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영세사업자 모임
"국회, 김상조 인준하라"
자유당과 바른정당 "부적격", 정의당 "인준 거부, 재벌을 위한 반대"
    2017년 06월 05일 04: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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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5일 위장전입, 자기 논문 표절 등을 이유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압박하고 나선 반면, 전국 가맹점, 대리점 등 중소영세사업자들은 일제히 김상조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촉구하고 있다. 일각에선 보수야당이 존재감 과시, 야당 정체성 강화 등을 목적으로 한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비판과 재벌대기업을 대변하는 정당의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상조 후보자에 대해 “불공정 인사로 평가됐다”면서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지명을 즉각 철회할 것과 그 이전에 김상조 후보자 또한 양식 있는 자진 사퇴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인사청문회가 시작하기 전부터 김 후보자에 대해 ‘불공정위원장’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후보 사퇴를 주장해왔다. 이들은 이날 회견에서도 김 후보자에 대해 “편법과 불법 등 ‘불공정 중심’에 위치해 있었다는 분명한 정황 등이 드러났다”며 “김상조 후보자는 공정과 원칙을 제1의 가치로 여기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장으로서 겸비해야 할 도덕성과 청렴성이 현저하게 결여된 부적격 인사”라며 평가했다.

자유한국당이 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하다고 판단한 근거는 자기 논문 표절, 배우자 취업 특혜,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등의 의혹이다. 이 가운데 배우자 취업 특혜와 관련해 자유한국당은 “사실이 명백히 규명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임명이 강행된다면 감사원 감사 요구와 검찰 고발 등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과 행정·형사적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배후자를 밝혀내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원 자격 기준인 토익점수 900점 되지 않음에도 공립고등학교 영어전문 강사로 취업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행정 절차상 잘못이 있는 것 같다”고 인정하면서도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바른정당도 이날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결과, 부적격하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의원전체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김 후보자는 부인의 영어강사 채용 특혜의혹, 다운계약서 작성, 위장전입 의혹 등 문재인 대통령이 얘기한 5대 공직자 배제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후보자의 자격에 대해 많은 의원들이 부적격하다고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청문 과정에서 의혹이 일정 부분 해명됐다는 판단 하에 인준 처리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각종 의혹들이 말끔하게 해소되지 못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후보자가 대표적 재벌개혁론자로서 평생을 경제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점을 감안할 때 청문위원들과 원내지도부 간에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당의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호 정책위의장 또한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담당 상임위의 청문위원들의 의견이 매우 중요한데 청문회 이후에 반응은 (인준에 반대하는 강경한 분위기는) 다소 완화된 느낌”이라며 “(인준 처리에) 참여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정의당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며 국회 보이콧까지 거론하는 자유한국당을 겨냥해 ‘재벌을 위한 반대’라고 질타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상무위회의에서 “(제기된 의혹이) 공정거래위원장을 수행하기에 김 후보가 도덕적 흠결이 크다고 판단하기 힘들며, 특히 정책 이해도나 능력 측면에서는 공정거래위원장을 맡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보수 야당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과 청렴성에 문제제기하는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과거 여권 인사들이 청문과정에서 보여준 도덕적 파탄 수준과 비교해보면, 현재 이들이 보여주는 김상조 반대는 ‘반대를 위한 반대’, ‘재벌을 위한 반대’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최고위회의에서 “세간에는 재벌개혁의 상징인 김상조 때리기 뒤에는 개혁을 두려워하는 재벌들이 있다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조차 나돌고 있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재벌 대기업들은 김상조 때리기에서 손뗄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을살리기운동본부, 인준 채택 촉구
“김상조, 골목상권과 영세자영업자들에게 한줄기 희망”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의 독점 및 불공정 거래를 심의 의결하며 대기업과 중소영세사업장의 이른바 불공정거래 제지, 소비자 주권 확립,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억제 등의 역할을 한다. 즉 대기업의 갑질과 횡포를 견제해 중소기업과 골목상권을 지키는 것이 그 주요한 역할이다. 때문에 평생을 ‘재벌개혁 전도사’로 살아온 김 후보자의 삶과 철학을 비춰봤을 때 적격 인사라는 평가가 많았다. 보수정당이 후보자의 자질, 정책 검증 등에 따른 반대가 아니라, 정치적 입장에 따라 무조건 반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전국의 중소영세사업자들의 모임인 전국을살리기본부도 이 같은 이유로 김 후보자에 대한 인준을 거부하고 나선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전국을살리기본부는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인사청문회는 본래의 취지대로 후보자의 철학과 정책능력에 대한 검증을 가장 우선해야 한다”며 “꼬투리 잡기와 흠집내기식, 아니면 말고식의 의혹제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눈에는 이런 것들이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정략적 행태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보수야당을 비판했다.

이 단체는 “대기업본사 갑질에 가맹점, 대리점들은 일한 것마저도 약탈당하고 있는 그야말로 현대판 노예”라며 “‘골목상권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이런 골목상권과 영세자영업자들에게 한줄기 희망”이라고 김 후보자를 평가했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 조직의 수장이 어떤 이력의 소유자인가는 대한민국의 시장질서가 어디로 향할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기준”이라며 “김상조 후보자가 20여년간 일관되게 학자적 양심을 지키며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 살아왔음은 현장에서 고통 받고 있는 우리 중소상인들과 자영업자들이 그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김상조 후보자의 인선청문회 과정에서 몇 가지 미흡한 점이 발견된 점은 우리도 국민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 소명이 이루어졌고, 의도적이지 않은 실수와 이해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 단체들은 “생존절벽에 매달려 있는 600만 중소상인들과 자영업자들은 국회에 강력히 촉구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즉각 채택하라”며 “계속해서 소모적인 정쟁과 명분 없는 발목잡기를 일삼는다면 국민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유한국당은 보수언론과 보수정당을 중심으로 제기된 자기 논문 표절 의혹에 관해서도 무리한 ‘발목잡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2000년 노사정위원회 용역보고서에 자기 논문을 일부 다시 사용한 자기 논문 표절 의혹 부적격 판단의 근거로 들고 있다. 김 후보자는 당시엔 자기가 쓴 논문 내용 인용에 대한 관련 규정이 없었으나 “송구하다”는 입장을 냈음에도 자유한국당은 “사실상 절도 행위”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학계는 자유한국당의 이런 주장과 입장을 달리 하고 있다. 한국사회경제학회는 지난 2일 성명서를 내고 “학계의 일반상식에 반하는 근거가 박약한 의혹제기”라며 “우리 학회는 이러한 상황이 후보자의 재벌개혁의지를 두려워하는 세력의 저항일 것이라는 다수 국민의 합리적 의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자질 검증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후보자가 재벌 개혁과 중소기업 보호 및 공정한 거래에 대하여 어떤 철학과 입장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어떤 실천을 해 왔는가가 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김상조 후보자가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적합한 철학과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그 동안 해당 분야에서 모범적인 실천을 해 왔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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