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 강성노조 망국론 타령
    심 "강한 노조의 독일 등은 복지국가"
    대선후보 5차 TV토론서 심상정-홍준표 난타전 벌여
        2017년 04월 29일 08:5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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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28일 대선 후보토론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평소에는 노동자 천대하면서 선거만 되면 강성노조 타령인가. 그렇게 살지 마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상정 후보가 이날 오후 8시 상암 MBC 경영센터에서 열린 선관위주관 ‘경제분야’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강성귀족노조 때려 부수기’를 국정운영 제1의 원칙으로 내세운 홍준표 후보와 각을 세웠다.

    앞서 심 후보는 홍 후보가 강간 모의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홍 후보와 토론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실제로 2차례의 토론회에서 심 후보는 단 한 번도 홍 후보에게 질문을 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는 한 후보가 나머지 후보들에게 반드시 자유토론을 해야만 하는 규칙 때문에 모든 후보와 토론에 임해야 한다.

    심홍

    심상정-홍준표 ‘난타전’
    심 “담뱃세·유류세 인하는 포퓰리즘 공약”
    홍 “사람이 배배 꼬여 가지고는…”

    어쩔 수 없이 토론으로 만나게 된 심상정-홍준표 후보는 담뱃세, 유류세 인하 문제를 시작으로 거침없는 설전을 이어갔다.

    심 후보는 “담뱃세 인하, 유류세 인하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홍 후보의 질문에 “홍 후보와 말 섞지 않으려고 하는데 토론 룰은 국민 권리라고 생각하고 또 홍 후보가 너무 악선동을 해서 토론 임하기로 했다”고 먼저 운을 뗐다.

    이어 심 후보는 “홍 후보는 담뱃세 인하 말하기 전에 사과해야 한다”며 “담뱃세 누가 인상 했나. 홍 후보가 소속한 당에서 인상하지 않았나”라며 “원래 담뱃세 인상은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담배) 끊도록 하려던 것인데, 담배 소비는 줄지 않고 세수만 인상하도록 꼼수를 썼다. 서민의 주머니를 털어 대기업의 곳간을 채워주고서는 감세를 얘기할 자격이 되느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나도 심 후보랑 얘기하기 싫다. 근데 할 수 없이 얘기하는 거다”라고 맞받아쳤다.

    심 후보는 홍 후보가 제안한 담뱃세와 유류세 인하에 대해 ‘포퓰리즘 공약’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담뱃세 인하와 관련해 “집권 했을 때엔 서민 주머니 털려고 인상해놓고 선거 때 되니까 표 얻으려고 그러는데, 저는 담뱃세 인상분으로 어린이 병원비 100% 무상, 각종 암치료 100% 국가가 책임지도록 하자고 이미 제안한 바 있다”고 말했다.

    유류세 인하에 대해선 “유류세는 이미 저소득층에게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 그렇게 해결하면 된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 해결해야 한다고 정책 내놓고는, 미세먼지 핵심대책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인데 이번엔 또 표 얻는다고 유류세를 인하해서 소비를 확대하려고 하느냐”며 “포퓰리즘 공약은 그만둬라”고 홍 후보를 몰아붙였다.

    이에 홍 후보는 언짢은 듯 심 후보를 향해 “모든 것이 배배 꼬였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전경련은 임의단체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전경련 해체에 반대하는 취지의 주장도 펼쳤다. 앞서 전경련은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주인인 미르·K스포츠 재단에 재벌 대기업들이 거액을 내는 데에 중개자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민적 비판을 받았었다. ‘박근혜 게이트’ 이후 4대 기업 모두 전경련 탈퇴를 선언했다.

