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근대조선의 발상지
    [책소개]「깡깡이마을 100년의 울림」(깡깡이예술마을사업단/호밀밭)
        2017년 05월 20일 11:1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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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깡깡이마을’ 을 아시나요?

    부산 영도구 대평동(현 남항동)에는 근대 조선 수리업의 메카였던 일명 ‘깡깡이마을’이 있다. 영도대교에서 바라보면 한적한 분위기 속에 오래된 배들이 정박해있는 깡깡이마을의 동네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름만큼이나 생소한 이곳은 선박에 붙은 녹이나 조개류를 제거하기 위해 망치로 두드릴 때 나던 ‘깡깡’ 소리를 본 따 깡깡이마을로 불린다. 한때 수리조선업과 원양어업 등의 호황으로 전성기를 누렸지만 1980년대 이후 조선경기 불황과 인구 고령화로 날로 쇠퇴해가던 이곳이 지금 문화마을로 변신하고 있다.

    깡깡이마을은 구한말 부산으로 건너온 일본 어민들이 모여들면서 형성됐다. 어선을 수리하기 좋은 지형에 1887년 한국 최초의 근대식 조선소인 다나카 조선소가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붐비기 시작한다. 조선소 부근에 부품을 파는 공업사들과 고철상, 수리조선소 등이 연이어 들어섰고 해방 후인 1970~80년대에는 한국 원양어업의 호황과 더불어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이후 조선업 불황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마을을 떠났고 건물은 낙후됐으며 동네의 활력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이런 와중에 부산시가 감천문화마을에 이어 두 번째 문화예술형 도시재생프로젝트의 대상지로 깡깡이마을을 선정했고 여기에 지역의 사회문화디자이너들이 모인 로컬액션그룹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이 가세하면서 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 책은 그 연장선상에서 깡깡이마을을 역사, 산업, 생활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살펴보는 총 3부작 기획 중 첫 번째 결과물이다. 책의 표지는 한국의 대표적인 리얼리즘 사진작가 최민식이 1985년에 찍은 깡깡이 아지매들의 작업 풍경이다.

    깡깡이 마을

    우리 모두의 굳은살 속에 스며있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정직한 삶의 목소리

    기존의 도시재생은 부수고 허문 다음 다시 짓는 토목 중심의 재개발 사업에 다름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재개발, 재건축에 의존하며 토지건물 소유자 중심의 개발이익에 초점을 맞췄던 도시정비 사업이 주민 중심의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해 자력의 기반을 확보하고 문화와 예술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 및 휴먼웨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도시재생으로 전환하고 있다.

    깡깡이마을은 역사와 산업, 근대문화유산과 현재진행형인 마을 커뮤니티 등 새로운 도시재생과 창조도시를 위한 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특히 근대문화유산은 오늘의 한국이 존재하게 한 연원과 과정을 보여주고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근거가 된다. 깡깡이마을은 여타의 해양도시와 달리 압축적 근현대사의 굴곡과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부산이라는 도시 정체성을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마을 중 하나이기도 하다.

    깡깡이 마을에서 추진되는 사업은 크게 여섯 가지다. 끊어진 영도 뱃길을 복원해 옛 향수를 되살리는 영도 도선 복원 프로젝트, 예술가와 협업을 통해 공공시설을 조성하는 퍼블릭 아트 프로젝트, 깡깡이 마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마을박물관 프로젝트, 주민들과 함께 마을을 꾸며나가는 문화 사랑방, 공공예술의 성과를 기반으로 개최되는 공공예술 페스티벌, 마을 고유의 브랜드를 개발하여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깡깡이 크리에이티브 등이 그것이다. 깡깡이예술마을교양서는 1권 역사 편에 이어 2권 산업 편과 3권 생활 편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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