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천호선 최고위원 인터뷰①
"참여계는 진보의 주도 아닌 보조세력"
    2012년 08월 16일 01: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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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5일 오전 서울역 인근에서 천호선 통합진보당 최고위원과 대화를 나누었다. 전통적인 진보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 등의 세력과 지지자들에게 참여당계의 고민과 생각은 많이 알려진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참여당계는 2011년 통합진보당의 출범을 전후하여 그리고 최근에는 통합진보당의 내분과 신당 관련 움직임에서 가장 중요한 집단 중의 하나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레디앙>은 유시민 전 대표와 더불어 통합진보당 내의 참여당계의 대표적 인물인 천호선 최고위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예민한 쟁점들을 둘러가지 않고 바로 질문했고 천 최고위원도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인터뷰를 두번에 나누어 게재한다. 정리는 장여진 기자가 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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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권 : 통합진보당을 둘러싼 현재의 상황은 분당이나 분리 직전 상태, 혹은 통합진보당의 파탄이라고 보여진다. 현재의 상황과 국면을 어떻게 보는가?

 천호선 : 패권세력과의 결별이라고 볼 수 있다. 대중적 진보정당을 만들겠다고 3주체가 통합했다. 그런데 통합을 통해 대중적 진보정당을 이제 시작해야 하는데 이 사단이 나게 된 것이다. 따라서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패권세력과의 결별이 전제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조직적 결별이 아니라 패권세력들도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혁신 지도부를 구성해서 바꿔보려고 나름대로 노력했으나 실제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된 상태이다.

구당권파나 외부에서는 현 국면을 분당이나 탈당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강기갑 대표의 입장은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가는 혁신 재창당이 아직 유효하다는 것이다.

패권세력(구당권파)에게 나가라고 할 수 없는 거고 강대표 표현대로라면 이들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백의종군을 한다면 혁신 재창당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이지만 그래도 일말의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혁신 재창당이 되지 않는다면 조직적 분당 내지 탈당으로 이어지겠지만. 그래서 현재로서는 혁신 재창당의 가능성은 낮지만, 분당을 전제로 놓고 혁신 재창당을 꼼수처럼 공학적으로 이용하는 게 아니라 혁신 재창당에 대한 전망을 진정성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분당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지만 분당의 외길로 가는 것이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종권 : 혁신 재창당의 조건으로 백의종군 등을 표현한 것은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자진 사퇴를 포함하고 있는 것인가?

천호선 : 제가 ‘진보정치혁신모임’을 대변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것 같다. 공식사과와 백의종군, 이 두가지이다.

경기도당에서 14일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소위 혁신그룹에 대한 비판에 상당히 많은 비중을 두다가 마지막 부분에서야 ‘우리도 잘못한 게 있지만…’이라는 표현들이 있더라. 이런 것을 반성이라고 볼 수는 없다. 공식 사과라는 것은 누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

백의종군한다는 것은 함께 하기 위해서라면 지금 당분간이라도 구당권파들은 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책임지는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이렇게만 된다면 저는 구당권파와 함께 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혁신 재창당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종권 : 그렇다 하더라도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자진 사퇴 이야기가 포함이 안될 수 없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천호선 : 그 문제를 일부러 먼저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워낙 그 부분이 많이 강조되었기 때문에 그것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 인터뷰에서 강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당연히 그런 조치들은 포함되어야 한다.

정종권 :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구당권파의 패권주의라고 규정하는지, 13일 혁신모임 수도권 보고대회에서 노회찬 의원이 51% 이상의 책임은 구당권파에게 있지만 혁신파에게도 이 사태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발언을 했다. 다들 인정하다시피 비례경선 부정은 모두 구당권파의 문제로 돌릴 문제는 아니라고 하지 않았는가?

천호선 통합진보당 최고위원(사진=장여진)

천호선 : 전반적인 일련의 과정에서 혁신그룹이 정치력을 잘 발휘했느냐 라고 한다면, 일정하게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 문제로 가자면, 비례경선 부정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처음부터 저나 참여계는 ‘이거는 특정 세력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라고 일관되게 얘기했다.

당시 당 게시판에서 비례대표 1,2등이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지만 우리는 선거 자체의 총체적 부실부정이기 때문에 누가 1등이고 2등이고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국민앞에 함께 통합진보당의 모든 세력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었다.

