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 유럽에서 약진
‘공존·평등·미래’의 방향
제4회 세계녹색당 대회 참가기②
    2017년 06월 05일 12: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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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회의 글 제4회 세계녹색당 대회 참가기①

녹색당 하면 독일녹색당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녹색’ 가치를 표방한 최초의 정치세력은 1972년 호주 통합태즈매니아 그룹(the United Tasmania Group)과 뉴질랜드 가치당(the Values Party)에서 출발했다. 이후 영국과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로 확산되어 현재 100여개 나라에서 300명 이상의 녹색당 의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4차 세계녹색당 대회를 공동주최한 유럽녹색당의 정치 지형을 소개하고자 한다.

유럽이 테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영국 런던 시내에서 3일, 테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50명 이 다쳤다. 올해 들어 세 번째이다. 유럽에서 발생하는 테러지형은 복잡하고, 반난민 정서까지 결합해 극우정당과 난민 추방을 주장하는 정책이 부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녹색당이 극우가 확장되는 유럽정치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이다.

2016년 12월 4일, 오스트리아에서 반 데어 벨렌(Van der Bellen)이 53.8%의 득표율로 극우 자유당 노르베르트 호퍼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반 데어 벨렌은 녹색당원을 유지한 상태에서 대선에서 중도좌파 진영과 무소속 연대 세력의 후보로 나와 당선되었다. 세계 최초의 녹색당 출신 대통령이 된 것이다. 그는 1994년 의회에 입성해 1997~2008년까지 녹색당 대변인과 당 대표를 역임했다. 반 데어 벨렌은 강력한 친EU 정책 지지자이며, 유럽 연방 체제의 옹호자이다.

오스트리아의 반 데어 벨렌 대통령

앞서 4월 치러진 대선에서 1차 투표 때 2위를 차지한 반 데어 벨렌은 결선 투표에서 0.6% 차이로 호퍼 후보에 승리했다. 그러나 부재자 투표 부정 의혹으로 헌법재판소에서 재선거 결정이 나오면서 다시 선거를 치렀다. 그의 당선은 극적이기도 했지만 유럽정치에 있어 혐오와 포퓰리즘에 맞서 승리한 기쁜 소식이었다. 1986년 창당한 오스트리아 녹색당은, 소수자 권리, 사회-생태적 세제개혁, 직접 민주주의, 생태적 이슈들을 강력히 옹호한다. 오스트리아 녹색당은 의회에서 24석(13.1%)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3월 31일 리버풀에서 열린 세계녹색당 대회 개막식에서 네덜란드 녹색좌파당(Groen Links)은 큰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대회 직전 3월 15일 치러진 네덜란드 총선에서 14석(9.1%)을 확보해 대약진을 했기 때문이다. 선거에 참여한 18세에서 34세 유권자 중 녹색좌파당은 35.04%에 달하는 높은 지지를 받았다. 2012년 총선거에서는 불과 4석이었다. 30살의 당대표 예시 클라버(Jesse Feras Klaver)는 “지금은 변화의 시간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뛰어난 토론능력과 감각적인 선거 캠페인으로 선거 승리를 견인해냈다. 세계녹색당 대회에서도 ‘네덜란드 선거의 경험’을 나누는 워크숍은 발 디딜 틈 없이 청중들로 가득 찼다. 주로 메시지와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소셜네트워크를 선거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소개되었다.

선거운동요원과 함께 셀카를 찍는 네덜란드 녹색좌파당 대표 예시 클라버

여론조사를 통해 본 2017년 총선 이전까지 네덜란드 녹색당의 지지율

1989년 4개의 좌파당 연합으로 만들어진 네덜란드 녹색좌파당은, 환경 보호, 자원과 소득의 공정한 분배, 포용적 사회, 개방성, 국제적 법치주의 강화 등의 가치들을 추구한다. 네덜란드 녹색좌파당은, 뤼터(Rutte) 내각에 반대하며, 친-난민 정책, 친-EU 가치들, 생태적 이슈들에 대해 확고하면서도 유연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브렉시트(Brexit)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으로 세계 정치 지형이 요동치자, 네덜란드인들은 젊으면서 대안 있는 정책을 내세우는 녹색좌파당을 지지하게 된 것이다. 녹색좌파당은 2만3천여 명의 당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네덜란드는 순수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동물당(PVDD)도 5석을 차지했다.

다가올 유럽선거에서는 독일과 핀란드, 유럽의회 선거가 관심사이다. 현재, 독일 녹색당은, 15년 만에 최저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부분의 주요 생태적 정책들을 녹색당 외의 기존 정당들에서 주요 의제로 채택하고 있고, 녹색당의 보수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맹90/녹색당(Alliance 90/The Greens)은, 현재 61,000명의 당원들로 구성되어 있고, 독일 하원(Bundestag)에서 63명의 의원이 있다. 9월 24일에 있을 연방 선거를 준비하기 위해, 최근 새로운 당 대표 두 명을 선출했다. 당대표로 선출된 쳄 외즈더미르(Cem Özdemir)와 카트린 괴링-엑카르트(Katrin Göring-Eckardt)는 모두 현실주의자로, 독일 녹색당이 연립정부에 참여할 수 있을 정도의 지지를 얻을 경우,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수상이 소속되어 있는 기독민주당과 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

새롭게 선출된 독일 녹색당의 두 지도자

핀란드에서는 페카 하비스토(Pekka Haavisto)가 녹색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다. 그는 커밍아웃한 게이 국회의원으로 환경부장관을 지냈으며, 당선이 유력하다. 2012년 이미 대선에 출마해 투표결과 2위에 올랐고, 2차 결선투표에서 약 35%의 득표율을 얻었다. 실제로 4월 9일 기초의회 선거에서 녹색당은 12.4%를 얻어 4위를 차지했다. 핀란드에 있는 15개 정당 중 유일하게 2015년 대비 3.9%의 높은 지지율 상승을 기록해 대통령 선거 결과도 밝게 점쳐지고 있다. 폐막식에서 페카 하비스토는 인권과 환경의 가치를 대표할 것이며, 세계녹색당원들의 지지를 얻어 꼭 기쁜 소식을 전하겠다는 연설을 했다.

페카 하비스토(Pekka Haavisto) 핀란드 녹색당 대통령 후보

다가오는 유럽의회 선거도 관건이다. 현재 녹색당은 유럽의회에서 55석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의회는 각 회원국에서 직접 보통선거로 선출된 임기 5년의 총 736명의 의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럽의 녹색당들은 자국 내 정당 활동과 유럽의회 활동을 연결해 인물을 키우고, 경험을 쌓아 녹색당 정책을 확장하는 경험을 하고 있다. 유럽녹색당은 세계녹색당 대회가 끝나자마가 2019년 3월 23일 열릴 유럽의회 선거 준비에 돌입했다.

녹색당 45년의 역사. 세계녹색당 헌장을 공유하면서 소수정당이지만 꾸준히 활동해 온 경험이 쌓여 세계 정치사에서 중요한 꼭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녹색당은 보다 많은 표를 얻기 위해 전략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다. 그리고 몇몇 녹색당은 선거 후 연립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경우에서든, 녹색당이 추구하는 방향은 ‘공존’과 ‘평등’, ‘미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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