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새 국제개발협력의 방향
[에정칼럼]'수혜국' 상황을 고려해야
    2017년 05월 19일 10:3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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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국제개발협력 정책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우리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은 정권홍보 수단과 일부 국정농단 세력의 사익추구의 장으로 오염되었었다. 그러나 올해 새롭게 꾸려진 문재인 정권에서는 과거 국가 주도의 국제개발협력 사업들의 문제점을 올바로 인식하고 우리의 국제개발 협력사업의 진정을 인식시킬 수 있도록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시킬 대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고, 공공외교를 전략적으로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둔 국제개발협력 정책 공약을 만들어 제시하였다. 이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인도적 지원 사업에 적극적으로 임하여,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도주의 실천을 위한 국제개발협력 사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높이 살 수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현재 우리 사회가 맞닥뜨리고 있는 각종 사회·환경 문제에 비교적 민감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는데 비해 지속가능한 개발권에 대한 고려는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 이 공약이 대선 특성상 다소 급작스럽게 마련된 공약인데다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만들어지기 전임을 감안하더라도 여러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사실이다.

라오스 싸이냐부리 지역 재생가능에너지 중심 협력과 지원활동을 바라보며

지난 5월 10일부터 12일,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라오재생가능에너지지원센터(이하 라오지원센터)에서는 라오스의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재생가능에너지 중심 협력과 지원활동의 일환으로 라오스 싸이냐부리 직업기술학교에서 재생가능에너지 교육훈련에 투입되었다. 직업기술학교 전기과 학생들은 ‘태양광발전 시스템 이해와 제작’을, 농업축산과 학생들은 ‘바이오가스 시스템 이해와 제작’, 재생가능에너지 설비를 필요로 하는 마을 주민 대표들은 ‘에너지자립마을 이해’ 수업에 참여하였다.

올해 교육훈련의 특별한 점은 지난 몇 년간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태양광발전 시스템 이해와 제작’ 수업 덕택에 양성된 졸업생(현재 라오지원센터 현지직원으로 고용됨)이 실습교사 역할로, 동일한 훈련과정을 거친 재학생이 보조교사 역할로 들어가 주도적으로 시행한 수업이었다는 점이다.

또한 지난 학기에 개설된 ‘바이오가스 시스템 이해와 제작’ 수업의 경우, 라오스 국립대 푸피엔 강사가 직접 라오스 싸이냐부리 현지 환경 및 필요성에 알맞은 재생가능에너지를 제시해온 터라 현지전문가의 시각을 반영한 대안이라는 점에서 현지 학생·주민들, 라오지원센터 활동가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바이오가스 시스템 실제 제작에서는 장소 선정, 장비 마련에서부터 결과물 완성까지의 A-Z가 모두 싸이냐부리 지역 현장에서 하나하나 이루어졌다. 현지 주민들과의 상의 끝에 바이오가스 시스템이 설치될 장소가 결정되었으며, 학생들의 관심도 지대해졌다. 앞으로 이 시스템을 학생들 자신들이 매일 실제로 사용·관리하게 되는데다가, 스스로 여과장치를 만들고 퇴비가 배출될 구멍을 뚫게끔 하여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참여가 이루어졌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자립마을 이해’ 수업을 듣던 마을 주민들까지도 쉬는 시간마다 설치 현장 주변을 맴돌며 이것저것 물어보고 자신들의 마을에도 이 가스설비가 필요하다고 요구하였다.

바이오가스시스템제작1

학생들이 직접 플라스틱 드럼통을 바이오가스 설비로 개조하고 있다

바이오가스시스템제작5

분뇨가 설비 안으로 잘 흘러가는지 확인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현지인 주도로 진행되었고 학생들의 참여율도 높았기에 여러 가지 변수 상황도 만만치 않았다. 한국에선 아주 당연하고 기본적인 것들까지도 이들의 시각에선 당연하지 않았고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을 뿐만 아니라 서로의 가치관과 시스템에 대한 이해 정도가 달라 빚어지는 오해는 배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싸이냐부리 지역 학생들과 주민들의 에너지 주권과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라오지원센터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라오지원센터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원하고자 하는 목표가 싸이냐부리 지역 주민들이 원하고자 하는 목표와 달라질 때에는 한 발 물러서서 의견을 조율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구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반성과 “신 국제개발협력 사업” 제언

이러한 시행착오의 경험은 한국형 개발 신화를 개발도상국에 이식하고자 했던 지난날의 ODA 사업이 왜 실천 불가능한 것이었는지를 명확하게 일깨워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지 라오스인들의 사회·문화적 배경과 그로 인해 형성된 가치관, 그리고 그들의 실제적인 필요는 한국인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우리가 주고 싶은 것을 주는 게 아니라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서두에서 얘기한 새로운 국제개발정책 방향은 지금 우리가 핵심과제로 중요하게 보는 점과 수혜국의 관점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준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운 국제개발협력 정책 공약의 구체적인 내용은 1)공공외교를 위한 정부 내외 통합조정체계 구축, 2)청년일자리와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개발원조 사업 추진, 3)개발원조사업의 체계성, 투명성, 효율성 제고이다.

문재인 정부가 기존의 국제개발협력 사업들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투명성과 책임성을 공고화하겠다는 점에서는 좋은 방향 설정으로 보이지만, 수혜국을 배려하는 자세가 정책상에 표면적으로 나타나 보이지 않는다는 데 아쉬움이 남는다. 즉, 수혜국의 지속가능한 노동권, 에너지 주권 등을 전면적으로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 취약점인 것이다. 우리가 그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지 못했다는 부채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라도 수혜국들이 에너지권을 포함한 인권과 억압받지 않을 평범한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개발 정책에 대한 관심을 늦추지 말아야한다.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통합조정체계 재구축이 필요한 이 시점에서 문재인 정권에서는 수혜국에게 필요한 에너지 체계는 무엇일지 고민하는 한편으로, 우리 청년일자리와 우리경제에 대한 기여만큼 수혜국 청년일자리와 수혜국 경제의 기여를 고민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두 주체인 공여국과 수혜국 모두 투명성, 효율성과 아울러 체계성도 갖출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데 전력을 다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마땅하다.

필자소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라오재생가능에너지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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