또한 특정 세력이 잘못했다, 책임져야 한다며 특정 세력을 언급하거나 겨냥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저는 이 사태가 불거지게 된 총선 이후에 라디오 인터뷰 등를 통해 ‘당권파가 당의 혁신을 주도해달라’라고 여러 차례 주문했다.

이석기 의원이 유시민 전 대표를 만나 당 대표를 맡아달라고 해서 유 전 대표가 거절한 것이 기사화된 적이 있는데, 당시 거절의 이유가 ‘얼굴 마담하기 싫다’ 이런 문제가 아니었다. 거절의 핵심은 ‘당신들이 책임지고 수습하고 혁신해라’는 것이 핵심 메시지였다.

4.11 총선 끝나고 우리는 당을 이끌 사람이 구당권파라고 생각했다. 당 대표도 이정희 전 대표가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에야 다 얘기하는 것이지만 이정희 전 대표가 관악을 문자메시지 부정 문제와 관련되었을 때 제가 은평을에서 이 전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저도 후보를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렇게 제기했던 이유는 제 선거가 어렵거나 관악을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었다.

이정희 전 대표가 문자 사태를 무시하고 당선되었다 하더라도 이후 당 대표로서 당을 이끌어갈 리더십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오히려 관악을 후보를 사퇴한다면 의원이 아니더라도 이정희의 리더십과 역할을 살아있을 것이라고 봤고 그것이 중요하다고 봤던 것이다.

현재까지 이르게 된 상황이 혁신파나 참여계가 마치 어떠한 기획과 의도를 가지고 특정세력을 공격해서 벌어지게 된 것이라고 구당권파가 오해하고 있고, 또 그렇게 선전하고 있지만, 우리는 통합진보당을 당분간 이끌어갈 세력이 우리 참여계가 아니라 그들이라고 일관되게 말해왔다.

정종권 : 말씀하신 것처럼 비례경선 문제는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으며 구당권파들만의 부도덕성으로 몰아갈 수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사태가 얽히고 구당권파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일이 커지게 된 것같다.

그런 맥락에서 민노당, 참여당, 통합연대의 3파통합을 주도했던 구당권파 일각에서는 참여당과의 통합 추진에 대해 후회하고 반성한다는 말도 나오는 것 같다. 구당권파들의 후회는 현재를 정당화하기 위한 알리바이 성격이 강한 것 같기도 하지만,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급하게 추진되었던 3파통합에서 그 원인과 배경을 찾는 의견도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한 의견은?

천호선 : 지금 이 문제가 소위 민노당와 참여계 등 세력들의 정치노선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서로간의 정치문화적 차이가 맞는 표현인 것 같기도 하지만 또 그렇게 말하면 문제를 너무 가볍게 표현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저는 이것을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한 원칙과 상식의 문제, 민주주의의 기초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나설 때인데 민주주의의 기초, 원칙과 상식 조차도 지키지 못한다면 그 어떤 이념과 노선을 경쟁와 대화 등의 문제도 제대로 투영시키고 해결해나가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정종권 : 원칙과 상식의 문제로 접근하는 이들과 이에 대립하는 측의 비상식과 무원칙의 문제들이 문제를 폭발시킨 계기인 점은 맞는 것 같다. 그래도 그 내부에는 노선과 이념적 지향의 문제도 있는 것 같다.

천호선 : 오히려 저는 노선 문제는 서로 상당히 근접할 수 있다고 본다. 국민참여당에 대한 오해도 있는데, 저는 세상을 좌우로만 구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상하도 있는 거고 동서남북도 있는 거다. 참여계는 굳이 좌우의 스펙트럼으로 구별하자면 사민주의부터 극히 소수지만 보수적 지향도 있다.

이를 평균적으로 이야기할 때 진보적 자유주의라고 이야기하는 것인데, 내부적으로는 그 안에 사민주의 지향도  있다. 그것을 아우르는 것으로 원칙과 상식을 살리자는 노무현의 정신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이다.

사회주의건 진보적 자유주의건 서구에서도 마찬가지만 실제 정치에서는 거의 수렴되는 경향이라고 본다. 정책적 차이가 큰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정치 사상이나 노선에서는 조금씩 달라도 서로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충돌 요소는 있지만 그것이 당을 깨는 요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종권 : 며칠전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주요 활동가들이 입장을 냈다. 그들의 입장을 보면 ‘참여계 주도의 개량이냐 노동 중심의 진보냐’라는 것을 판단 준거로 제시하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참여계의 의도와는 별개로 구당권파들이나 그 동조세력들은 참여계를 비운동권, 자유주의 세력, 개량 세력으로 규정하면서 분당과 신당 흐름을 그렇게 낙인찍으려고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당 내 이념적 스펙트럼이 다양하고 공존할 수 있지만 그래도 당의 중심 가치와 이념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 같다. 유시민 전 대표나 천호선 최고위원이 생각하는 당의 비전이나 전망은 자유주의 정당화인가? 아니면 무엇인가?

