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탄핵사유로 세월호 부인
시민사회 “상식 밖의 일, 매우 유감”
"국가지도자 국민생명과 안전보호의무 위반, 중대한 탄핵사유”
    2017년 03월 10일 06: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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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10일 만장일치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선고했지만,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생명권 보호의무와 직책성실의무 위반은 탄핵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각계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러한 헌재의 판결에 유감을 표명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4.16연대는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헌재가 박근혜의 세월호 참사 당일의 직무유기를 탄핵사유로 인용하지 않은 것은 상식밖의 일로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당일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는지 여부가 탄핵심판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헌재의 견해에 대해 “모든 불법적 편법적 권력수단을 동원해서 진실을 가려온 박근혜의 권한남용이 특조위 조사도, 특검 수사도, 헌재 탄핵심판도 모면하는데 통했다는, 법치의 관점에서는 매우 치명적인 선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재의 판단이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을 위한 조사와 수사를 회피하거나 위축시키는데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오히려 “헌재의 결정은 진실규명과 진실을 감추기 위한 온갖 불법행위에 대한 온당한 처벌과 심판의 중요성을 더욱 선명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4.16연대는 “이번 헌재의 판단을 계기로 헌법상 대통령의 국민생명권 보호 의무,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 국민의 권리도 보다 실질적인 의무와 권리로 해석되고, 조문상으로도 보완되어야 할 필요성이 확인됐다”며 “국민생명권이 헌법상의 권리로도 구체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헌재 재판관들이 세월호 참사 7시간에 대해 분 단위로 해명하라고 요구했지만 파면 결정이 있던 이날까지도 이에 대해 객관적 자료를 내놓지 못했다. 그러나 재판관 다수의 의견으로 세월호 당일에 대한 사안은 탄핵 사유로 거부됐다.

다만 김이수, 이진성 재판관은 보충 의견을 통해 “피청구인이 헌법상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및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하였으나 이 사유만으로는 파면 사유를 구성하기 어렵지만, 미래의 대통령들이 국가위기 상황에서 직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하여도 무방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우리의 유산으로 남겨져 수많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상실되는 불행한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피청구인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위반을 지적한다”고 밝혔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은 논평에서 김이수 재판관 등의 보충의견을 언급하며 “국정 최고책임자의 지도력을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은 국가 위기가 발생하여 그 상황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이를 통제‧관리해야할 국가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라며 “국민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순간에도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 머물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은 그 자체로 직무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이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것이, 박근혜 정권을 제대로 청산하기 위한 역사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민변도 성명을 통해 “헌재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헌법재판소 다수 의견과 달리 국가지도자가 헌법이 부여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 의무를 위반한 것은 그 자체로 중대한 탄핵사유”라고 지적했다.

민변은 “오늘 헌재가 이와 같은 결정을 한 것은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남용하여 특검의 압수수색을 거부하고 피의자 신분의 특검 수사를 거부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검찰은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하여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피의자 소환 조사와 압수수색 등 엄정한 수사를 진행하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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