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남기 ‘외인사’ 수정,
    사회적 영향 큰 중요 사례
    백선하 동의 안해, 전공의 수용 수정
        2017년 06월 16일 12: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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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병원이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 사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수정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 박경득 서울대병원 노동조합 전 위원장은 “개인전문가라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원칙에 어긋나는 학문적 판단을 했을 때 사회와 집단이 나서서 정정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사례가 됐다”고 평가했다.

    박경득 전 위원장은 16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이슈가 된 일을 다시 수개월에 걸쳐서 정정을 하게 된 사례는 이례적인 일”이라며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결정)”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주치의 백선하 교수가 백 농민의 사인에 대해 입장을 바꾼 것이냐’는 질문에 박 전 위원장은 “입장을 바꾸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병원 내 의료분쟁, 소송이 있을 경우 의료윤리위원회를 열 수 있게 돼 있는데, 당사자가 그 위원회에 참석을 해야 한다. 백선하 교수는 끝까지 위원회에 참석도 못하겠다, 위원회 개최도 동의하지 않는다 했다. 여태까지 이 문제가 풀리지 않았던 이유”라고 지적했다.

    백 교수가 끝내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 사망진단서 발급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전공의가 백 농민의 사망진단서 사인 변경을 수용해 ‘외인사’로 수정될 수 있었다. 이 전공의는 ‘병사’로 기재한 사망진단서를 발급하면서 의료기록지에 ‘백선하 교수의 지시였다’는 점을 세상에 알리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사망진단서 발급자는 전공의와 병원장으로 돼 있는데 의료윤리위원회가 발급자인 신경외과 전공의에게 수정권고를 했고, 전공의가 권고를 수용해서 외인사로 수정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전공의가 의무기록상에 사망진단서를 부원장과 백선하 교수와 상의해서 작성했다는 그 한 줄을 “남길 때는 필사적으로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진단서에 대한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본다”며 “전공의가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개인이 결심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그리고 병원 내에서도 민주적으로 진단서를 수정할 수 있는 밑받침이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학계에서도 끝내 사망진단서 사인 변경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백 교수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이윤성 교수는 백 농민의 사인을 두고 논란이 일었던 당시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사건’ 청문회에 출석해 백 농민의 사인은 “외인사”이며 백 교수의 사망진단서는 “잘못됐다”고 지적한 바도 있다.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이날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서 “백선하 교수는 제가 여러 번 얘기를 했지만 사망진단서 작성에 관해서 아주 잘못된 생각을 깊이 갖고 있다”며 “보통은 설명을 하면 이해하고 수정을 하는 게 보통인데 백선하 교수는 아주 고집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사망진단서 작성과정에서의 외압 의혹 등에 관해선 극구 부인했다.

    ‘정치 상황을 의식해 사인을 바꾼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김현수 부원장에게 저도 그 질문을 했다. ‘외압은 없었고, 지난 1월부터 유족이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서 끊임없이 논의하고 있었고, 그게 지금 와서 결정이 된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사인 변경에 관한 병원 내 논의 기간이 지나치게 길었다는 지적에 관해선 “보기에 따라 길 수 있지만, 아직도 서울대학교 병원 일부 의사들은 혹시 기재 내용이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의사의 자유의지에 반해서 진단서를 수정하도록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을 갖는 사람들도 꽤 있다”고 전했다.

    사망진단서 작성 과정에서의 외압 의혹에 대해선 “제가 외압의 증거가 없다고 판단한 이유는 그것을 병사라고 적었다고 해서 그 이후에 수사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의사가 병사라고 적으면 경찰이 아무리 의심을 해도 그 사건을 덮어 뒀겠나”라고 주장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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