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진보당 천호선 최고위원 인터뷰②
    "대중적 진보정당 향한 꿈은 유효"
        2012년 08월 17일 10:1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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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호선 최고위원 인터뷰 첫번째 분에 이어서 뒤 부분을 게재한다. 두번째는 주로 대선과 관련된 논의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형식은 인터뷰였지만 대담의 성격이 많은 인터뷰였다. 여전히 참여계와 전통적 진보세력 간에 존재하는 차이를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차이는 어디서나 존재하는 것이다. 그 차이를 줄여내고 공존할 가능성 아니면 차이가 넓어지고 대립할 가능성, 그것을 만들어가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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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종권 : 가장 핵심적인 질문으로 들어가보자. <레디앙>은 지난 기사에서 구당권파와 신당권파가 대선 방침이나 연립정권에 대한 방침에서는 차이가 없다는 점을 짚은 바 있다.

    갈등관계에 있지만 두 세력 모두 결국 민주당(혹은 안철수)을 파트너로 삼아 권력교체를 하고 연립정부에 참여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신당권파가 구당권파에 비해 우위에 설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상대적으로 구당권파에 비해 합리적인 진보세력이라는 이미지 외에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조직적으로 정리된 것은 아니겠지만 혁신그룹 대선방침의 기본 골격은 무엇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천호선 : 진보정치 혁신모임은 8월 말이나 9월초에 혁신 재창당 혹은 통합진보당 바깥에서 신당을 창당할 건지를 결정하게 된다. 강기갑 대표의 진의는 이미 파괴되어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집을, 뼈대를 철거하고 새 집을 짓자는 것인데 8월말 또는 9월중으로 그 시기를 잡은 것은 대선 때문이다.

    정종권 : 그래서 새롭게 만들 신당은 대선용 프로젝트 정당 아니냐? 는 말도 나오는 것 같다.

    천호선 : 참여계는 대선에 관심 없다. (참여계 개인들의 선택이라면) 그냥 문재인 후보를 찍으면 된다. 신당을 만드는 것에 대해 가볍게 접근하지 않는다. 우리는 대선에 있어서는 준비된 만큼 참여한다는 판단이다.

    대선 전 창당을 목표로 하지면 창당 주체의 준비 정도, 국민과 지지자의 여론 등에 따라 대선 전에 창당을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대선 전 창당을 목표로 한다는 것은 당연히 독자적인 대선 후보를 낸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그것 또한 준비정도와 여론 등을 보면서 결정해야 하고, 상황에 따라 후보를 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정종권 : 대선 후보를 내느냐 마느냐의 문제도 있겠지만, 노회찬 심상정, 유시민 전 대표 등 혁신모임의 대표적 인사들과 구당권파들의 공통된 입장은 이번 대선에서 야권연대를 하여 정권교체를 하고 연립정부를 하자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부분에서는 구당권파와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야권연대도 그렇지만 연립정부 혹은 권력 참여라는 말로도 표현하는데, 그것은 정치적으로 예민한 문제인 것 같다. 예를 들어 진보신당의 경우에도 지난 총선에서 조건과 가치라는 기준을 강조했지만 야권연대의 필요성과 의미에 대해서는 부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정권교체 이후의 진보세력의 권력참여에 대해서는 비판적으로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생각인가?

    천호선 : 혁신모임에서 연립정부를 의제로 삼아 표현한 적은 없다. 진보신당 일각에서 연립정부를 못하겠다는 입장은 일면 이해가 가면서도 또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다.

    야권연대라는 것은 실질적으로 연립정부를 배제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이야기할 처지는 아니다. 혁신계는 야권연대에 참여할 수 있다면 참여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개념적으로 야권연대라는 말 안에 연립정부는 포괄되는 개념이기에 연립정부를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 구체적으로 연립정부를 하자는 입장을 갖고 내부에서 토론한 적은 없다.

    정종권 : 구당권파들이 3파통합을 하면서 통합진보당을 출범시킬 때에도 민주당과 연합을 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파워을 갖고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몸불리기를 해야 하고 그래서 3파통합을 강하게 밀어부친 것이다.

    유시민 전 대표도 3파 통합을 전후한 시기에 통합의 목표로 진보통합, 야권연대, 정권교체와 연립정부 이 세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개념적으로 야권연대는 연립정부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야권연대와 연립정부는 그 실천적 함의가 상당히 다른 것 같다.

    천호선 : 거꾸로 진보신당 등에서 연립정부에 대한 시각을 야권연대 등의 문제와는 절대적으로 분리시켜서 바라보는 문제도 있다고 본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야권연대를 통해 지방정부 차원에서 각종 협의회나 위원회를 만들고 참여하지 않았나?