    홍준표의 강성노조 타령에…심상정 “주적이 노조냐”
    “평소엔 노동자 천시, 선거 땐 강성노조 운운 헌법의 노동권 부정, 대통령 자격 없다”

    심상정-홍준표 후보는 홍 후보의 ‘노조 혐오론’으로 다시 한 번 맞붙었다. 홍 후보의 정책 설명을 듣고 심 후보가 주도권을 쥐고 질문해 토론을 이어나가는 순서였다. 홍 후보는 자신의 정책 설명에서 “3%도 안 되는 강성귀족노조들이 정치투쟁, 파업하는 제도부터 고쳐야 한다”며 “비정규직 문제 근본 해법은 노동유연성이다. 해고가 어려우니까 기업이 정규직을 채용 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심 후보는 “홍 후보는 주적이 노조냐”고 물었다. 최근 논란이 된 북한 주적론에 빗대어 홍 후보를 비판한 것. 특히 심 후보는 홍 후보가 자주 사용하는 ‘강성노조’를 ‘강한 노조’라는 표현으로 바꿔 사용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홍 후보 말대로 ‘강한 노조’ 때문에 망했다고 하면 우리보다 노조가 강한 독일은 진작에 망했어야 한다. 스웨덴, 프랑스도 다 망했어야 한다. 그런데 그 나라들은 다 튼튼한 복지국가로서 경제 위기를 견디며 성장하고 있다”며 “도대체 그게 무슨 궤변이냐”고 비판했다.

    이에 홍 후보가 “궤변이 아니고…”라며 해명하려 하자 심 후보는 “궤변이 아니면 가짜뉴스냐”고 되받았다.

    심 후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전 토론회에서 노동자들이 도지사보다 월급을 더 받는다고 뭐라고 하시던데 육체노동자는 잔업에, 특근에, 일요일까지 일한 노동자들이 도지사보다 월급 좀 더 받으면 안 되나. 홍 후보의 그런 주장은 ‘너희들이 노동자인데 감히’ 이런 식의 노동자 천시 인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심 후보는 “쌍용자동차 노동자 정리해고 후에 제일 먼저 애들 학원 끊게 하고, 사택에서 쫓겨나고, 취직할 때 없어서 유서 쓸 힘도 없이 노동자들이 죽어갔다.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도 파리 목숨이다. 까딱하면 낭떠러지니까 기를 쓰고 잔업, 특근하는 거다”라며 “홍 후보는 수십 년 동안 집권하면서 정경유착해서 재벌 뒷바라지하면서 경제 말아먹고, 비정규직 늘리고, 저임금· 장시간 노동 시켜서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 만들었으면 부끄러운 줄 알라”고 질타했다.

    이어 “평상시에는 노동자를 그렇게 천대하면서 선거만 되면 강성노조 얘기하고, 그렇게 살지 마시라”며 “노동권은 헌법에서 보장한 권리다. 헌법을 부정하는 사람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주어진 발언 시간 전부를 홍 후보의 ‘노조 혐오’를 비판하는 데에 할애했다.

    토론의 고수라고 인정받는 홍 후보는 끝내 “토론 태도가 왜 그러느냐”며 “쌍용차 정리해고는 법에 따라 정리해고 된 거다. 심상정 후보가 통합진보당일 때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정리해고법을 만들었다. 그러면 그 법을 따라야지 왜 자꾸 그 얘길 하느냐”고 성을 냈다.

    이미 토론 시간을 모두 써버린 심 후보는 “그 말에 사실 관계를 책임져라”라고 짧게 다그쳤고, 홍 후보는 “가만 보니까 문재인 후보나 심상정 후보는 책임지라 협박하는데 그렇게 하는 거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리해고 관련 법안은 1998년 당시 김대중 정부가 민주노총과 전교조 등의 합법화을 매개로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파견법 등을 노동계에 강요하여 통과시킨 것이다. 당시 민주노총 배석범 직무대행이 이에 직권으로 합의했지만 민주노총은 대의원대회를 통해 이 합의안을 부결시키고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했다. 즉 노동계와의 합의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1998년은 민주노동당 창당 이전이고 진보정당이 원내에 진출하기도 전이다. 통합진보당은 2011년 창당했으며, 2012년 내부 논란 끝에 통합진보당과 정의당으로 나뉘었다. 홍준표 후보의 말은 사실이 전혀 아닌 것이다. 심 후보의 “사실관계를 책임져라”라는 말은 이를 지적한 것이다.

