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환도시 영국 스트라우드를 가다
    [세계녹색당대회 참가기⓺] 다시 확인한 녹색 가치
        2017년 06월 26일 02: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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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말 세계녹색당 총회가 영국 리버풀에서 열렸다. 한국녹색당에서도 여러 명의 당원이 참석했다. 한국녹색당은 총회뿐 아니라 녹색정치와 활동이 활성화된 유럽의 몇몇 지역을 탐방하기도 했다. 녹색당 세계총회 참석자들과 레디앙은 총회 참석기 및 유럽 탐방기를 함께 기획하여 게재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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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차 세계 녹색당 총회(3.30~4.2, 영국 리버풀) 참가를 계기로 한국 녹색당은 총회 폐막 후 잉글랜드 남서부에 위치한 스트라우드(Stroud)를 방문했다.

    인구 12만의 소도시 스트라우드는 영국에서 녹색당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진 곳 중 하나로, 1986년 영국 최초로 녹색당 의원을 배출하였으며 현재 시정부 급에서는 영국 내에서 유일하게 녹색당이 노동당과 자유민주당과 함께 진보 연정을 펼치고 있다. 또한, 1999년 개장하여 지금도 전국 수위를 달리고 있는 주말 직거래장터나 일찍이 2006년 시작된 전환운동(Transition Movement)과 같이 다양한 생태·사회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곳이다.

    전국 각지의 녹색당원 12명으로 구성된 탐방단은 4월 2일~4일까지 짧지만 집중적으로 짜인 일정을 소화하며 생태적, 사회적 지속가능성과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먹거리와 에너지, 지역경제와 주택, 교육과 기반시설 등의 분야에서 스트라우드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는 각종 전환 사업들을 경험했다. 또한, 녹색당 소속의 의원들과 만나 지역 지속가능성과 회복력 부문에서 이들이 그동안 이룬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함께 나누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전환운동, 더 지역화하고 자족적인 먹거리와 에너지, 경제 위한 아래로부터의 운동

    스트라우드는 안팎에서 인정하는 ‘녹색수도’로서 활동 영역이 전방위적이나 우리가 집중한 것은 전환 활동이었다. 그리고 스트라우드의 전환 활동의 본거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스트라우드 전환운동 그룹(Transition Stroud)이다.

    국내에서도 제법 알려져 있듯 전환운동은 먹거리와 에너지, 경제, 공동체 등의 부문에서 더 지역화하고 자족적인, 회복력 있는 지역사회, 그리고 생활세계의 환경적, 사회적 조건들에 대한 시민적 통제권의 확대를 목표로 2000년대 중반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된 시민운동이다. 직접적으로는 기후변화와 석유정점에 대한 문제의식 속에서 지역 차원에서 이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탄생됐다. 지금은 50여 개국 천여 개 지역에서 전개되고 있다. 스트라우드 전환운동은 2006년 세계 8번째로 시작돼 올해 10주년을 맞는다.

    전환을 위한 풀뿌리운동이 활발한 스트라우드. 관련 안내문이 생태환경 전문점(Ecoshop)의 전면에 게시돼 있다.

    탐방단은 3일 오전, 그룹의 대표 중 한 사람인 윌킨슨 씨를 만나 스트라우드 전환운동의 역사와 현황을 소개받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윌킨슨 씨는 그룹이 목표로 하는 두 축이 탄소발자국 줄이기와 지역사회의 회복력 강화라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지역먹거리, 지속가능한 에너지, 활발한 지역 경제, 활기찬 공동체 등을 도모한다. 참여(engagement), 학습(learning), 실천(action) 등의 3단계를 통해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중 핵심은 실천이다. 운동은 조직이 아닌 개인이나 소집단의 주도성을 강조하고 다양성을 살리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운동이 벌이고 있는 활동에는 낭비를 줄이고 지역 기업에도 기여하는 고쳐쓰기 모임, 자잘한 일상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워크숍, 바느질 모임, 도시텃밭 사업 등의 정기 행사와 가정 에너지 전환을 위한 행사, 토종 감자의 확산을 위한 감자의 날 등 비정기 행사와 특별행사가 있다. 2009년에는 지역화폐(Stroud Pound)를 출범했다. 2011년에는 지역 소농들이 소비자 회원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지역먹거리 온라인 유통체계인 스트라우드 푸드허브(Stroudco)를 시작했다. 이들은 현재 분리돼 협동조합으로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이곳은 새로운 전환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가 탄생하고 처음 실험되는 곳이기도 하지만, 지역 내 여러 관련 활동들을 발굴, 지원하고, 서로 다른 활동들을 가로세로로 엮어내는 역할도 활발히 하고 있다.