    지방정부 차원에서 연립정부라는 말은 사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야권연대를 하면서, 권력을 획득한 이후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하는 것은 오히려 무책임하다고 볼 수 있다. 같이 연대한다는 것은 같이 참여하고 같이 책임지겠다는 의미가 더 크다는 생각이다.

    정종권 : 하지만 2010년 지방선거를 한번 돌아보자. 전국적으로 광역시도와 기초단체에서 수많은 야권 단체장들이 당선되었지만 그곳 중에서 공동정부(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야권의 핵심구호였다)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가 있느냐? 거의 없다.

    김두관씨가 무소속으로 당선되었던 경상남도에서 민주노동당 소속의 강병기 경남도 정무부지사 정도를 임명한 것 정도가 거의 유일한 것 아닌가? 그 경남의 사례도 공동정부라고 평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천호선 : 그래서 과연 민주당이나 야권세력이 공동정부에 대해 얼마나 의지가 있었느냐 라고 평가해볼 수 있다. 공동정부의 핵심은 권력의 집행에 참여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간의 지방 공동정부(기초자치단체)라면 조례 몇 개 같이 만들고 단체장 비서실에 들어가는 거 말고는 없었다.

    은평 사례를 보면 민주당 은평구청장이 거의 유일하게 임명권을 가지고 있는 기구 중의 하나인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 창조한국당의 구청장 후보를 임명했다. 그 정도면 굉장히 좋은 사례인데, 이것도 은평구청장의 개인적 결단 성격이 크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그 이상의 수준으로 공동의 권력 참여 구조를 만들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정종권 : 기초단체와는 달리 광역단체 차원에서 작년 야권연대 후보로 당선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케이스를 보면 야권연대와 공동정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박원순 시장이 당시 야권연대를 통해 당선되었지만 박원순 시장이 무소속일 때나 민주당으로 입당했을 때나 서울시가 야권의 공동정부라는 인식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가치나 조건 등을 고려하여 야권이 선거연대를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곧 권력이나 정부에 참여해야한다고 규정하는 것은 동의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에 대한 생각은?

    천호선 : 박원순 시장 경우는 대단히 논쟁적인 케이스이다. 지자체가 가진 한계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공동정부나 연립정권의 모범 사례라는 것은 아직 없는 것 같다. 유사하다고 한다면 중앙정부의 경우 97년 우리가 보았던 사례는 DJP 연합 정도가 될 것 같다.

    정종권 : 한국정치의 역사에서 그나마 공동정부에 가까웠던 케이스가 DJP연합이었던 것은 맞다. 그러나 그것도 연합이나 공동정부라고 하기에는 힘의 균형이 너무 한쪽으로, DJ와 민주당쪽으로 쏠려 있었다.

    단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서 그런 공동정부의 경험을 통해 소수정당이었던 자민련이 성장 발전한 것이 아니라 결국 몰락과 해체의 길을 걸었다는 점도 반면교사로 봐야 할 것 같다.

    천호선 : 함께 책임질 각오를 해야 한다고 본다. 정책만 연대하고 뒤에서 잘하는지 안하는지 지켜보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권력을 잡으려는 정당으로서 옳은 태도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연립정부를 하기 위해서는 내각제가 필요하며, 그래서 내각제라는 제도가 들어선 이후에 연립정부를 해야 한다고 마냥 기다릴 수 없는 것 아닌가?

    물론 권력 장악과 참여와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등대정당’을 지향한다고 하면 달라진다. 등대정당의 성격을 지향하는 세력이나 정당이 연립정부를 비판하거나 정부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설득력도 있고 그 의견을 존중해야 하지만, 등대정당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 장악을 지향한다면 정부 참여를 배제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종권 : ‘등대정당’에 대한 개념이 지나치게 협소한 것 같다. 권력 참여나 연립정부에 비판적인 정치세력이 곧 등대정당론자들은 아니다.

    진보정당의 성장과 집권의 길을 갈 때 민주당 등 다른 세력과의 공동권력 아니 현실적으로는 민주당 중심의 정권에 일부 지분을 갖고 참여하는 것이 진보정당의 집권정당화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과 권력 장악을 목표로 하지 않는 영향력의 정치를 목표로 하는 등대정당론과는 결이 많이 다른 것 같다.

    하여튼 그 문제는 별개로 하고, 다른 질문을 하겠다. 혁신 재창당이 불가능할 경우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는 길로 간다고 했는데, 이 때의 주체들은 통합진보당의 혁신모임인가?

    아니면 혁신모임을 포함해서 통합진보당 외부의 정치세력이나 노동계 전체를 고민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듣고 싶다.

