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당 당대표 선거,
    ‘이정미-박원석’ 2파전
    부대표 후보에는 이병렬·박인숙·한창민·정혜연·김태훈 등 출마
        2017년 06월 16일 05: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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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4기 대표단을 선출하는 당직선거가 본격 시작됐다.

    이번 정의당 당직선거에선 당 대표, 부대표, 전국위원, 당대의원을 선출한다. 16일 기준 당대표로 2명, 부대표에 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정의당 당직일정 공고에 따르면, 6월 18일부터 19일까지 후보자 등록을 마친 후 내달 6일부터 11일까지 투표가 진행된다. 당대표와 부대표 선거에 한해 7월 11일 하루동안 각각 ARS 모바일투표 시행. 한 후보가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해 결선투표가 진행되면 당대표 선거에 한해 내달 12일부터 17일까지 투표하게 된다. 결선투표가 없을 경우 11일 당대표, 부대표 후보자 개표 결과가 공개될 계획이다.

    특히 이번 당대표 선거는 1세대 진보정치인 ‘심상정-노회찬’의 뒤를 이을 2세대 진보정치인을 뽑는 선거로 불리는 만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심상정 상임대표는 2세대 양성을 위해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당대표에는 이정미 의원과 박원석 전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서면서 2파전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두 후보 모두 각자의 역량과 이점이 분명하다.

    이정미 후보는 우선 현직 의원으로서 활발하게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점, 특히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심상정 상임대표를 계기로 진보정치 내 여성리더십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박원석 후보의 경우 현직 의원은 아니지만 19대 국회 기획재정위원으로서 두각을 나타내는 등 의정활동에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특히 이번 대선 공보단장으로서 호소력 있는 대선 메시지를 만든 데에 당내에서 일등 공신으로 평가되고 있다.

    노동운동가 출신의 이정미 당대표 후보는 노동조합 활동을 거쳐 민주노동당 때부터 진보정당 운동을 해왔다. 민노당에서 최고위원과 대변인을 거쳐 정의당에서 대변인을 역임했으며 지난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현재는 부대표를 맡고 있다. 특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으로 이랜드 외식업체인 에슐리의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 임금체불 문제를 공론화해 문제를 해결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 밖에 박근혜 전 대통령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위원, 가습기살균제 진조상조사특위 위원 등으로도 활동했다.

    박원석 당대표 후보는 참여연대 창립 발기인으로 시민운동가 출신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서 상황실장을 맡아 촛불집회를 이끌었고, 노무현 정부에서 저출산고령화연석회의 실무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 경기도당 위원장인 박원석 대표는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당 전략기획위원장, 원내대변인,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 등을 거쳤으며 지난 대선에선 대통령선대위 공보단장을 했다. 박원석 후보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에 9시간이 넘는 기록을 세우며 인지도를 높였다.

    이정미 후보(왼쪽)와 박원석 후보

    이정미, ‘얼굴 있는 민주주의’
    “세상 밖으로 밀려난 사람들을 정치의 주류로” “정의당, 진정한 ‘국민의 노조’로”
    개헌에서 노동3권 보장되도록 노동법 정비, 지방선거 독자돌파 의지

