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상한액 제한 없어야 예방효과 있어
    박주민, 무제한의 배상 책임 담은 법안 발의
        2017년 03월 21일 02:15 오후

    Print Friendly

    제2의 가습기 참사를 막기 위해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손해를 끼치는 등 불법행위를 한 기업 등의 손해배상에 제한을 두지 않는 징벌적 배상에 관한 법안이 발의됐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타인의 생명이나 신체에 손해를 입힌 자에 대해 상한 없는 징벌적 배상 책임을 인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징벌적 배상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국민의 생명, 신체에 피해를 준 불법행위의 피해자에게 충분한 배상과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같은 유사한 불법행위를 예방하고자 하는 것이 이 법안의 취지다.

    이 법안은 징벌적 손해배상액의 한도를 전보배상의 2배로 정하되, 고의나 중과실로 타인의 생명 또는 신체에 손해를 끼친 경우 무제한의 배상 책임을 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인지액은 심급별 2천만 원으로 상한을 제한했고, 동일한 불법행위에 여러 개의 배상 청구가 이뤄지는 경우 병합심리를 통해 효율적이고 일관된 재판을 하도록 규정했다.

    상한 없이 징벌적 배상책임을 인정하도록 하는 이번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피해자들에 대한 충분한 배상은 물론, 옥시와 같은 기업들이 이윤 추구를 위해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예방하는 효과까지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이다.

    현행 손해배상제도는 현실적으로 발생한 구체적 손해만을 전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 때문에 수많은 인명피해를 낸 가습기 살균제 참사 등의 피해자들에게 충분한 배상을 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에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또한 최대 3배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할 수 있도록 상한선을 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상한 없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입법청원한 참여연대는 당시 논평을 통해 “징벌적 배상제의 한도를 3배로 한정하겠다는 것은 옥시사태로 거세진 징벌적 배상제의 도입 여론을 수용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면서 배상 책임을 지게 될 기업, 단체들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었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2개의 징벌적 배상에 관한 법률이 심의 중이다. 두 법안 모두 배상금액을 3배까지 혹은 10배까지 상한선을 두는 방식이다.

    그러나 상한선을 두는 손배 제도는 징벌적 배상제도 취지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 정치권 일부와 시민사회계의 설명이다. 징벌배상액이 실제 손해의 몇 배 수준으로 예측 및 관리가 가능하면 불법행위의 예방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실제로 2016년 말까지 정부와 시민단체에 신고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 건수는 총 5341명, 이 가운데 1112명이 사망했다.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옥시래킷밴키저는 2010년~2011년까지 약 1조 8000억 원대의 매출을 냈지만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관련한 책임으로는 공정위가 부과한 5100만원의 부과금과 환경부에 100억 원 정도의 출연금을 낸 것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는 21일 논평을 내고 “기업의 불법행위는 ‘걸리지만 않으면’ 이익을 보게 될 때에 유인동기가 생길 것이며, 이때 실제 손해배상액을 지급하더라도 큰 이익이 돌아올 것을 계산한 데서 기인한다”며 “기업이 예상한 손배배상액을 초과하는 금액을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부과해야만 기업에게 이후의 동종의 잠재적 불법행위를 억제할 동기를 갖게 할 것이며 이로써 불법행위의 예방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주민 의원의 ‘징벌배상법안’ 발의를 환영한다”며 “법사위가 신속하게 논의해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법안의 발의에는 김영호·김정우·문미옥·박남춘·이철희·윤관석·박정·오제세·황희·유은혜·박경미·이해찬·김종인·노웅래 의원 등 14명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참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