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사드배치 기습 강행
"계엄령, 대국민 사기극"
미 부통령 "차기 정부 결정하는 게 맞다"... 뒤통수 치기, 알박기 강행
    2017년 04월 26일 03: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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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이 26일 새벽 환경영향평가와 국회 비준 동의 등 적법적인 절차 없이 기습적으로 사드를 배치하면서 각계에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사드 장비 반입을 반대하는 성주 주민들은 군 당국이 동원한 경찰 병력과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노인 등 12명이 골절 등의 부상을 입기도 했다. 성주·김천 주민들과 원불교 측은 사드 기습 조치와 그 과정에서 이뤄진 폭력행위를 두고 “제2의 계엄령”이라고 말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26일 새벽 4시 50분경 사드 체계 핵심인 X-밴드 레이더와 통제장비, 발사대 4기 등이 성주골프장에 반입됐다. 2시간 뒤엔 사드 발사대 2기와 발전기가 남김천IC를 통해 추가로 들어갔다고 한다. 사드 부지 공여에 대한 한미 간 합의가 있은 지 불과 6만에 이뤄진 조치다. 양국은 공여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도 아직 끝내지 않은 상태다.

앞서 지난 16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방한한 외교정책 고문은 사드 배치에 대해 “차기 대통령이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바로 다음날인 17일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도 “현재 진행되는 상황으로 봐서는 단기간 내에 마무리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한미 양국이 사드 장비 기습 반입을 위한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사실상 한국의 차기 정부를 결정하는 대통령선거가 진행되는 시기에 사드 배치를 기습적으로 강행하는 것은  한반도와 관련한 민간한 현안에 대해 미국이 한국 정부와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 집행할 수있다는 오만함을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들이 많다.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하지 않은 점, 이견이 있긴 하지만 국회 비준 동의를 받지 않은 점 그리고 반입 과정에서 벌어진 주민, 종교인들에 대한 폭행 등 때문에 불법 논란도 일고 있다.

박경범 김천시사드대책위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와 인터뷰에서 “저희가 도로에 연좌하고 있었던 상태였다. 경찰 병력이 원체 숫자가 많으니까 연좌하고 있는 분들을 일일이 한 명씩 들어냈다. 그 과정이 2시에서 4시 반까지 진행됐고, 4시 반이 지나서 주민들이 거의 강제적으로 다 들려나와 도로가 확보되니까 4시 40분 쯤 장비가 들어갔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 부위원장은 “보통 여자들은 여자 경찰이 끌어내지 않나. 그런데 이번 같은 경우에는 여자분들, 교무님들이 계셨는데 남자 경찰들이 강제로 끌어냈다. 이런 과정에서 많이 다치기도 했다”며 “완전히 밤의 아비규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미 당국이 대선을 2주 앞둔 시점에 벌인 기습적인 이번 조치를 두고도, 차기 정부의 재검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사드 알박기’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은 이날 오후 1시 광화문 광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후 검토가 거론되는 사드 배치 문제를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도록 못 박기 위한 것”이라며 “한미당국의 이런 행태에 대해 민심을 외면하고 주권과 자결권을 짓밟은 조치로서 강력히 규탄한다”며 불법 반입한 장비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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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장비 반입 규탄 기자회견(사진=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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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덕 원불교 교무는 “오늘 새벽 성주, 김천 소성리 지역에서 벌어진 일을 신계엄령이라고 규정한다”며 “국민들이 모르는 새벽에 백해무익한 계엄령을 선포해 사드를 반입하고, 종교를 탄압하고, 주민들을 억압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안진걸 퇴진행동 공동대변인은 “압도적 다수의 여론이 사드 배치는 차기 정부가 결정해야 하고 국회 비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책임성과 정당성 없는 황교안 체제가 불법적으로 강행할 순 없다”며 “모두 철수하고 원상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당국이 조직적으로 사드 배치 절차를 진행하는 데에 따른 국회의 역할도 중요해진 상황에서 야3당도 입장을 내고 기습 사드 배치를 규탄하고 나섰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공보단장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의 의사와 절차를 무시한 사드 반입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제라도 절차를 무시한 이동 배치를 중단하고 차기 정부에서 공론화와 국민적 합의, 그리고 한미 양국의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국민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도 “환경영향평가 실시도 하기 전에 한밤 중 기습 배치라니 유감”이라며 “특히 사드 장비 반입 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대와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추혜선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 또한 “간밤에 기습적인 사드 장비 반입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배치 철회를 요구한다”며 “정의당은 성주 주민들과 연대해 사드 배치를 막기 위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사회계 등은 정당들이 ‘몇 줄짜리 논평’이 아닌 보다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진걸 공동대변인은 “대선 후보와 각 정당들은 좀 더 적극적으로 이번 조치의 부당함을 규탄하고 원상 복귀를 촉구해달라”며 “일부 후보들의 성명 등으론 부족하니 정당이 강력히 항의하고 성주로 달려가 달라”고 말했다.

민변 사무총장인 강문대 변호사는 “한반도는 안보의 씨름장도, 핵 경연장도 아니다”라면서 “국회는 지금이라도 빨리 이것이 국회 동의 권한 내에 있는 일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이 절차를 중단하는 결의안 내달라”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대선 후보들은 상황이 절박한 만큼 나중에 하겠다는 말이 아닌,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 국방부 공무원들에게 단호한 신호 보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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