    천호선 : 당연히 혁신 3주체로만 창당하자는 것은 전혀 아니다. 다만 딜레마가 있다. 우선 노동의 문제이다. 개별 노동계 인사들이 참여할 것이라고는 믿지만 민주노총에서 조직 의결로 지지 방침을 철회한 마당에 산별연맹 등 조직적 차원에서 새로운 정당을 지지하기는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 또 우리가 아직 구체적으로 방안이나 제안을 한 것도 없고,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한다.

    두번째는 연립정부와 관련된 얘기이다. 소위 등대정당의 기조만 갖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권력을 지향하고 참여하고 그리고 함께 책임지는 범위 내에서 가야지 자신들의 이념과 정책을 한 치도 타협할 수 없다는 사람들과 같이 하게 된다면 서로 불행해지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

    저는 진보신당, 녹색당 모두와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함께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당이 되어야하지, 등대정당의 경향만 갖고 있으면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그분들과도 대화하고 확인해보고 싶다.

    마지막 문제는 다른 세력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나아가려면 기존 정파 관계로부터 자유로운 개인과 세력이 많이 들어와야 하는데 오히려 이번에 탈당한 사람들을 보면 바로 이런 사람들, 정파 없이 중간에 참여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통합진보당 내에서는 그런 사람들과 함게 할 기회가 차단됐다.

    당 내 패권주의를 타파하려면 정파로 수렴되지 않는 다양한 개별 가치의 비중이 커지고, 그런 것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만 자연스럽게 패권세력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종권: 천호선 최고가 말한 대로 통합진보당 내에 있던 사람들도 나가는 마당에 노동자들이나 진보적 유권자들. 진보에 우호적인 대중들과 함께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가자는 열정을 되살리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통합진보당 내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고 새롭게 출발하더라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일정한 가치와 기준을 가지고 가능한 진보정치의 다수 세력이 모여서 합리적인 토론과 논의를 거치면서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노동이 중요한 것은 노동조합운동의 간부가 아니라 지난 15년간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진보정당을 지지해왔다가, 어떤 의미에서는 배신을 당하고 마음에 상처를 입은 평범한 노동자들, 민주노조운동의 조합원들의 신뢰를 어떻게 다시 회복할 것인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진보정당 운동의 지지 기반이고 계급적 지반이기 때문이다.

    또 한축에서는 정치적 지향에서는 하나도 획일화되지 않고 다양한 지향과 스펙트럼을 보일 수는 있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최소한의 진보정당의 지향과 가치와 정책에 대한 컨센서스는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정치적 이견을 조정하고 조율할 수 있는 집단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등대정당에 대한 이해와 시각에서는 저와 조금 다른 것 같다. 권력 참여 여부는 진보정당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되느냐 아니냐로 판단해야지, 권력 참여를 당연한 것인냥 생각하는 것은 좀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욱이 권력의 다수 세력이 아닌 소수의 지분을 갖는 권력 참여가 어떤 도움이 되는지 논의도 안되어 있다.

    예를 들어 진보정당의 성원이 노동부장관을 한다고 하더라도 경제정책과 관련된 핵심 부서는 다수 세력이 차지할 것이고,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실업을 양산할 수밖에 없는 경제정책, 재정정책, 교육정책 등 노동부 이외의 다른 부처에서 일상적으로 반노동자적 정책이 진행된다면 그것이 노동자의 지위 향상과 진보정당의 성장에는 아무런 도움도 안된다는 생각이다.

    노무현 정권이 일정하게 일부 영역에서는 진보적이거나 개혁적인 정책과 제도의 변화가 있었지만 경제정책이나 사람들의 고용, 교육, 의료 등 삶과 직결되는 정책에서는 신자유주의에 의해 지배당했던 것이라고 사람들이 비판하는 것과 맥락이 유사하다고 보여지는 것이다.

    말이 길었다. 마지막으로 레디앙의 독자들이나 진보정치에 대해 우호적이거나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천호선: 13일 혁신모임 보고대회를 할 때 ‘멈출 수 없는 꿈, 대중적 진보정당’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시대에 부응하는 현대적인 진보정당을 만들고자 한다.

    통합은 그러한 정당을 만드는 시작에 불과했는데, 시작하자마자 좌절되었다. 대중적 진보정당을 향한 꿈과 지향은 변함이 없지만 통합진보당으로서 그 실험은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고,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다. 주저않을 것이냐, 앞으로 나갈 것이냐를 두고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과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내부의 혁신 주체만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주체들를 확대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 다양한 개인들, 집단들이 모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당을 만들겠다. 그래서 진보적 가치에 공감하고,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바라만 보지 않고 그 길을 개척하고 만들어가는데 함께 해주길 기대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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