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노동자 과로사 방치,
우정본부 처벌·특별근로감독 요구
조상수 “집배원 노동자의 과로사 대책은 증원”
    2017년 05월 15일 04:2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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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 노동자들이 올해만 모두 4명의 노동자가 사망할 정도로 열악한 노동환경을 방치한 우정사업본부에 대해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과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의당 이정미·추혜선 의원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전국우편지부·전국별정우체국지부와 전국우체국노동은 1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정사업본부가 노동자들의 과로사를 방치하는 동안 올해만 4명이 과로사 했다”고 비판했다.

최승묵 집배노조 위원장은 “두 달에 한 명 꼴로 과로사하는 동료들을 보면 ‘다음엔 내 차례가 아닐까’하는 생각으로 침통하다. 그런데 올해는 벌써 4명의 동료가 과로사했다”며 “이대로라면 올해 말엔 또 얼마나 많은 동료가 과로사 할지 모르겠다. 그들의 숫자를 세는 것이 두렵기만 하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집배노동자 2명, 간접고용 비정규직 택배원 1명, 우체국 창구 계리원 1명이 과로사로 인한 심근경색 등으로 사망했다.

최 위원장은 “상황이 이런데도 우정사업본부는 여전히 책임 회피를 넘어 고인을 비하하는 발언까지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모 방송사에서 지난 4월 25일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21년차 집배노동자에 대해 “한 사람 몫도 하지 못했던 집배원”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최 위원장은 “공공기관 공무원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는 천박한 발언”이라며 “우정사업본부는 죽을 때까지 20년 넘게 우체국에서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직원에 대한 최소한 예의를 갖춰야 한다.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을 멈추고 유가족에 사과하라”고 질타했다.

우정사업본부의 소위 ‘막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22일 집배노동자 과로사 문제를 다뤘던 KBS 추적60분에서 우정사업본부 측 입장을 전달한 우편집배과장은 “집배원들이 괜히 일찍 나온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산재 사망으로 비판 여론이 일자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2월 초 각 지방우정청에 “(집배원이) 일찍 출근해 장기근로로 오해받는 행위를 자제하라”는 공문까지 내려 보냈다. 지나치게 많은 업무량과 인력감축으로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만들어놓고도 잇단 집배노동자들의 사망을 노동자 개인에게 돌린 셈이다.

집배 노동자들은 우정사업본부의 이런 태도와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노동자들의 과로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정본부가 노동자들의 사망이 장시간 노동에 의한 것이 아닌, 개인의 문제라고 치부하고 있지만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업무와의 연계를 인정해 사망한 노동자 대부분을 순직 처리했다. 이미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한 사망이 입증된 상황임에도 우정본부만 이를 부인하고 있는 것이다.

집배노동자들은 우선적으로 고용노동부의 우정본부에 대한 특별근로감독과 처벌을 비롯해 고인이 된 집배노동자 비난 발언에 대한 우정사업본부장의 사과, 단계적 4,500명 인력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집배원 순직 비율이 소방관보다 2배나 높다. 노동자 과로사의 대책은 증원”이라며 “과로사는 안 그래도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우정사업본부가 2015년에 다시 우정직 1000명을 구조조정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 위원장은 “우정사업본부의 소요인력 산출 세칙에 따라도 현재 집배원은 4,500명이 부족해서 단계적 증원 필요하다”며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공약엔 집배원 및 우정직 증원은 구체적으로 포함되지 않다. 증원 소요가 명확한 공공부문 일자리도 충원하지 않는다면 일자리 비상사태라는 현 상황에서 명백한 국가의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특히 “새 정부는 과로사를 제도적으로 막기 위해, 현재 장시간 노동을 무제한으로 열어두고 있는 특례업종 제도의 신속한 폐지와 특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과로사에 대한 처벌 제도 마련 등 강력한 법 제도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2일 우정본부에 대한 근로시간 및 산업안전보건 실태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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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 처벌과 특별근로감독 요구 기자회견(사진=이정미 의원 페이스북)

회견에 참석한 이정미 의원은 “고용노동부는 장시간 노동 문제가 일단락 될 수 있도록 면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필요한 경우 전면적 근로감독까지 확대해서 과로사를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미 의원은 12일 장시간 노동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과로사 및 정신질환에 시달려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사업장에 정부와 사업주의 예방조치 의무를 강화하고 역학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이 처리되면 집배 노동자들과 같이 과로사로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의 경우 직업성 질환의 진단 및 예방, 발생 원인의 규명을 위한 ‘직업성 질환 역학조사’ 대상 사업장이 가능해 진다.

이 의원은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달 26일 공공기관으로서 이례적으로 최악의 살인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며 “이 법안대로라면 우정사업본부는 역학조사 대상 사업자”라고 밝히며 우정사업본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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