천호선 : 당연히 그렇지 않다. 참여당 출신들의 평균적 이념 성향을 규정한다면 진보적 자유주의라는 것이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사민주의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내부적으로는 참여계 내에서도 일정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아까 당을 구당권파가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유시민 전 대표 또한 통합진보당을 대표하고 주도하는 것은 전통적인 진보세력 혹은 노동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맡아야 한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었다. 일전에 참여계 당원들이 용산역에서 모여 논의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유시민 전 대표가 과감하게 ‘통합진보당에서 우리는 보조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새로운 진보정당에서는 우리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적 역할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참여계는 이 당을 주도하고 중심축 역할을 하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 당에 대한 두 가지 생각과 전망은 있다.

첫째, 진보적 가치에 동의하는 개인과 세력이라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정당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자주 민주 통일이라는 가치, 진보신당이 내걸고 있는 평등, 평화, 생태, 연대 등의 가치 어느 것 하나 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여기에 참여당이 굳이 덧붙일 가치는 없다. 다만 정의와 참여 같은 좀 더 확장된 가치를 포함해야 한다는 생각 정도는 갖고 있다.

진보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고 또 시대에 맞게 확장되어야 하고, 현대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현대적 진보정당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진보의 가치가 확대되고 재구성되고 그것이 정책으로 생산되어야 한다는 문제 의식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노동 중심성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노동 중심성이라는 것이 지금 같은 정규직 중심, 민주노총 중심, 노조의 간부 중심으로 이해되는 노동 중심성은 한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지지할 수 있는 정당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진정한 노동 중심성이 담보되는 정당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당과 노조의 관계, 배타적지지 문제 등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재정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종권 : 자유주의와 사민주의 사회주의의 차이에는 사회구조에 대한 개혁과 변혁의 프로그램을 갖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자유주의가 갖고 있는 장점들, 개인의 자유, 창의성, 문화적 자유로움 등은 충분히 존중할 수 있지만 자유주의는 사회구조, 특히 경제구조를 바꾸기 위한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인 것 같다.

최근 사민주의가 자유주의화되면서 영국 블레어와 독일 슈뢰더 같은 노선을 사회자유주의라고 표현하기도 하는 이유가 바로 그 점에 있다. 경제를 포함한 사회구조에 대한 변혁, 자본주의와 시장에 대한 통제와 규율 등의 문제가 누락되는 것이다.

그래서 자유주의의 장점과 수렴해야 할 지점도 있지만, 국민참여당이 진보세력인가, 참여계의 자유주의 지향이 상당히 포함되는 3파 통합정당(통합진보당의 출범)이 과연 진보정당인가 라는 것이 예민한 쟁점이 되었던 것 같다.

천호선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은 보수의 시대에 진보적 대통령이 됐다고. 당시 일본과 미국 등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라는 흐름도 세계적 경향이었고 주요 국가에서도 보수정당이 집권하고 있었다. 진보가 타협하는 문제가 보수적 경향이 강화된 시대적 흐름에서 진보가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사민주의가 도전하는 과제는 결국에는 오른쪽에 있는 정당들로 하여금 무상급식 같은 의제를 수용하게 만들어내는 것이다. 한 개인의 사상이나 노선에 대한 정통성 논쟁 같은 것에는 회의적이다. 누가 더 또는 덜 유연하냐, 누가 더 옳은 것이냐 라는 문제를 넘어서야 한다고 본다. 모든 정치는 좌우로만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노무현 정권 시절의 정책적 각론을 보면 진보적인 것도 있었지만 크게 보면 신자유주의에 대한 타협이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그렇다고 노무현 정권을 신자유주의 정권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정종권 : 구당권파의 공조 경향이라고 보여지는 부산/울산/경남 활동가들의 분당과 신당 반대 성명서에 참여계의 대표적 인사 중 한명인 고창권 부산시당 위원장 이름이 올라가 있다.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인가?

천호선 : 그건 가장 참여당스러운 모습(일사분란하거나 조직적으로 획일화된 모습이 아니라는 뜻으로 이해된다-편집자)이라고 생각한다.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혁신계가 당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당원들을 충족시킬만한 비전과 전망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과 연관된다.