    이정미 후보는 ‘얼굴 있는 민주주의’를 당대표 후보 선거 슬로건으로 제시했다. 소외된 다수를 한국 민주주의 정치의 주류로 세우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배제된 다수를 세상의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출마의 변에서 “세상 대부분을 차지하면서도 세상 밖으로 밀려나 얼굴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 우리가 그 곁을 지켜 그들을 세상의 주류로 만드는 것이 정의당의 집권비전이자 촛불이 갈망한 삶의 교체”라며 “정의당이 ‘얼굴 없는 민주주의’를 끝내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정의당은 용기 내어 우리를 찾아온 시민들이 다시는 얼굴을 빼앗기지 않도록, 더 강해지고 더 유능해 질 것”이라며 “존재의 이유를 입증한 정의당을 이제 ‘집권을 꿈꾸는 유력정당’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정의당은 한국 정치의 주류를 교체할 것”이라며 “우리가 대변하는 노동의 다른 이름은 여성이며 청년이고 비정규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이 주류가 된 대한민국에서 노동조합은 더욱 강력해 질 것”이라며 “일하는 사람 모두를 위해 싸우는 진정한 강성노조가 되어야 한다. 일터 바깥으로 밀려난 노동자, 가난으로 의료혜택에서 배제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더 버는 사람이 더 많은 세금을 내자고 주장할 수 있는 노조야말로 강성노조”라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다수이지만 소외된 이들을 정치의 중심으로 이끄는 것. 그것이야말로 노동의 이름으로 승리하는 집권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의당 전체가 국민의 비상구가 되어야 한다. 노동법 밖의 노동자들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며 “원내-중앙당-시도당을 아우르는 체계를 갖추고 예산과 인원을 배정하겠다. 상담과 문제해결에 그치지 않고 정책수립과 조직화로까지 나아가, 비로소 진정한 ‘국민의 노동조합’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후보는 “한국 정치의 주류를 교체하기 위해 정의당의 주류도 교체되어야 한다”며 “청년정의당을 건설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당으로부터 준독립된 청년정의당에 과감히 자리와 재정을 내주겠다. 부활하는 중앙당 후원회에 청년계좌를 만들고 당 재정에 청년특별회계를 설치해 실질적인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에는 협력하고 반개혁 세력에는 단호히 맞서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의 시계를 되돌리려는 보수정치와 기득권세력에 대해서는 비타협적으로 싸울 것이며, 여당을 이기기 위해 누구와도 손잡을 수 있다는 낡은 정치에 손대지 않을 것”이라면서 “여당 이상으로 열렬히 개혁을 추진하고, 미흡한 개혁에는 책임 있는 비판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차기 지도부의 최대 과제인 선거제도 개혁 등 개헌 문제와 관련해 “반드시 2가지를 지키겠다. 첫째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이 실현되고 노동3권이 온전히 보장될 수 있도록 헌법과 노동법을 정비하는 것이고, 둘째, 보통 평등 비밀 직접 투표 외에 비례의 원칙을 추가해 민의를 왜곡하고 독점하는 비민주적인 선거제도가 다시는 들어서지 못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내년 지방선거 전략과 관련해선 독자적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정치자금법을 반드시 개정하겠다. ‘정치자금모금위원회’를 설치해 모금 계획을 수립하고 대대적인 정당후원 캠페인을 펼치겠다”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당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전략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여 정의당의 혁신적 지방자치를 보여드릴 것”이라는 밝혔다.

    박원석, ‘이기는 진보정당’
    “우리가 만나야 할 진보정당 밖의 세상을 향해” “한국 사회민주주의의 개척자로”
    선거제도 개혁 당력 총동원, 임기 직후 지방선거 준비 착수…외부영입 병행

    박원석 후보는 출마의 변에서 “우리가 만나야 할 진보정당 밖의 세상을 향해 과감히 나아가자”며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적 출구는 ‘이기는 진보정당’, ‘통치능력을 가진 진보정치’이다. 저는 ‘이기는 정의당’을 만들기 위해 당 대표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진보정당 운동을 오랫동안 해온 이 후보의 이력을 겨냥한 듯 “진보정치 안의 시각과 경험은 1세대 리더십으로도 충분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보정당 밖의 세상으로 당을 안내할 새로운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처럼 조직된 운동가들의 네트워크로 당을 이끌어가는 정당, 지도부나 대표적 정치인들의 메시지만 보이는 정당은 이제 정의당의 길이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유능한 전략본부이자 기획자로서의 정당, 당 밖의 시민사회에 넓은 지지기반을 갖춘 정당이 정의당의 길”이라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양손잡이 민주주의’로 정치적 영토를 넓히자”고 했다.