    보수 후보이지만 경제·노동정책에 있어선 비교적 진보적인 위치에 있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경제 위기의 모든 책임을 노조의 탓으로 돌리는 홍 후보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논쟁의 시작은 법인세 인상 여부였다 .

    홍 후보는 “트럼프가 법인세를 35%에서 15%로, 세계 최저로 낮췄다. 우리만 정반대로 가는 거 아닌가”라고 물었고, 유 후보는 “법인세 뿐 아니라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이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건 홍 후보도 알지 않느냐. 이명박 정부 들어 법인세를 3번이나 낮췄는데 기업들 투자 안 하고 사내유보금만 쌓아두고 있다. 법인세 인하가 기업의 투자 증대로 이어지는 단순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유 후보는 홍 후보에게 “우리나라의 모든 위기가 강성노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데, 물론 노동계층 내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대기업 노조도 양보할 게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모든 경제 위기가 노조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난 20년 동안 재벌 대기업이 경영권 승계에 정신이 팔려서 혁신하지 않았다. 97년 IMF 위기를 맞아놓고도 하지 않았다. 기업 총수들의 책임이 있다곤 생각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강성노조’를 다루지 않고 어떻게 비정규직 문제 해결하느냐는 주장에도 유 후보는 “홍 후보 말대로 정규직 문제, 강성노조 문제도 있다. 그런데 노조 없는 비정규직 문제는 홍 후보 방식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사드 비용 1조원 전가, 한미 FTA 재협상·폐기
    경제 정책 토론까지 불붙어

    이날 토론회는 경제정책을 검증을 주제로 했지만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비용 1조원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탄 발언으로 후보 간 입장을 요구하는 질문과 답변이 수차례 오갔다.

    심 후보는 문 후보에게 “트럼프가 사드 배치로 10억 달러를 청구했는데 사드 배치 어떻게 하겠나”라고 물었고 문 후보는 “이제는 사드는 안보 문제 넘어서서 경제 문제가 됐다. 막대한 재정 부담 초래할 수 있다. 그 때문에라도 국회 비준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음 정부에 넘겨서 논의할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심 후보는 “돈 못 내겠으니 사드 도로 가져가라 해야 하지 않나. 이런 식으로 트럼프가 안하무인격으로 하면 사드 되돌려 보내야 한다”는 지적에도 문 후보는 “사드 배치 할 것인가, 말 것 인가를 다음 정부로 넘겨서 충분한 외교적 협의와 공론화과정 거쳐야 한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심 후보는 계속해서 “사드는 안보 아닌 장사”라며 “단호하게 입장 표명해야 한다. 돈 내라고 하면 사드 가져가라 말해야 한다고”고 문 후보를 압박했고, 이에 문 후보는 “실제로 여러 정당과 대선 후보들이 사드를 무조건 찬성해버렸기 때문에 미국에 대한 협상력을 떨어뜨린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번엔 문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해 같은 질문을 던져 캐물었다. 안 후보는 “트럼프가 중국과도 마찬가지로 외교적인 관계 시작할 때 기존 여러 가지 가정까지 한 번씩 흔들었다. 결과적으로 미중 간 서로 협의, 합의하며 찾아가는 과정을 거쳤다”며 “우리도 대통령 뽑히기 전에 하는 여러 시도 중 하나로 본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10억 달러는 내더라도 사드 배치엔 찬성하느냐”고 수차례 추궁했고, 안 후보는 “그것은 이미 미국에서 내기로 합의했다. 그럴 일(10억 달러 낼 일) 없다”고 했다.

    안 후보는 “더 큰 걱정은 FTA다. 다음 대통령이 당선되면 가장 먼저 할 일 중 하나가 한미정상회담 통해 한꺼번에 합의하는 것”이라며 논쟁을 피해갔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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