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대개혁 3대 과제
국민참여·공공서비스 증진·좋은 일자리
오건호 "공공무분 대개혁 국민위원회 설치해야"
    2017년 03월 14일 04: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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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정당 유력 대선주자들의 정책팀과 시민사회, 학계가 박근혜 정부에 의해 파탄난 공공부문의 정상화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14일 주최해 국회도서관에서 좋은 일자리와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공부문 대개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차기 정부 공공부문 정책 전환을 위한 국민토론회’가 열렸다. 공공운수노조는 국내 최대 산별노조로서 약 17만 명의 공공기관, 공공부문 비정규직, 운수산업, 사회서비스 부문 조합원이 가입해 있다.

발제는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이 했고, 문재인 후보 측 홍종학 정책본부장, 안희정 후보 측 표대중 정책자문위원, 이재명 후보 측 이한주 정책총괄, 안철수 후보 측 곽태원 정책담당, 심상정 후보 측 윤재설 정책담당과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장,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사회는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맡았다.

조상수 위원장은 “조기대선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크다”며 “국민들은 박근혜 국정농단으로 드러난 정경유착, 양극화의 원인인 재벌 독식체제 개혁하는 역할로 국가와 공공부문이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 점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서 국가가 공공부문 개혁을 어떤 방향으로 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 토론회 배경에 대해 전했다.

또한 “공공부문 대개혁에 있어 대선 후보의 공약 완성은 출발에 불과하다”며 “공공부문 개혁의 주체로서 노동자들의 참여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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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를 하고 있는 조상수 위원장(사진은 곽노충)

공공부문 3대 개혁과제
‘국민참여 확대’, ‘공공서비스 증진’, ‘좋은 일자리 확대’

공공운수노조는 공공부문 대개혁 과제 3개로 공공부문 운영의 국민 참여 확대와 공공서비스 증진 그리고 질 좋은 일자리 확대를 꼽았다. 공공기관의 공공성 강화와 사회적 문제가 된 일자리 문제를 공공기관이 선도해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조 위원장은 “공공부문은 재벌에 포획돼 재벌의 사익의 도구로 전락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서 보듯 공공부문이 재벌 청탁을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의 이재용 총수 일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정부가 국민연금공단을 동원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조직적으로 지원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그러면서 “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역주행의 탓도 있지만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신공공관리 정책의 유산으로부터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박근혜 표’ 공공부문 정책을 바꿀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월 24일부터 25일까지 전국 거주 19세 이상 성인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지난 4년간 박근혜 정부의 공공정책에 대한 평가를 조사한 결과, ‘잘못했다’는 응답이 73.8%로, ‘잘했다(매우 잘했음 2.8%, 잘한 편 9.4%)’는 긍정평가 12.2%보다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공공정책에 대해 부정평가를 내린 응답자 783명은 그 이유로 ‘돈벌이 성과주의 기업 특혜 등 잘못된 정책 방향’이라는 응답이 51.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조 위원장은 공공부문 대개혁 방향으로 “박근혜의 국정농단이 재발하지 않도록 적폐를 청산하고 국민 참여와 민주주의를 확대해야 한다”며 또한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좋은 일자리를 확대하고 공공서비스를 증진하는 방향으로의 정책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공부문 개혁을 주도한 주체 세력은 누가돼야 할까. 노조는 실질적으로 공공기관을 운영하는 노동조합, 서비스 이용자인 국민 그리고 행정부를 견제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양한 세력이 공공기관 운영에 참가는, 민주적 운영이 담보돼야 한다는 뜻이다.

조 위원장은 “공공부문의 적폐가 누적되고 공공부문이 국정농단의 도구로 진행된 현실을 극복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 원인을 노동자, 소비자가 운영에 참가하지 못하고 행정부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행정 독재’에 있다고 봤다.

공공기관 운영에 국민 참여를 확대하는 과제와 관련해 “촛불광장의 직접민주주의가 공공, 민간기업으로 대대적으로 확산되는 것이 한국사회 대개혁의 출발점”이라며 “국민과 노동자가 국정운영에 참여하는 것으로 국정농단과 공공기관의 낙하산 막아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정부의 입맛에 맞는 전문성 떨어지는 낙하산 사장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하면서 유례없는 연쇄 총파업을 진행, 노사 갈등이 격화됐었다. 일각에선 공공기관이 초토화됐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이명박 정부에서 한 4대강 사업, 해외자원개발 실패의 부채를 공공기관에 떠넘기는 것 또한 낙하산 사장을 통한 ‘행정 독재’의 대표적인 예다.

조 위원장은 “부적절한 권력형 낙하산 인사 척결에 나서야 한다”며 “주요 공공기관 사장의 인사청문회 제도를 도입하고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아래로부터 임원 추천하도록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노동이사제, 시민사회 공공기관 운영 참여 촉진하고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노동자 대표, 시민사회 참가 제도화하고 비대관료 권력인 기획재정부 해체와 재구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질 좋은 일자리 확대 방안과 관련해선 “기획재정부의 공공부문 예산 통제로 인해 비정규직과 간접고용 노동자가 대폭 증가하고 있어서 개선이 필요하다”며 “공공부문에서부터 일자리 만들고 민간으로 확대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공부문 대개혁 필요”

토론회에 참여한 각 대선주자들의 정책 인사들 모두 공공운수노조가 제시한 3대 대개혁 방안에 큰 틀에서 동의한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는 노조의 대개혁 방향을 토대로 보다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았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장은 공공부문의 경영평가의 틀 전면 재정립, 이용자·노동자·정부가 참여하는 ‘공공부문 대개혁 국민위원회’ 구성 등을 대개혁 방안으로 꼽았다.

