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과 삿대질만 오간
야당 일방적 소집 운영위
정쟁의 극대화가 자유한국당 전략?
    2017년 06월 20일 05: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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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의 독단적 요구로 20일 국회 운영위원회가 소집됐지만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며 여야가 사납게 충돌했다. 인사, 안보, 추경 문제 등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거의 모든 사안에 반대를 일삼았던 보수여당과 이를 ‘발목잡기’라고 비판하던 여당 사이의 힘겨루기가 이날 운영위에서 감정적으로 폭발한 장면이었다.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인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 소집한 운영위 전체회의를 진행했다. 운영위 개최는 통상 여야 합의로 안건까지 합의한 후에 열리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 난맥상, 불안한 안보관 등 국정 상황이 매우 심각한다는 이유로 독단적으로 운영위를 개최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운영위에 뒤늦게 참석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입장하자마자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준비해온 여러 장의 인쇄물을 낭독하며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문정인 외교안보특별보좌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의 운영위 출석을 요구했다. 인사검증 문제와 문정인 특보의 최근 워싱턴 발언을 따져 물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민 의원은 “연이은 인사실패를 묵고할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는 인사실패 논란에 책임지기는커녕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인사검증 시스템을 점검하고 원인 규명과 동시에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공직 배제 5대 원칙이라는 그럴싸한 말만 만들어놓고 국회의 인사청문회 절차는 참고용이라는 오만함을 보이고 있다”면서 “조국 민정수석은 과거 자신이 비판한 사안을 본인이 재현하며 소신을 손바닥 뒤집 듯 뒤집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사검증 관련 회의 개최 일시와 참석자 명단, 개최 안건과 회의록 등을 확인해야 하겠다며 청와대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민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문정인 외교안보특보는 입만 벌리면 우리 외교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폭탄발언을 하고 있다”며 “문 특보는 한미관계에 흠집 내지 말고 자진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 특보의 워싱턴 발언을 사전에 알고 있음에도 개인의 아이디어로 치부해 논란 방치한 정의용 실장도 모든 책임을 지고 내려와야 한다.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이 입장한 후에도 민 의원은 꽤 긴 시간 이런 내용의 인쇄물 낭독을 이어갔고 민주당 의원들은 강하게 항의했다.

박홍근 수석부대표는 “의사진행 발언 시간을 지키라”고 지적했고, 민 의원은 “내가 발언 중이니 가만히 있으라”고 언성을 높였다.

민 의원은 발언이 끝난 후 항의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삿대질을 하고 책상을 치며 “늦게 와서 뭐하는 건가. 의사진행 발언 아니다. 위원장이 발언 시간을 줘서 말한 것”이라며 소리를 질렀다.

박 수석부대표는 정우택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고, 정 위원장은 “쓸 데 없는 소리 말라”, “계속 이렇게(항의) 하는 건 의사진행 방해다”라고 받아쳤다.

박 수석부대표는 “오늘 운영위 회의는 절차도 무시됐고 명분도 없다”며 “운영위는 그 어떤 상임위보다 상대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고 합의정신에 입각해서 운영해야 한다. 그런데 당 의원들과 원내대표가 동의하지 않았고, 상견례조차 하지 않고, 간사도 뽑지 않은 상태에서 두 야당의 요구에 의해 개의하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계속 이렇게 운영위가 열린다면 파행만 거듭할 수밖에 없다”며 “운영위원장이 마치 운영위에서 정치공세의 장이라도 만들려는 듯이 이렇게 해선 안 된다. 정회해야 한다”고 정우택 위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운영위 모습(방송화면)

박용진 민주당 의원 또한 “해도 해도 너무 하다. 어제는 여야 간 냉각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하더니 이렇게 운영위를 열어서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드나”라며 “운영위원장이 나서서 운영위를 정쟁위원회로 만들었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청와대 관련해서 문제제기할 게 있다면 국회가 같이 해야지 왜 야당만 하나. 절차 무시하고 그저 마이크 잡고 여당 욕하고 청와대와 대통령만 비판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며 “여야 정쟁의 판을 만드는 식으로 운영위를 운영한 것에 대해 정우택 위원장이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아님에도 운영위원장 직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민주화된 이후인 13대 국회부터 운영위는 집권여당에서 위원장을 담당하는 것이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확립된 관행이라고 알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안정적 국정운영, 운영위 진행을 위해 운영위원장이 판단해달라”고 압박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국회법 49조 2항, 위원장은 위원회 운영 일시를 간사 협의해야 한다고 했는데 국회법 어기고 있다”고 정 위원자에게 문제를 제기했고, 이후에도 정 위원장이 별다른 조치 없이 위원들의 자유발언을 계속해서 허용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독단적인 위원회 소집은 결코 더 이상 반복해선 안 되는 일”이라며 “위원장은 앞으로도 이렇게 특정 정당의 개의 요구에 매번 회의를 개의할 것인지 답해 달라”고 격앙된 어조로 정 위원장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사검증 철저히 하라고 하면서 검증하고 있는 사람들을 국회에 나오라고 하고, 한미동맹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한미동맹의 시금석인 한미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을 국회 나오라고 해서 시간을 빼앗는 게 앞뒤가 맞는 얘기냐”면서 “모든 상임위는 마비시켜놓고 운영위가 개의한 의도는 또 무엇인가. 민주당은 이 회의 자체의 성립이 부당하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말하며, 민주당 의원들은 집단 퇴장했다.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은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너무 감정적인 게 아닌가 서로를 좀 존중해주시면 좋겠다”며 “맨날 이렇게 공수를 바뀌어가면서 반복되는 상황이 지겹다”며 양비론을 펼쳤다.

그러면서도 이 의원은 “협치는 야당에게 일방적으로 양보를 계속 강요하는 게 아니라 상호적이어야 한다”며 “운영위원회 소집 요구에 서명하진 않았지만 소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당의 협조로 오늘 청와대에서 현안보고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한 것에 대해선 “구태의연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퇴장에도 야3당 의원들은 계속해서 자유발언을 이어가며 회의를 진행했다. 야3당은 조 민정수석을 중심으로 한 부실 인사검증을 중심으로 문정인 특보의 워싱턴 발언까지 “엄중한 위기상황”이라며 조 수석 등의 운영위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여당 시절, 대한민국 전체가 발칵 뒤집힌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출석을 요구하는 야당에게 ‘민정수석은 대통령을 보좌’해야 하며,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우 전 수석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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