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릉이와 차세대 교통수단
    [에정칼럼] 10만대의 공공/공유자전거가 도로 위 달린다면
        2017년 04월 27일 03: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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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는 2010년 시범운영으로 시작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시 전역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다. 2017년 말까지 따릉이 자전거를 2만대까지 늘리고 대여소를 1,300개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한다. 공공자전거 서비스로 유명한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넥스트바이크(3,000)대, 뉴욕의 시티바이크(6,000대)를 뛰어넘어 파리의 벨리브(2만 3,600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문정·마곡 도시개발지구, 종로 등 3곳을 ‘따릉이 특화지구’로 조성해 따릉이만으로도 출퇴근, 통학, 쇼핑과 같은 생활 이동이 가능하도록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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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따릉이 서비스 가입자 역시 급증했는데, 2016년 10월 말 운영 10개월만에 회원수가 10만을 넘어서며 공공자전거가 서울시의 새로운 생활 방식으로 대두되는 듯했다. 그런데 우형찬 서울시의원에 따르면 2016년 12월 기준 따릉이를 50회 미만으로 대여하는 회원수가 19만 2259명으로 전체의 96.6%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50회 이상~100회 미만은 4086명, 100회 이상~150회 미만은 1321명이었고 200회 이상 장기 대여자는 725명에 불과하다.

    따릉이를 지속적으로 타지 못하게 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서울시는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거치소를 25개 전 자치구 1,300개소로 늘린다고 한다. 과연 거치소 확대가 이용자 확대를 위한 방안이 될 수 있을까?

    초록색 따릉이가 버스정거장 근처 거치소에 줄줄이 서있는 풍경과는 다르게, 중국 대도시에는 종류가 다른 공유 자전거가 여기저기 늘어서서 이용자들을 유혹한다. 베이징 대학 캠퍼스 내에서 시작해 중국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한 오포(ofo), 올해 싱가포르로도 진출한 모바이크(Mobike), 또다른 신생주자 Unibike까지 알록달록 예쁘기도 하다.

    이들 공유자전거 업체들은 2016년 말 이후 ‘공유자전거 붐’을 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베이징, 상하이 등지로 확산되고 있다. 또한 얼마 전 베이징 시에서는 이들 공유자전거를 위한 시 차원의 규제 방안(베이징시 공유자전거 발전 격려 규범 의견, 北京市鼓励规范发展共享自行车的指导意见)도 정비하여 공유자전거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공공자전거’와 ‘공유자전거’는 다른 개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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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공유자전거. 각기 다른 색상의 공유자전거 브랜드.

    공공자전거의 경우 파리의 23,000대를 훨씬 넘어서는 수량의 78,000여대를 중국 항저우에서 이미 운영하고 있고, 중국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공공자전거 서비스는 이미 많다.

    공공자전거와 공유자전거의 가장 큰 차이는 서비스의 시행 주체가 정부와 기업으로 다른 것과, 거치소 운영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로 나뉠 수 있겠다. 오포와 모바이크 같은 공유자전거 서비스는 추천 거치소를 설치하긴 하나 필수적이지 않으며, 사용자가 앱에서 지도를 보고 자신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자전거를 이용하고 이용한 뒤에는 어디에든 세워놓고 반납하면 된다.

    모바이크는 자전거 생산까지 하며 특유의 자전거를 보급하고 있고, 오포 또한 자전거를 보급하고 그에 더해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자전거를 등록하여 대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들 공유자전거 스타트업은 알리바바, 디디추싱 등 대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편리한 사용방법과 우버 등의 공유 교통 시스템의 성장으로 함께 부상한 공유자전거 사업은 앞으로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이크는 이미 사용자의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지역마다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서 살펴봐야 할 점은 지자체의 공공자전거 서비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ofo, 모바이크 같은 공유자전거 서비스가 흥행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 시는 2016년 9월 기준 68,000대의 자전거와 2,000개 거치소 규모의 공공자전거 서비스를 운영중이고, 한시간 미만 사용은 무료인 서비스의 이점을 활용해 사용자의 97%는 무료로 공공자전거를 이용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이크는 2016년 9월 베이징에서 10만대의 자전거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광저우 역시 이미 1,113개의 거치소와 23,000대의 공공자전거 서비스를 운영중이었고 추가로 10만대를 투입하려 했으나, 모바이크와 ofo 등에서 15만대 이상의 자전거를 투입하며 사업 진출을 하게 되면서 광저우 지방정부는 공공자전거 추가 투입을 멈춘 상태다.

    이용요금은 공공자전거가 한시간에 1위안(한화 약 170원), 공유자전거는 30분에 1위안으로 공공자전거와 공유자전거 모두 비슷한 수준이다. 사람들이 공공자전거보다 공유자전거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거치대가 필요없다는 점이다. 이용자들이 자전거를 필요로 하는 거리는 대부분 대중교통으로 가기 애매한 짧은 거리로, 거치대로 연결되지 않은 거리를 가기에 최적화되어 있는 공유자전거는 공공자전거가 충족하지 못하는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다.

    한국에서도 작년부터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아직은 중국의 모바이크같은 파급력을 가진 스타트업이 등장하지는 못했다. 서울시의 지리적 환경이 자전거를 타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을 수도 있고, 자전거를 배려하지 않는 도로 여건이 문제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100년 전 경성의 자전거가 5만대 이상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은 이상적 미래를 꿈꾸게 한다. 물론 자동차 위주의 도로 상황이 변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10만대 이상의 공공/공유자전거가 달리는 도로는 지금과는 분명 다른 시스템을 필요로 할 것이고, 도로 역시 새롭게 정비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서울시도 맹목적으로 자전거와 거치소 확대에 목을 매기보다 신생 기업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며 시민들의 발을 책임져 줄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답이 될지도 모른다.

    필자소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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