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비용 1조1천억원,
트럼프 "한국 부담해야"
사드 '찬성' 정당과 후보들 당혹해
    2017년 04월 28일 05:48 오후

Print Friendly

미국이 우리 국민 동의 없이 기습적으로 배치한 사드 비용 1조원 한국 부담, 한미 FTA 재협상 또는 폐기 방침을 밝히면서 사드 찬성 입장을 밝힌 대선 후보들와 정당들은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사드 비용 10억 달러(1조1천300억원)을 내게 하고 싶다”면서 “한국과의 끔찍한(horrible) 무역협정도 재협상하거나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5개 정당 후보들 모두 사드 배치 비용을 미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향후 이로 인해 보수, 진보 이념을 떠나 사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강해질 가능성이 높아 사드 찬성 입장인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일제히 입장을 내고 진화에 나섰다.

사드 입장 번복한 국민의당 제일 곤혹스러운 처지

가장 곤란하게 된 쪽은 사드 반대 당론까지 채택해놓고 돌연 입장을 바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다. 안 후보의 사드 반대 의사에 따라 당론을 변경한 국민의당은 다시 국회 비준 동의를 거론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28일 논평에서 “사드 배치와 운영ㆍ유지비용은 한미 간 당초 합의한 바에 따라 미국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며 “만약 한미 정부 간 이면합의가 있었다면, 이는 국민을 속인 것이고 국회의 비준 동의절차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미FTA 재협상·폐기에 대해선 “반대한다”면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참여정부 당시에는 한미FTA에 찬성했다가 야당이 되자 입장을 바꿔서 한미FTA 재협상을 주장했었다. 지금도 한미FTA 재협상을 요구하는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드가 한미동맹의 상징이라며 강력한 찬성 입장을 피력했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측도 트럼프 대통령의 사드 비용 전가엔 난색을 표했다.

지상욱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 대변인단장은 논평을 내고 “사드의 전개와 운영, 유지비용은 미국 측이 부담하는 것으로 이미 합의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오늘 발언이 사실이라면 기존의 합의를 벗어난 발언으로서 국가 간 신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승민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이런 문제로 한미 양국 간의 신뢰가 훼손되거나 사드 반대세력이 목소리를 높이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설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FTA 재협상과 관련해선 “미국 정부가 공식 요청해 온다면 한미FTA가 양국의 경제적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설득하고 우리의 국가이익에 피해가 없는 방향으로 재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사드 배치에서 더 나아가 전술핵 배치를 대선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드 비용 전가 발언으로 인한 보수표심 동요를 우려한 듯 ‘정신승리’에 가까운 입장을 냈다.

김명연 자유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사드 체계의 전개 및 운영유지 비용은 미국이 부담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우선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용 전가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국내 정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며 “대한민국에 좌파 정부가 들어서면 주한미군 철수 등 한미동맹이 급속히 와해될 수 있는 만큼 좌파 정부 탄생을 우려해서 한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력한 우파 홍준표 정부가 들어선다면 그럴 염려는 전혀 없다”며 “5월 9일 반드시 우파 홍준표 정부가 탄생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됐다”고 덧붙였다.

심상정 “한국이 글로벌 호구 됐다…사드 배치 원점 재검토해야”

사드 배치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혀온 심상정 정의당 후보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드 비용 전가’ 발언에 대해 “한국이 글로벌 호구가 됐다”며 현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심상정 후보는 “필요 없다는 물건 야밤에 몰래 가져다 놓더니 청구서를 보냈다”며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것이기에 한국 정부의 비용 부담은 없을 것이라는 한미 당국의 주장은 거짓말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뒤통수를 친다”고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실은 전했다.

심 후보는 “미 태평양 사령관이 분명히 밝혔듯이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MD의 일환이다. 한 마디로 사드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의 국익을 위한 것”이라며 “쓰는 것도 미국이고, 혜택도 미국에 돌아간다. 중국에는 뺨 맞고, 미국에는 뜯긴다. 코리아 패싱도 모자라, 글로벌 호구가 됐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줏대 없는 널뛰기 외교와 정치지도자들의 무책임이 부른 참사”라며 “미국에 무조건 매달리는 낡은 동맹관이 낳은 참극”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도둑 배치도 사드 강매도 인정할 수 없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비용 분담은 물론이고 사드 배치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차기 정부로 넘기라’는 기존 입장을 보다 강조하고 있다.

윤관석 문 후보 공보단장은 “사드 배치 결정은 처음부터 중대한 결함이 있었음이 분명해졌다”며 “구 여권과 국방부는 사드 배치 결정 과정에서 양 국 간 어떤 협의와 합의가 있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단장은 “사드 배치는 차기 정부가 긴밀한 한미 협의와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최선의 국익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결정돼야 한다. 특히, 헌법에 따른 국회 비준 동의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28일 사드 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하며 이를 한국에 통보했다는 미국의 입장에 대해 “미국 측으로부터 관련 사실을 통보받은 바 없다며 ”‘우리 정부는 부지·기반 시설 등을 제공하고, 사드 체계의 전개 및 운영유지 비용은 미측이 부담한다’는 한미간 합의 내용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한미는 SOFA 관련 규정에 따라 ‘우리 정부는 부지·기반시설 등을 제공하고 사드체계의 전개 및 운영유지 비용은 미측이 부담한다’는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부인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