    또한, 초기부터 지방정부를 주요 파트너로 만들고 서로 협력해왔다. 공동으로 연구 작업을 하거나 푸드뱅크 등을 위해 함께 사업을 실행하기도 하고, 그룹 자체 사업에 재정 지원을 받기도 하는 등 활발히 상호작용하고 있다. 현재 유럽의회 녹색당 의원인 몰리 케이토(Molly Scot Cato)를 포함하여 지금까지 여러 명의 녹색당 의원을 배출했다.

    스트라우드 공동체농장은 12년 전 1/2에이커(약 6백평)로 시작하여 지금은 50에이커로 확대됐다.

    이어서 탐방단은 스트라우드에서 오랫동안 지역먹거리 운동을 이끌어 온 위어 씨를 만났다. 위어 씨는 공동체지원농업과 스트라우드 푸드허브 사업 사례를 들며, 시장 지배적인 기존 먹거리 생산 및 유통 방식의 전환을 위해 대안을 모색하고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스트라우드가 그동안 어떤 노력을 기울여왔는지를 소개했다. 발표가 끝난 뒤에는 250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 운영하고 있는 12년 역사의 스트라우드 공동체농장을 방문했다.

    공동체 농장의 수확물 모습

    초등학교 텃밭 교육 중 퇴비 만들기

    이 외에도 탐방단은, 시민운동을 통해 탄생한 공동체형의 스프링힐 주거단지, 텃밭 교육 및 자연과의 접촉 기회를 넓히기 위한 숲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초등학교, 역내 사업 파트너들과 함께 경제적 지역화를 실천하고 있는 스트라우드 양조장, 세계 최초의 재생에너지회사 에코전기(Ecotricity)의 자회사로 에너지 자립 사회를 위해 소형 풍력발전기를 생산, 보급하고 있는 지역기업 브릿윈드(Britwind), 홍수 관리의 지역화 등으로 시골 지역의 홍수예방에 있어 이정표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자연친화적 홍수 관리 사업지 등을 방문하며 바쁜 하루를 보냈다. 이날 저녁에는 현지 녹색당원들이 준비한 소박한 환영만찬이 열리기도 했다.

    지역전환과 풀뿌리민주주의를 위한 의원들의 열정

    둘째 날 탐방단은 스트라우드 시의회를 방문했다. 회의는 녹색당을 포함한 연정 집권 세력의 대표들과 시 행정 책임자, 녹색당 소속 의원들과 평당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됐다. 리우 환경회의 등 생태환경 위기에 대한 전 지구적 대응이 본격화한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스트라우드 행정 당국이 펼쳐오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들이 소개됐다.

    스트라우드는 1990년대에 녹색 장례문화를, 1996년부터 지속가능성 사무관(sustainability officer) 제도를 도입하면서 지역 지속가능성 부문에서 앞선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환경전략 2007-2027’을 수립했다. 이 전략에 따라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기후변화와 에너지, 천연자원 보호 및 환경 개선, 지속가능한 공동체 만들기, 지구의 생태적 한계에 대한 인식 제고 등의 5대 방향이 설정됐다. 이후 이들 방향에 맞추어 시정이 추진돼오고 있다.

