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후보 2차 TV토론,
    복지와 증세, 이념 문제로 공방
        2017년 04월 20일 01: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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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더불어민주당·홍준표 자유한국당·안철수 국민의당·유승민 바른정당·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19일 KBS가 주최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복지와 증세 그리고 이념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심상정-유승민,
    문재인의 ‘증세 없는 복지’ 강력 비판

    심상정 후보는 이날 오후 10시부터 시작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민주당은 지난 10년간 새누리당 정권을 향해 ‘복지 공약 후퇴는 대국민 사기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비판했는데, 문재인 후보 복지 공약에 증세 계획이 전혀 안 나오고 있다”며 “지난 선거에서 13조 7000억 정도 증세계획이 포함돼 있었는데, 지금은 그것도 없다.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를 따라가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문 후보는 “제가 증세 정책 말하지 않았나”라며, 앞서 “고소득자와 자본 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 과표 500억 원 이상 기업에 대한 명목세율 강화로 증세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한 점을 언급했다.

    심 후보는 “구체적 재원 마련대책을 발표 안 했다”고 재차 반박했다.

    유승민 후보 또한 문 후보에게 “국민연금 소득 대체율을 40%에서 50%로 올리자고 했는데, 무슨 돈으로 올리나”라고 질문하며 “출산율과 가입자를 늘리겠다고 하는 것은 답이 되지 않는다”고 전제했다.

    이에 문 후보는 “어느 정도 기간에 어떤 비율로 올리느냐에 따라 재원 대책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만 잘하면 국민연금 보험료 증가 없이 충분히 가능한 방안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 후보의 ‘복지공약’이 후퇴한 점도 지적하고 나섰다.

    심 후보는 “문 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10대 공약을, 그것도 제출시한이 한참 지나서 다시 수정했고, 그 과정에서 복지공약이 대폭 후퇴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그 공약들은 이제서야 처음 발표한 것이다. 바뀐 게 없다”고 답했다.

    이에 심 후보는 “제가 다 검토하고 왔다. 10대 공약 제출하게 됐는데, 주말 사이에 문 후보 공약이 대폭 후퇴했다. 알고 있나. 직접 결정했나. 복지공약 뿐 아니라 공약 전반이 후퇴했는데 문 후보가 결정했나”라고 추궁했다.

    문 후보가 “정책을 만들어 가는 과정인데 삭감했다고 말하면 어떻게 하나”라고 반박하자, 심상정 후보는 “문 후보는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지난 5년간 준비하셨는데 지금 또 수정하면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설거지 발언 사과한 홍준표
    ‘대북송금’ 등 사상검증 수준의 색깔론 공세도 나오자…
    심상정 “그만 좀 우려먹어라. 무능해 보인다” 일축

    이날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는 ‘설거지는 여자가 할 일’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다른 후보들에게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았다. 홍 후보는 결국 “세 보이려고 한 말”이라며 사과했다.

    안철수 후보가 홍 후보의 이른바 ‘설거지’ 발언을 언급하며 “너무나 심한 여성 비하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홍 후보는 “내가 ‘스트롱맨’이라고 그래서 세게 한 번 보이려고 그런 것”이라며 “실제론 집에 가면 설거지 다 한다”며 웃음으로 무마하려 하자, 심 후보는 “웃어 넘길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 후보는 “여성을 종으로 보지 않으면 그런 말을 할 수 없다. 대한민국 모든 딸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으나, 홍 후보는 “그것을 사과하라고 그러면 어떡하나. 센 척하려고 한 번 해본 소리”라며 거부했다.

    여기에 유 후보도 거들며 “빨래 안 하고 설거지 안 하고 밥솥 열 줄 모르는 게 스트롱맨인가”라고 반문했고, 다시 심상정 후보가 “기회를 드릴 테니 사과하시죠”라고 요구했다.

    결국 홍 후보는 “말이 잘못됐다면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도지사 시절 일방적으로 무상급식을 중단해버린 것을 두고도 다른 후보들의 비판을 받았다.

    우선 문 후보가 “무상급식은 왜 중단했나”라고 포문을 열자 홍 후보는 “전교조 교육감이 감사를 안 받으려고 해서 그랬다”고 답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전교조 교육감이) 감사를 받으면 무상급식 찬성하는 건가”라고 물었고, 홍 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가리키며 “주적은 저기라니까. 하는 짓이 이정희(전 통합진보당 대표) 같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에 화제를 돌리는 동시에, 보수 후보인 유 후보에 대한 보수층의 반감을 불러오려는 전략으로 역공을 펼친 셈이다.

    이에 심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 “‘스트롱맨’이 아니라 ‘나일롱맨”이라며 “공짜 밥 논란으로 밥그릇 다 뺏으셨잖나”라고 비판했다.

    이날도 빠짐없이 보수 후보들이 주로 하는 사상검증 수준의 색깔론 공세가 이어졌다.

    유 후보는 문 후보에게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냐”고 물었다. 문 후보는 “강요하지 마라. 유 후보도 대통령이 되면 남북 간 문제를 풀어가야 될 입장”이라며 “필요할 때는 남북정상회담도 필요하다. 국방부가 할 일이지,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니다”고 답했다.

    이에 유 후보는 “정부 공식 문서인 국방백서에 북한이 주적이라고 나오는데 국군통수권자가 주적이라고 말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몰아 붙였고, 문 후보는 “내 생각은 그러하다. 대통령이 될 사람이 할 발언이 아니라고 본다”고 일축했다.

    홍 후보는 김대중 정부 시절 대북송금 문제를 또 언급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던 심상정 후보는 “대북송금이 몇 년 지난 얘기냐. 매 선거 때마다 아직도 우려먹나. 국민들이 실망한다”며 “앞으로 대통령 되고 뭘 할지 물어봐야지 선거 때마다 대북송금 재탕 삼탕하면 그게 무능한 것이지 뭐냐”며 논쟁을 정리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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