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필귀정"
박근혜, 서울구치소 구속 수감
퇴진행동 “박근혜 구속은 철저한 수사 첫단추일 뿐”
    2017년 03월 31일 11:4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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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에 달하는 혐의를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구속 수감됐다. 헌정사상 첫 대통령직 파면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 됐다.

강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 전담 판사는 이날 오전 3시 “주요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오전 4시 30분경 경기도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로 호송됐다.

앞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권한을 남용해 최순실 씨등 공범과 사익 추구를 하려 했고 공범 다수가 구속된 만큼 구속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관계까지 부인으로 일관하는 등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도 구속영장 청구서에 기재됐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은 삼성이 낸 돈은 미르·K스포츠재단과 최순실 모녀에게 갔을 뿐 자신은 어떤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검찰은 내달 19일까지 최장 20일간 박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기소를 앞두고 보강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박 전 대통령 구속, 사필귀정
“부끄럽지만 민심과 역사의 순리”
바른정당 “불구속 바랐는데…” 자유한국당 “안타깝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데에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법과 원칙의 엄정함을 기준으로 할 때 당연한 결론”이라며 “그동안의 수사 상황과 법의 형평성, 범죄의 중대성으로 보아도 구속 결정은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고 밝혔다.

김경진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은 헌법과 형사소송법 원칙에 따라 당연하다”며 “법치주의의 실현을 위해 부득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비극이지만 사필귀정”이라며 “이 모든 상황은 박근혜 전 대통령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에 대해 “중대한 범죄 혐의에도 일국의 대통령이 끝까지 범부보다 못한 처신을 보였다”고도 비판하며 “부끄럽지만 민심과 역사의 순리”라고 지적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은 긴급 논평을 내고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며 오직 법과 원칙에 입각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도 “더 이상의 국론 분열을 예방하고 국론 통합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불구속 기소와 불구속 재판에 대한 여지는 없었는지 아쉬움이 상존하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두 줄짜리 짧은 서면 브리핑으로 자신들이 만든 박 전 대통령의 구속에 대한 입장을 대신했다. 정준길 대변인은 “참으로 안타깝다”며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는 가슴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법원에 불구속 기소 청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대선주자들 “정의와 상식이 숨 쉬는 대한민국으로 가는 첫 걸음”

각 당 대선주자들도 즉각 입장을 발표했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측 수석대변인인 박광온 의원은 논평을 내고 “법과 원칙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며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은) 무너진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성남시장 측 대변인인 제윤경 의원도 논평에서 “법과 원칙에 입각한 상식적인 범의 심각”이라며 “적폐청산 대장정의 시작이며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안희정 측 강훈식 대변인 또한 “법과 정의의 원칙,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낡은 정치와의 단절의 시작”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 측 또한 이승훈 부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가 실현됐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대선후보인 심상정 상임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구속은 국민을 배신한 것도 모자라 마지막 도리마저 거부한 데 따른 자업자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은) 상식과 정의가 살아 숨 쉬는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겪어야 할 진통”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대선후보인 유승민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불구속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유 의원은 “민주주의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도 껴안고 가는 제도”라며 “태극기와 촛불로 갈라진 국론분열을 막기 위해 불구속 수사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지만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이어 “이제는 더 이상의 분열과 갈등을 막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들은 박 전 대통령을 “용서해달라”, “법치주의가 무너졌다”며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타깝지만 박근혜 시대는 이제 끝났다”며 “이제 우리 국민들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용서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진태 의원 또한 페이스북에 “법치주의의 조종(弔鐘)이 울린 날”이라며 “벼랑 끝에 내몰린 이 나라는 어디로 갈 것인가. 하늘이 무너져도 이제부턴 살아있는 사람들의 몫”이라는 글을 남겼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어 헌재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를 내리고 법원이 구속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엔 촛불시민들의 힘이 상당했다.

박 전 대통령 구속까지 광장을 이끌어온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도 박 전 대통령의 구속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퇴진행동은 논평에서 “박근혜의 구속은 철저한 수사의 첫단추일 뿐”이라며 “박근혜 범죄정권 하에서 희생된 수많은 이들 앞에서 박근혜의 모든 범죄행위들을 낱낱이 밝히고 엄중한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난생처음 경험하는 평등한 감옥생활은 그 자체가 훌륭한 스승이 될 것”이라는 한상균 위원장의 말을 전했다. 한 위원장은 노동개악 등에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정책에 항의하는 집회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1년 4개월째 수감 중이다.

민주노총은 “검찰과 법원은 박근혜 구속으로 성난 국민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다는 생각이라면 버리라”며 “이재용을 제외한 최태원, 정몽구, 신동빈 등 재벌총수들의 뇌물수수도 예외 없이 처벌해야 하며, 권력사유화, 국정농단의 정점에 서있는 우병우도 반드시 구속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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