    그는 “우리 왼손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고 더 분명해져야 한다”며 “정의당의 자유, 평등, 연대, 생태, 평화의 가치와 정의로운 복지국가의 비전은 한국 사회민주주의 이념과 이행전략으로 더 체계화되고 명료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냉전 논리와 운동 논리로 인해 분명하게 설정하지 못했던 한국 진보정치의 이념적 지표와 진보정치가 안내하는 한국 사회의 변화 방향을 이제는 분명하게 정해야 한다. 더 분명해야 더 강해지고 더 커질 수 있다”며 “우리는 한국 사회민주주의의 개척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의당의 오른손은 성과를 기획하고 만들어야 한다. 정부를 준비하는 조직으로서의 통치 능력을 키우고 입증해야 한다”며 “촛불시민혁명에 이은 사회경제개혁을 선도해 문재인 정부의 개혁 안에 ‘우리의 성공’을 만들어야 한다. 때로는 개혁에 저항하는 보수 기득권 정치에 가장 단호하게 맞서고, 때로는 과감한 양보도 결단하는 유연한 실천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정의당은 이제 집권을 꿈꾸고 준비할 것”이라며 우선적으로 “모든 당력을 총동원해 선거제도 개혁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정치 적폐는 민의를 반쪽으로 왜곡하는 승자독식 선거제도”라며 “다당제 속에서 개헌 논의가 이루어지는 지금이 선거제도를 바꿀 적기”라고 강조했다.

    내년 지방선거 전략과 관련해선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정의당이라는 이름의 돌풍을 만들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치며 “광역단체장 결선투표제 도입, 광역의회-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도입 공직선거법 개정부터 추진하겠다. 전략지역을 선정해 과감한 선택과 집중으로 정의당의 지역 정치인을 성장시키고 적극적인 외부 영입도 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청년과 여성의 출마를 적극 지원해 바닥에서부터 변화를 일으킬 주체를 만들겠다”며 “저는 임기 시작 첫날부터 지방선거 준비에 착수하고, 선거 결과에 책임지는 ‘지방선거 당대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과감한 외연 확장과 정치재편도 정의당의 미래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는 “2020년 총선에서 제 1야당을 목표로, 우리의 가치와 정체성만 빼고 모든 것을 바꾸고 내줄 수 있다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가치와 비전, 정체성을 공유하는 정치세력, 촛불과 탄핵을 이끈 시민사회세력, 각계의 전문가 그룹과 정치재편을 위한 대화와 공동실천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3명 선출 부대표에 5~7명 출마할 듯

    부대표 후보에는 이병렬 정의당 부대표, 박인숙 정의당 계양을 지역위원장,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 정혜연 정의당 청년모임 ‘진보너머’ 대표, 김태훈 공동체가치실현모임 운영위원 등 모두 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외에 강은미 광주시당 노동위원장, 이병진 정의당 노동조합 위원장도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다.

    이병렬 후보는 현재 정의당 부대표로서 광명시 생활임금심의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지역노조협의회 조직부장, 보건의료노조 연대사업실장, 민주노동당 노동위원장, 노동정치연대 집행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후보 노동선대위 공동상황실장 등을 맡은 바 있다. 2006년 민노당 광명시장 후보로, 2008년과 2016년에도 각각 민노당, 정의당 광명시을 후보로 출마했었다.

    박인숙 후보는 정의당 성평등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상임대표, GMO 반대 전국행동 상임대표, 인천학교급식시민모임 공동대표, 계양아이쿱 생협 이사, 희망먹거리네트워크 감사를 맡고 있다. 과거 이력을 살펴보면, 진보정의당 창당 대의원대회 부의장과 최고위원, 민주노동당 최고위원과 여성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한창민 후보는 현재 당 대변인이자 노무현재단 대전세종충남지역위원회 공동대표다. 정의당 대전시당 위원장을 했었고, 대전광역시장 후보로 출마한 적이 있다.

    정혜연 후보는 진보신당 부천 청년모임 대표, 통합진보당 중앙위원,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쳐 이번 대선에선 심상정 후보의 온라인 자원 봉사 실천단 단장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마포 의료 복지 사회적 협동조합 이사, 정의당 청년모임 ‘진보너머’의 대표다.

    공가실 운영위원인 김태훈 후보는 전 진보신당 전국위원, 전 사회당 중앙위원을 했었고, 지난해 정의당 당원총투표 당명변경 반대 측 책임자로도 활동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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