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적이고 유연한 정치를 바라며
[서평]『녹색당 선언』(김종철 외 지음/ 이매진)
    2012년 08월 18일 03:34 오후

Print Friendly

결론 : 녹색당을 시작으로 우리 나라의 정치 문화가 좀더 경직된 자세를 풀 수 있기를 바람. @ 마쓰모토 하지메

본론 : 녹색당 선언, 녹색당에 대한 감상

△ 회색 속에 녹색-아스팔트 사이에 자라난 이름 모를 풀 한줌 보는 느낌
△ 거창하지 않아 좋다. 주방에서 설거지하는 어머니가 잔소리 하는 느낌
△ 하던 얘기를 하지 않아서 좋다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들은 느낌

서론 : 내가 한국 정치에 대해서 어떻게 느껴왔는지

난 내 스스로 정치에 대한, 사회에 대한 지식이 부족함을 인식하고 있다. 그래도 내가 느끼는 한국 사회의, 정치의 경직성은 어느 정도 공감이 되는 부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정권을 잡지 못하면, 자신들과 적대되는 정치 세력이 집권을 하게 되면 우리나라에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떠든다. 특히 세력이 큰 정당일수록 그런 모습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

아마 그들이 진짜 걱정하는 것은 나라가 아니라 자신들의 입지일 것이다. 정치인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경직되어 있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나는 이것을 고등학교 때 처음 정말 충격을 받을 정도로 느낀 적이 있었다.

당시 기숙사에 살던 나는 여느 때와 같이 사람들이 자주 모여 놀던 방에서 어울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집안 얘기가 나왔었는데 나는 작은 자랑이나 할 요량으로 우리 친할아버지가 어떤 대통령에게서 대통령 훈장인지 뭔지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자 듣고 있던 한 형이 공격적으로 물어왔다.

“너 빨갱이냐?”

나는 진보적인 성향의 부모님을 둔 덕에 어느 정도 성향은 가지고 있었지만 그저 진보적인 신문을 보며 보수 정치인들에게 욕 한번 해주는 정도였을 뿐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정치인들보다 우리나라 대중들이 서로 ‘수구꼴통’이라느니 ‘종북빨갱이’ 라느니 흑 아니면 백이라는 식의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더 근본적인 문제 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런 우리나라가 삭막하다고 생각해왔다. 서로 너는 왜 흑색이냐며, 그러는 너는 왜 백색이냐며 싸워대지만 내가 보기엔 두 쪽 모두 삭막하고 식상하고 갇혀있는 회색일 뿐이었다.

지난 4월 총선이 처음이었던 나와 같이 녹색당이라는 당과 청년당이라는 당이 처음 총선에 모습을 보였다. 나는 별 고민 없이 녹색당에 투표했다.

물론 어머니가 강권해서 어머니의 영향으로 지지한다는 찝찝한 느낌도 있었지만 그래도 녹색당의 신선함은 찝찝함을 잊을 만 했다. 그들이 말하는 가치들은 새로운 것은 아니었지만 중앙정치라는 배경을 놓고 본다면 충분히 신선한 것이었다. 회색 빌딩들을 보다 푸르다 못해 상쾌한 색의 공원을 보는 느낌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녹색당은 한국에 녹색만이 아닌 더 많은 색이 자라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이 책에서 선언하고자 하는 것은 내겐 이런 외침으로 들렸다.

‘더 이상 배고픔과 공포로 현혹시키지 말라! 우리는 권리가 있으며 서로 다르다!’

이들의 지키고 가꾸고자 선언하는 것들은 먹을 거리에 대한 윤리, 올바르고 안정된 육아와 교육, 청년의 존엄성, 탈핵, 풀뿌리 정치 등이다. 모두 한국이 성장을 위해 조금씩 조금씩 포기하다 결국에는 이런 것들을 존중하지 않는 지배층에 의해 소외되어 버린 것들이다.

또한 국가가 국민에게 기본적으로 보장해주어야 하는 것들이라고도 생각한다. 즉, 녹색당은 우리나라가 미루고 있었던 기본적인 것들을 지키고 가꾸는 일을 시작하려는 당이라고 생각한다. 녹색당을 시작으로 기존 정치에 구멍 나 있던 부분을 메워낸다면, 더 나은 사회를 열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말했듯이 녹색당은 기존 정치의 경직성에서 벗어나 있다. 그들이 목표하는 것은 어떤 쪽의 정치성향에 치우친(구체적인 방법의 성향은 잘 모르겠지만) 가치가 아니라 그저 오늘 우리 집 밥상에 오를 반찬이 안전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 집의 대학생은 이번 학기에는 등록금 걱정없이 다닐 수 있을 것인가와 같은 일상적이고 ‘평범한’ 고민에 대한 해결이다.

기존 정치가들은 우리의 일상에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연단에 올라 침을 튀기며 연설하지만 정작 그들은 연단에 올라서야만 우리의 일상이 생각나는 듯하다. 그래서 녹색당의 평범함을 놓지 않으려는 의지는 고맙기까지 하다.

그리고 그래서인지 고 녹색당이 대외적으로 주장하는 정책들 말고도 그들 내부의 구성원들에 대한 기준이 유연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발전시키는 과정 또한 꽤나 개방적인 것 같다.

이것 또한 우리나라의 정치문화에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직의 논리로, 전문가 등의 중심 인물들로, 돌아가지 않고 ‘플랫폼 정당’으로 개개인의 목소리가 ‘나열’만 되는 것이 아닌 네트워킹이 되도록 하려는 조직문화,

“내가 바라는 녹색당, 내가 꿈꾸는 녹색당은 잘나고 똑똑하고 까다로운 소수의 정당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정당이다”

라고 책의 녹색당 소속 저자들 중 한 사람이 말했듯이 이제는 우리의 평범한 목소리가 정치가 됐으면 좋겠다.

필자소개
학생. 노수석 생활도서관 수습 운영위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