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영입인사 또 논란,
김호기 삼성 직업병 보상위 위원
임자운 "삼성 보상위, 직업병 문제 해결 아닌 은폐 수단"
    2017년 03월 17일 07: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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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영입은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대선 후보가 지향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이 촛불광장의 요구와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앞서 문재인 후보의 측근인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반올림을 ‘전문시위꾼’이라고 폄하해 논란이 일었고, 문재인 캠프의 전윤철 공동선대위원장은 대기업 정규직 노조를 ‘귀족·악성노조’라고 비난해 더문캠에 포진한 반노동적 인사에 대한 우려가 잇따랐다.

이번에 더문캠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에 15일 영입된 김호기 교수는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해 싸워온 ‘반올림’의 반대를 무릅쓰고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발족한 보상위원회 위원 중 한 명이었다.

지난 2015년 7월 조정위원회가 발표한 ‘1000억원 규모의 공익재단 설립’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정권고안이 나오면서 삼성 직업병 문제가 일단락 정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삼성은 해당 조정권고안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후 자체적으로 보상위원회를 통한 보상절차를 강행했다.

반올림과 직업병 피해가족들은 “보상위원회 설립을 철회하라”는 취지의 공동성명을 냈다. 그러나 삼성은 반올림과 피해가족들이 동의하지도 않은 보상 절차를 밀어붙였다. 보상위원회를 통한 것이었다. 조정권고안은 무산됐다. 결과적으로 보상위원회가 삼성의 직업병 문제 은폐에 역할을 할 것이다. 반올림의 500여일의 노숙농성도 이 시점부터 시작됐다.

반올림 상임활동가인 임자운 변호사는 15일 페이스북에 “‘보상위원회’라는 것은 삼성이 조정절차를 파기하기 위한 방편으로 종국에는 삼성 직업병 문제의 해결이 아닌 은폐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 변호사는 “보상절차를 주도한 인물 중 한 명이 김호기 교수”라며 “보상위원 7명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상위원회가 제시한 보상내용도 문제가 있다. 임 변호사에 따르면, 보상위원회는 3개월여의 보상신청 ‘기한’을 공지해 피해자들 압박하거나 피해자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합의를 종용하기도 했다. 또 피해자가 보상신청을 하면 보상위원회 측이 직접 찾아가 합의금을 제시하고, 구체적 산정 내역을 물어도 “내부기준에 따른 것”이라거나 “이의를 제기해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임 변호사는 “보상위의 보상 기준과 ‘조정권고안’의 보상 기준도 많이 달랐지만, 보상위 측은 ‘조정권고안에 따른 보상’이라고 강조했다”며 “심지어 조정권고안에 따르면 보상대상이 되는 피해자에게 ‘조정권고안에 따라 배제된다’는 거짓말까지 했다”고 전했다.

피해가족들에게 제시된 합의금은 3000만원에서 2억 원 정도였는데, 특히 백혈병 사망자의 유족, 평생 치료가 필요한 피해 당사자에게 3~4000만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심지어 보상위는 ‘향후 치료비까지 보상한다’고 공지해놓고는 피해자에게는 ‘향후 치료비까지 모두 보상받으려면 소송을 제기하라’고 했다고 임 교수는 전했다.

보상위가 보상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은 더 심각하다. 임 변호사는 “피해자가 그 합의금이라도 받으려면 보상위가 작성한 합의서에 서명을 해야 했는데 그 내용 중 비밀 유지 조항(합의사실을 외부에 알릴 경우 합의금을 반환해야 한다)이 폭로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합의서(수령확인증)에는 일종의 권리 포기 조항이 들어가 있는데, 삼성은 피해자가 싸인한 합의서를 모두 수거해 갔고, 사진을 찍지도 못하게 했다”며 “결국 피해자들은 자신이 합의금을 받는 조건으로 무엇을 약속했는지조차 제대로 알 수 없게 됐다”고 했다.

문제는 삼성 직업병 문제 은폐를 도운 인사가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유력한 문재인 후보의 캠프에 영입됐다는 것이다. 더욱이 김 교수는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명칭의 기구에 속한다. 김 교수는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에서 문 후보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 등을 통해 마련된 정책 의견을 조정하는 등 구체적인 공약에 대한 자문 역할은 한다고 한다.

임 변호사는 “이번 김호기 교수가 영입된 일이 지난 양향자 씨 발언보다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문재인 후보는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어떤 식으로 흘러왔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어쩌면 애초부터 별 관심이 없었을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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