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판에 가면 돌아올 것"?
    또 등장하는 민주당의 '사표론' 협박
    심상정 급상승에 민주당 책임자들 '사표심리' 언급
        2017년 04월 28일 11:3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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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의 지지율 급상승으로 두 자리 수가 목전에 다가오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은 ‘사표 심리’를 언급하며 견제에 나섰다.

    송영길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2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문재인 후보의 표 일부가 심상정 후보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 “그런 현상이 일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막판에 가면 결국 정권교체를 완성시켜야 한다는 대의에 흐름이 모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심 후보 지지층 일부가 정권교체를 위해 문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는 ‘사표 심리’를 자극하고 나선 것. 반면 심 후보 측은 촛불을 통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으로 이미 정권교체는 이뤄졌다면서 사표 심리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심 후보는 이번 대선이 기존 ‘보수 대 민주’가 아닌 ‘민주 대 진보’, 즉 ‘문재인 대 심상정’의 대결이 돼야만 “대한민국 대개혁”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송 본부장은 “이 정권교체는 좀 더 힘을 모아서 국민들의 힘이 압도적으로 승리를 해 줘야 이후에 정국을 이끌어가고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어 갈 수 있다”며 “문재인 후보에게 힘을 모아주실 것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이왕이면 과반수가 넘는 것이 민주적 정당성을 강화시키는 거 아니겠나. 50% 이상의 득표를 받는 정당성 있는 대통령과 정권 출범을 해야 국민을 통합시켜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했다.

    앞서 김민석 민주당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본부장 또한 전날인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심 후보 지지율 상승과 관련해 “최근 TV토론을 통해서 지지율을 올린 측면이 있지만 투표까지 이어지는 견고한 지지율로 굳었다고 보기는 이르다”며 “실제 투표에서는 70%대를 항상 유지하고 있는 정권 교체 민심이 정권 교체에 차질을 가져올 정도의 선택을 안 하는 최종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견제했다.

    김 본부장은 또 “심 후보 지지율은 기본적으로는 정권 교체와 적폐 청산, 사회 대개혁을 바라는 마음의 반영이란 점에선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지율과 공통 기반 위에 서 있다”고 분석하며 “(심 후보가) 조금 더 진보적 이념이나 정책을 지향하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TV 토론에서 여전히 정치적 적폐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후보나 등에 대해 좀 더 비타협적 태도를 견지하는 심 후보에 대한 지지율로 표현됨으로써 철저한 청산 요구를 반영하는 거라고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거 지방선거나 대선, 그런 시기가 아닐 때 진보정당의 지지율이 더 높았던 때도 있다”면서 “그런 정도로 회복하는 것일 수 있다고 본다”고도 주장했다.

    심문

    이에 대해 배진교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문재인 후보 측의 이러한 반응은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타 후보에 대한 견제와 비판은 정책과 자질, 도덕성을 기준으로 해야지, 선거구도상의 유불리를 따져 상대 후보를 폄하하는 것은 낡고 후진적인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는 것은 선거과정에서 네거티브를 지양하고 철저히 정책공약에 집중해온 덕이며, 이번에야말로 진정한 개혁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뜻이 반영된 결과”라고도 반박했다.

    문 후보를 포함한 일각에선 심 후보의 지지율 급상승의 원인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폭락 이후 당선을 확실시한 일부 문 후보 지지자들이 심 후보 쪽으로 이동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상승한 지지율이 “견고하지 못하다”는 문 후보 측의 주장도 이런 분석에 기반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심 후보 측은 단순히 유동적인 정치 상황에 따른 지지율 상승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책공약에 대한 전문가들의 호평, 비교적 분명하고 구체적인 재원 계획, 진보적 노선의 선명성, 타 후보와의 차별화 공략 등이 2030 부동층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이정미 정의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28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지지율이 견고하지 못하다’는 문 후보 측의 주장에 대해 “심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상대적인 효과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본부장은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후보에게 실망한 지지층이 심상정 후보 쪽으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가 바뀌어서 내 삶의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무당층에서 결집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때문에 지지율 상승이 일시적인 흐름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 본부장은 “최근에 저희들 상승한 지지율을 분석해봤더니 지지정당이나 지지후보가 없던 무당층, 그중에서도 특히 2, 30대 지지세가 좀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타 후보가 언급하지 않는 청년, 여성, 소수자,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분들이 정치바깥에서 정치 안으로 시선을 돌리고 지지를 하게 됐고, 그런 것이 지금 전체적인 심상정 후보의 지지로 연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랜 시간 공들인 탄탄한 정책 공약, 그에 대한 전문가들의 호평, 대선 과정에서 보다 선명성을 강화하고 있는 진보적 노선도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있다.

    심 후보 캠프에서 경제 공약을 설계하고 있는 정태인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장(심상정 캠프 멘토단장)는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 출연해 “그동안 정책 공약을 보면 어느 언론에서 평가를 하든 심상정 후보가 1위를 한 경우가 가장 많다. 거의 10년 이상 계속 당에서 정교하게 만들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집어넣고 한 것이기 때문에 정책 공약 1등이라는 인정을 받은 것”이라며 “다른 4명의 후보가 발의한 법안을 다 합친 것보다 심 후보가 발의한 법안이 88건 더 많다. 이는 정책을 더 들여다보고 고민했다는 거다. 그런 것들이 (지지율 상승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캠프는 유명한 분들을 갑자기 모아서 만든 급조된 공약인 경우가 많아서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심 후보가 TV토론 ‘강자’라는 평가에 대해서도 “평소에 확실한 생각과 기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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