오 운영위원장은 “공공부문 대개혁은 오랫동안 누적된 문제를 들춰내고 혁신하는 일이기에 대대적인 국가혁신 차원에서 진행돼야 한다”며 “공공부문의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민주적으로 토론하고 결정된 내용을 함께 실천하는 사회적 실행기구로 ‘공공부문 대개혁 국민위원회’를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공공기관 현행 경영평가는 상업성 잣대로 공공기관을 압박해 왔다.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공공기관을 망치는 현실’”이라며 “사회공공적 가치를 구현할 수 있도록 경영평가체계가 재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공공서비스 요금의 사회성, 공공서비스 보편성, 지속가능성, 공공재정 방안 등을 평가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차별 없는 직장, 고용창출, 건전한 노사관계, 지역사회 배려 등도 공공기관의 사회적 역할로 평가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공공부문 스스로 사회공공적 가치를 훼손하거나 발전시키지 못한 실태를 담은 종합백서 만들기를 통한 공공부문 주체의 자기반성 작업”이자 “각 부문별로 정부, 서비스 생산자(노동조합), 서비스 이용자(시민)가 함께 작성한 백서 리스트는 앞으로 우리가 함께 새롭게 만들어가야 할 개혁 리스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오 운영위원장은 대개혁 추진에 힘이 붙기 위해선 이용자인 시민들이 개혁을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주목했다.

그는 “공공부문 대개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성과를 축적해가야 하는데 공공부문이 워낙 방대해 개혁 효과를 시민이 가시적으로 느끼기 어렵다”며 “시민들이 공공부문 혁신의 사례를 느낄 수 있는 상징 사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사례로, ‘참여형 이사회’ 도입을 꼽았다.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근로자이사제’를 전체 공공기관에 적극 도입하고 나아가 이용자를 대표해 시민 이사까지 넓혀나가는 방안이다. ‘권력 독점형에서 이해관계자 참여형’이라는 변화를 통해 이용자인 시민들에게 가시적 변화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광역별 사회서비스공단 설립도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됐다.

오 운영위원장은 “사회서비스 제공주체가 거의 민간이고 난립 양상이어서 서비스 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사회서비스 종사자의 낮은 처우로 귀결되고 역시 서비스 질 하락에 영향을 주고 그 결과 시민들의 복지 체험도 약해진다”며 “새로운 조직 형태는 시민들에 변화의 가시성을 주고, 기존과 대비한 서비스 질 비교도 가능해 공공부문 혁신을 경험하는 적절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개혁도 국민 체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률은 63.2%에 그친다. 대다수 시민들이 민간의료보험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2013년 전체 가구 중 77%가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고, 가구당 월 평균 28.8만원을 보험료로 지불한다. 이는 같은 해 직장 가입자들의 국민건강보험 본인 부담 보험료 평균 9.3만 원의 3배에 달한다.

오 운영위원장은 “의료적 성격의 비급여 진료를 대폭 급여로 전환하며 ‘본인부담 백만원 상한제’를 실시하자”며 “이는 현행 민간의료보험에 내는 보험료의 약 1/4만 국민건강보험으로 전환 하면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장성 확대, 비급여 및 의료전달체계 등의 개혁을 담은 ‘보건의료개혁 5년계획’을 추진하고, 우선 체험으로 ‘어린이병원비 무상의료’도 전격 실시해야 한다”며 “새 정부에서 국민건강보험으로 의료비가 해결되는 일이 가능해진다면 이는 공공부문이 민생을 책임지는 모델 사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 대선주자들의 공공부문 정책, 일자리 정책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오 운영위원장은 현재 가장 유력한 대권후보로 꼽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자신을 ‘일자리 대통령’이라 자칭하는 것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전 대표 측 정책인사로 나온 홍종학 문재인 후보 정책본부장은 토론에서 “공공운수노조 자료집이 문재인 후보의 공약집과 같다”며 “이 부분에 대해선 너무나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어서 놀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많이 알려진 공약인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공약에 대해 언론에서 많은 시비를 걸고 있다. 공공운수노조와 함께 국민들을 잘 설득해나가면 될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나 오 운영위원장은 홍종학 정책본부장의 이런 말을 지목하며 “차기 정권의 일자리 확대 정책에 의구심 갖고 있다. 구체적 로드맵을 밝혀줄 때 믿음 가질 수 있다”고 문재인 후보의 일자리 공약의 구체성 결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만든다고 하는데 경찰·소방공무원 확대해도 1, 2만 정도다. 어디서 80만이 나오나”라며 “사회서비스는 양적 확대가 아니라 지금 있는 것에 대한 질 전환이 중요하다. 여기에 국가 재정이 드는 거다. 재정을 어떻게 매칭할 것인지, 이 프로그램이 아직 나오지 않은 이상 그 공약들은 신뢰할 수 없다. 정확한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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