예를 들면 애초에 새로나기특위 보고서 등에서 생각했던 것은 북한 문제나 재벌 정책 등과 관련하여 여러 진보적 쟁점들에 대해 진지하고 현실적으로 논의를 하고, 진보의 비젼과 전망을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특정한 입장을 전제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당의 새로운 비젼을 당원과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그러한 혁신을 위한 출발점이자 전제였던 것이 부정되고 막혀버린 것이다. 이석기 김재연 의원 문제에서부터 첫 단추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얽혀버린 것이다.

고 위원장의 고민은 그런 점에 있는 것 같다. 당 혁신의 변화와 전망을 이석기 김재연 문제에 갇히지 말고, 제대로 해보자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그 문제에 동의하지만, 그것이 출발도 하지 못하는 지점, 원인 등에 대해서는 강조점이 다른 것 같다.

둘째는 고창권 위원장이 패권주의 문제를 안 겪어봐서 그렇다는 생각도 한다. 부산에는 패권주의 세력이 없다. 여러 세력이 서로 다투고 갈등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민노당 세력을 대표하는 것은 거의 한 세력뿐이다. 그리고 3파통합을 하면서 비교적 서로 모나지 않게 잘 돌아간다. 그래서 패권주의가 무엇인지 잘 정의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정종권 : 13일 혁신모임 보고대회에서 유시민 전 대표가 자신은 10년 동안 자유주의정당을 3당으로 만들려고 했으나 실패했고, 원인은 구체적 지지 기반 없이 거대 양당의 흐름을 깨트리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통합진보당에 함께 하였고, 노동의 지지 기반이 새로운 진보적 대중정당을 만들어가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그에 앞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보면 유 전 대표는 민주노총이 민주통합당과 결합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민주당 왼쪽 방 역할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고 긍정적으로 본다는 얘기도 한 바 있다.

이런 발언을 종합하면 유 전 대표에게 노동이라는 문제는 당의 계급적 성격이나 당의 지향점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득표 기반’의 문제로 실용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구심이 생겼다. 노동 중심성의 문제를 득표율의 문제로 보는 것이고 당의 가치, 노동정치의 문제, 당의 계급적 기반의 문제와는 다르게 사고한다는 느낌이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천호선 : 가끔 그런 일이 있는데 유 전 대표가 지나치게 성실하게 답변해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데, 이번도 비슷하다고 본다. 유 전 대표가 노동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실용적으로 노동계의 표를 목표로 한 것은 아니다.

모든 진보정당의 역사에서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진보정당은 노동운동에 기반하였고 노동운동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였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고, 노동이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는 의미였다.

물론 노동운동의 전략적 입장과 계획은 처지와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가 있다. 양당제, 다당제 등에서 일반론적으로 노동운동의 전략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상황과 처지에 따라 노동운동의 전략적 스탠스는 달라질 수 있다는 정도의 언급이다. 그리고 실제로 민주노총이 민주당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과연 누가 있겠는가? 없다. 유 전 대표의 말은 이론적 의미에서 성실히 답변한 것 일뿐 그러한 실용적 의도를 담고 한 발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종권 : 사실 민주노총이 민주당 지지 입장을 밝힐 가능성은 낮지만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 15년 동안 민주노총은 독자적 진보정당 건설과 지지에 올인했다가 이번에 그 한 순환을 종결했다. 개별적으로 정책을 매개로 사안별로 특정정당에 대한 지지 여부를 정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유 전 대표의 발언에서 제3당으로서의 독자적인 진보정당 활동을 지속적이고 전략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해할 여지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과도한 생각이고 오해인가?

천호선 : 아마도 민주노총이 정책적으로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당이 민주당 밖에 없다고 판단되면 민주당에 갈 것이다. 하지만 그 상황과 시기는 진보정당이 현실적으로 실패했다는 점, 다당제라는 정치지형이 무너지고 실제적인 양당제가 실현되는 상황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의 민주노총과 노동운동의 선택과 판단은 존중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지식인들의 정당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면 노동운동의 판단과 함께 가야 되는 것이다.

하지만 먼저 명확히 하고 싶은 것은 국민참여당과 그 당원들의 정서와 생각은 다른 누구보다는 반민주당적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친노 성향의 당 대표나 대선 후보가 민주당에서 만들어지더라도 협력 관계는 만들어지지만 민주당으로 가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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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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