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정 "이성혼·동성혼,
    모두 축복 받아야 한다"
    문-안 "동성혼 반대"...일부 기독교 단체들 "홍준표 지지"
        2017년 04월 27일 05: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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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27일 “제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에게 동성결혼도 축복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이해를 구하겠다”고 말하며, 동성애 반대 입장을 밝힌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화, 선명성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심상정 후보는 이날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성 간, 동성 간 결혼은 다 축복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동성혼 합법화는 국제적 추세이고 그렇게 나가는 게 옳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이 같이 강조했다.

    심 후보는 토론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동성결혼이라 해서 차별받거나 멸시받거나 하지 않도록 그들의 인권과 자유를 보장해야 할 책무가 정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국민적 공감이 필요한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 논의는 확산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 후보는 이날 오전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정책협약을 맺기도 했다. 여기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군형법 92조 6 폐지 ▲동성결혼 법제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대선후보들의 성소수자에 대한 입장이 논란이 된 건 지난 25일 있었던 4차 토론회 이후부터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한 동성애 관련 질문에 “반대한다”,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물론 동성혼 합법화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당시 심 후보는 전체 토론에서 딱 한 번 주어지는 ‘1분 찬스’를 사용해 “동성애는 찬성 반대할 수 있는 얘기 아니다”라며 “성정체성은 말 그대로 정체성이다. 저는 이성애자이지만, 성소수자의 인권, 자유가 존중돼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라며 문 후보를 강력하게 비판했었다.

    문재인 “아픔 드린 거 같다 송구스럽다. 하지만 동성혼 반대”

    문 후보의 “동성애 반대” 발언의 후폭풍은 거셌다. SNS 상에는 문 후보에게 실망감을 표하며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글이 이어졌고, 발언이 있은 다음 날엔 문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성소수자 단체의 항의 시위까지 벌어졌다.

    그럼에도 문 후보와 안 후보 모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는 모양새다. 두 후보 모두 이날 동성애가 찬반 대상이 아니라면서도 동성혼 법제화엔 반대한다고 했다. “동성애는 반대하지만 동성애 차별엔 반대한다”는 궤변 그대로다.

    문 후보는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의 통합정부추진위원회 주최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동성애에 대한 생각은 명확하다. 허용하고 말고, 혹은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 각자의 지향이고 사생활에 속하는 문제”라면서 “그 분들(성 소수자)에게 아픔을 드린 것 같아 여러 가지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성 소수자들이 요구하는 가치기준에 비춰보면 제가 말씀 드린 게 많이 부족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 정치인으로 지금 정치 상황 속에서 저의 입장 밝히는 것”이라며 “거기에서 있을 수밖에 없는 간극에 대해서는 이해를 구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군대는 동성 간 집단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동성애가 허용된다면 많은 부작용들이 있을 수 있다. 군대 내 동성애를 허용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했고, 동성혼 합법화에 대해선 “우리 사회가 동성혼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로 가야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후보도 이날 제주 민속 5일 시장 유세 후 “동성애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 또는 반대, 허용 또는 불허의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다만 동성혼을 법적으로 제도화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이런 행보는 소위 ‘기독교 표’를 의식한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문 후보는 지난 2월 13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동성애나 동성혼을 위해 추가적인 입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며 “우리 당 입장이 확실하니까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괜찮다”고 말했다.

    보수 표 결집이 절실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성소수자 혐오발언 수위는 더 높았다.

    국민의당은 지난 20일 ‘기독교 공공정책 발표회’에서 동성혼 법제화는 물론 동성애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차별금지법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역차별을 하는 법이라고도 했다.

    당시 이 행사에 참석한 문병호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동성애, 동성결혼 법제화를 절대 반대하며 성평등이라는 표현은 앞으로 양성평등으로 해서 정책을 바꾸고 한 치의 오해도 없도록 하겠다”고 쐐기를 박았다.

    문-안이 기대한 기독표 표심….일부 기독교 단체 ‘홍준표 지지’

    한편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성소수자 혐오 발언’까지 하며 구애했던 기독교 단체들은 이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사단법인 국제문화예술기구와 각 종파의 범 기독교 20개 단체는 이날 오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각 대표 및 임원 50여명이 참석해 “탄핵으로 인한 국론분열,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타격, 사드배치 등의 한반도 위기를 극복하고 안보가 튼튼한 나라, 서민이 잘사는 나라, 위기에 강한 나라를 만들어 자유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라는 국민의 시대적 소명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홍 후보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표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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