 형식의 진상조사를 통해서라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안양우체국 측은 원 씨의 분신이 업무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집배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과로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며 노조의 참여가 보장되는 국민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또한 10일 논평을 내고 “과다한 업무량, 장시간노동, 과로와 스트레스가 집배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집배노동 현장을 죽음의 일터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참사수준”이라며 “고인의 비통한 죽음을 애도하면서 진상규명과 집배노동 현실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 인원충원 등 근본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혀낼 조사 단위를 꾸리고, 장시간·중노동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과로사를 넘어, ‘과로 자살’의 시대”라며 “집배원의 장시간·중노동 문제의 심각성은 이미 숱하게 지적되어 왔다. 그럼에도 위험 수준의 노동환경을 방치한 것은 노동자들의 죽음을 방조한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추 대변인은 “우정사업본부 뿐 아니라,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혀낼 조사 단위를 꾸리고, 노동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책 또한 속히 마련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올해만 우체국에서 과로, 교통사고, 자살 등으로 사망한 우정 노동자가 12명이 되는 등 안타까운 사고가 지속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정치권은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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