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FTA 협정,
    미 요구가 주로 관철된 것
    미국 재협상 요구에 “ISD, 서비스, 농업 관련 우리 주장하면 돼”
        2017년 07월 03일 11:1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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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의사를 분명히 했다. 양국은 공동성명에 FTA 개정 문제를 담진 않았지만 향후 미국의 공세를 예고한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한미 공동성명에는 “양측은 철강 등 원자재의 전 세계적인 과잉설비와 무역에 대한 비관세 장벽의 축소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등 진정으로 공정하고 공평한 경쟁조건을 증진하기로 공약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또한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가 재협상 및 협정 개정을 위한 특별공동위원회 개최를 요구할 것”이라며 한미FTA 재협상 의사를 밝혔다.

    한미FTA 재협상으로 인한 한국의 불이익을 예상하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평소 실리외교를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요구이자, 우리 정부가 대처할 수 있어 한미 관계와 한국의 이익을 뒤흔들 중대한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해영 한신대학교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3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FTA 재협상 요구에 대해 “흔히 국제관계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한미FTA 협상문에 따르면 어느 한 쪽이 불만이 있을 경우에 충분히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협의 요청을 하면 우리는 협의에 응하고 협상을 하면 된다”며 “재협상이라고 두려워서 안 하려고 하는 모습 자꾸 보이는데 그럴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주장처럼 한미FTA가 미국에게 불리하느냐’는 질문엔 “매우 억지스러운 이야기이고, 미국이 엄살을 떨고 있는 것”이라며 “한미FTA 협정은 사실 미국의 요구가 주로 관철이 된 것”이라고 답했다.

    철강, 자동차 부문에서 미국의 적자가 크다는 미국 측의 주장에 대해선 “철강에 대해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한 건 한미FTA 이전인 1994년 WTO가 출범할 때 이미 주요한 국가들끼리 합의한 사항”이라며 “철강은 한미FTA와 100%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동차도 관세가 없어진 게 올해부터다. 지난 5년 동안 한미FTA와 자동차는 100% 무관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FTA 때문에 철강과 자동차가 수출이 늘고 줄고 하는 건 아예 성립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한미FTA 재협상 요구에 대한 우리 정부의 향후 대응에 대해 “협상테이블이 만들어지면 우리가 우리 할 말을 하면 된다”며 “철강이나 자동차는 한미FTA와 관계없다는 것은 (미국도) 다 알고 있다. 이것을 미 대통령이 저렇게 얘기하니까 우리가 마치 이게 큰일 난 것처럼 보고 있는데 그럴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만약 철강 쪽으로 (재협상을 하겠다고) 나온다면 EU와 미국과 일본과 그 다음에 우리와 관련된 모든 WTO 관련 규정들을 다 뜯어고쳐야 한다.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에 불공정한 기존 협약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교수는 한미FTA 재협상이 진행되면 “투자자정부중재제도를 우선 손 봐야하고, 농업 관련해서 우리가 어마어마한 적자가 지금 발생됐다. 계속 적자를 보고 있는 서비스무역에 대해서도 우리가 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만성적으로 적자를 하고 있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미국에 요구를 해야 한다”며 “팩트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우리가 미국을 설득하고 주장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해다.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또한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와 인터뷰에서 “한미FTA가 한국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약이 아니다. 미국에서 얘기하는 철강, 자동차 문제도 사실상 설득력이 크지 않다”며 “실제로 우리가 투자나 서비스 이런 분야 또는 ISD 분야에서는 사실 재협상을 한다면 그쪽에 양보를 오히려 요구해야 될 부분도 있다. (재협상 요구에) 충분히 대비할 시간이 있으니 슬기롭게 잘 대비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한미FTA 재협상 요구에 대해 “국내 정치에 필요한 발언, 자기네 지지자들을 달래주기 위한 발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평소 성향으로 봤을 때 할 것은 예상했던 일이었다”고 분석했다.

    ‘한미 FTA재협상 등 경제적인 부분에서 미국 측에 많이 내준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와 맺은 FTA도 다 그런 식으로 말하고 있다. 그것이 미국의 블루칼라 노동자들, 자기 지지층을 위한 발언이지 구체적으로 어디가 문제라고 얘기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북 특사 문제와 관련해서 김 위원장은 “적극적으로 그 부분에 찬성하는 입장”이라며 “‘국내외 여건이 성숙되어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말씀을 하는 분도 있는데 그런 식의 태도로 기다리기만 하다가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에서 아무것도 못하지 않았나. 여건은 능동적으로 만들어 나갈 생각을 해야지 누가 어디서 만들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으면 안 된다. 미국의 태도가 언제 바뀔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번에 기회에 적극적으로 단호하게 남북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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