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영업자 붕괴 운운 경총,
    최저임금-중소기업 대책 논의는 외면
    최임위 논의내용 공개, 공개토론 등 제안은 ‘거부’
        2017년 06월 29일 10: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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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이 29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영세자영업자 대책 논의를 거부한 경총에 대해 “최저임금을 논의할 자격이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총이 중소영세사업장 경영난을 근거로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것에 대해 “자영업자 붕괴론을 앞세워 공포마케팅을 한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경총 앞 기자회견(이하 사진=유하라)

    노동자위원들은 최저임금위원회 투명성 강화를 위한 대안으로 전원회의 내용 공개와 언론의 질의응답, 속기록 작성 및 공개, 노·사·정 공개토론과 중소영세자영업자 대책 등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경총 등 사용자위원 측은 중소영세자영업자 대책 논의를 거부했다. 사용자위원 측은 그간 중소영세사업장 경영난을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해왔다.

    노동계에 따르면, 사용자위원들은 노동자위원의 이런 요구에 대해 “다른 저의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고 한다. 결국 이날 진행된 5차 전원회의에서도 사용자위원의 반대로 영세자영업자 및 소상공인과의 상생방안 모색 노력은 이뤄지지 못했다.

    사용자위원은 교섭 내용 공개하자는 노동자위원들의 요구도 거부하고 있다. 국민 임금협상이라고도 불리는 최저임금 협상을 현재의 밀실교섭 형태를 유지하자는 것이다.

    사용자위원 측은 법정심의기한을 하루 앞둔 5차 전원회의(29일)까지 최초요구안조차 제출하지 않은 채, 최저임금 동결과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계는 업종별 차등적용이 최저임금 인상 억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경총은 28일 입장자료를 내고 민주노총에 사회적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논리로 ‘6.30 사회적 총파업’ 철회를 요구했다. 최초요구안도 제출하지 않으며 불성실한 교섭 태도를 고수하는 동시에, 밀실에서 이뤄지는 현재의 기형적 교섭 형태를 유지하자는 경총이 민주노총에 “사회적 대화에 임하라”고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경총은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대해 “위력을 통해 일방적인 요구를 관철하겠다는 구태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영세사업자 보호대책 논의를 거부했던 경총이 이날 입장자료에선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문제는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산업현장에 미칠 영향과 고용감소의 가능성 등 부정적인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깊이 고민해야 할 사안”이라며 전혀 다른 내용의 입장을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권종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경총은 그동안 자기들이 뭘 했다고 이제 와서 영세상인 경영난을 운운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골목 상권을 이 지경까지 완전히 망가뜨린 장본인 누구인가, 영세상인들을 대상으로 갑질하는 자들은 또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번 총파업은 ‘최저임금 1만원’, ‘노조 할 권리 보장’, ‘비정규직 철폐’ 등을 핵심 요구로 내걸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거 참여한다. 민주노총은 3개의 요구가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문제라고 보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 대부분이 최저임금 노동자인 동시에 고용불안으로 인해 노동조합 활동을 할 권리도 사실상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1만원 당장 실현’이라는 노동계의 요구에 대해 지나치게 급진적이라거나,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주장에 대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찬배 여성연맹 위원장은 “올해는 유독 노조에 대출금을 요청하는 조합원들이 많다. 집주인이 갑자기 전세금을 천만 원씩 올려달라고 하니 대출 받을 곳이 없어서 노동조합에 대출 신청서를 내고 있다”며 “전월세를 내지 못해 서울에서 쫓겨나고 편안히 살 집 한 채 마련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1만원 요구하는 것이 뭐 그리 무리한 요구인가. 그래도 월 200만 원은 벌어야 오른 전월세 돈이라도 낼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상희 서비스연맹홈플러스노조 대구본부 본부장은 “최저임금은 수많은 마트, 알바,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겐 매우 절실한 문제”라면서 “골목상권 침탈로 서민 주머니까지 털어 배 채운 재벌 대기업은 말도 되지 않는 핑계로 최저임금 1만원의 발목을 잡지 말라”고 규탄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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