    시의회 환경위원회의 피커링 의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2007년부터 시작된 재활용 정책으로 연간 매립 폐기물 양을 절반으로 줄였으며, 음식물 쓰레기는 열난방과 퇴비로 재활용되고 있다

    스트라우드 시의회는 청사 앞에 태극기를 걸어 탐방단을 환영했다.

    일례로, 2001년부터 에너지효율 강화 사업을 시행하여 타 지자체들을 선도해왔다. 지금까지 효율을 통해 절감한 비용이 3천2백만 파운드에 달하며 2만 가구 이상이 혜택을 보았다. 주택 단열 기준 강화 등 2001년부터 2015년까지 도입한 개별 조치가 만 개를 넘는다. 2015년에는 공공부문에서 유럽 최초, 세계 2번째로 탄소중립 도시가 되었다. 향후 사업을 확대하여 2050년을 목표연도로 가정, 사업체, 공공건축물 등을 대상으로 에너지 전환을 유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지역먹거리 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 등 과거 수년 간 지역전환을 지원하는 각종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이어서 마지막 일정으로 탐방단은 시청사가 소재하고 있는 스트라우드 자치구를 방문했다. 여기는 1990년 녹색당의 활약에 힘입어 독립 의회가 출범한 이후 줄곧 녹색당이 집권해오고 있다. 탐방단을 맞이한 영국 최초의 녹색당 의원이자 9선의 현역 마조람 의원은 구의회가 풀뿌리민주주의의 강화를 위해 지역공동체의 조직화, 공동체 사업 컨설팅, 기금 지원 등의 방법을 통해 공동체를 지원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시민 개개인의 주체화 및 사회참여 독려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캠페인 조직 등 활동가의 역할까지 열성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의원들이 이슈를 만들고 지역사회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풀뿌리민주주의의 선봉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9선의 영국 최초 녹색당 의원 마조람과의 대화

    생태적 홍수예방 사업을 설명하고 있는 러넌 의원은 이 사업을 위해 지난 10년을 발로 뛰었다. 6월 총선(6월 8일)에서 스트라우드 지역의 녹색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안타깝게도 낙선했다.

    기후변화로 인간을 포함한 지구촌 생명들의 토대가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다. 이에 신자유주의 세계화 체제가 결합하면서 각종 생태위기와 불평등, 분쟁이 지구촌의 일상이 된 지 오래다. 그 비틀어진 출구로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극우 정파가 대두하는 현상이 목도되고 있다. 이번 방문은 이러한 난맥과 난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풀뿌리 및 지역사회 단위의 대응이 가지는 중요성과 실효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했다.

    또한 성장과 분배를 넘어 긍정적 대안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새로운 유형의 삶의 방식을 구현해가는 녹색 운동의 가치, 그리고 이를 위한 지역전환과 자치의 중요성을 새롭게 깨닫게 해 주었다. 이는 기후변화와 민주주의의 현 위기에 대한 유일한 해법은 녹색 운동이라는 이번 제4차 세계 녹색당 총회의 핵심 메시지에 그대로 닿아있다.

    마지막으로, 한국 녹색당의 이번 방문은 영국 스트라우드 녹색당의 열렬한 환대와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이루어졌다. 이들은 행정 당국, 지역 시민사회, 기업 등 다양한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스트라우드가 그동안 추진한 가장 혁신적인 사업과 최고 수준의 안내자들을 프로그램에 포함시켜 우리를 초대했다. 녹색당원들 가정에서의 숙박과 환영만찬은 물론 시의회를 방문한 날에는 청사에 태극기를 걸어 환대를 베풀어 주었다. 열정과 수고를 아끼지 않은 스트라우드 녹색당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상호 관심과 교류를 통해 격려와 지혜를 서로 주고받는 든든한 동지로 남기를 기대한다.

    이번 스트라우드 탐방과 각 사업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한국 녹색당이 6월 중 발간할 예정인 결과보고서(온라인판)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끝.

    [세계녹색당대회 참가기⑤] 우리 삶의 진정한 가치

    필자소개
    녹색당 경기도 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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