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재 탄핵심판 판결,
    야당 "국민의 승리" 자유당 "수용"
    심상정 “촛불 내려놓을 때 아냐. 새로운 대한민국 만드는 일 시작"
        2017년 03월 10일 05: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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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정 사상 처음으로 10일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됐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 의결을 이끌었던 야3당과 시민사회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탄핵 반대를 주장했던 자유한국당은 침통한 심경을 숨기지 못했고, 바른정당은 지도부와 최고위원들이 총사퇴를 발표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선고가 나온 직후 야3당 대표들은 ‘환영’ 입장을 표명했다.

    추미애 “황교안, 그릇된 외교안보·민생포기 정책 즉시 동결하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45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특별성명을 통해 “‘주권재민’의 추상같은 헌법정신으로 헌정 유린과 국정농단 세력을 마침내 국민의 힘으로 파면시켰다”며 “133일, 대한민국을 지켜왔던 1,500만 촛불 민심은 오늘을 ‘시민 명예혁명’의 날로 기억할 것이다.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자 최고 주권자임을 선포한 것”이라고 밝혔다.

    추 대표는 “오늘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위대한 시작’이 될 것”이라며 “검찰개혁과 재벌개혁, 언론개혁 등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의 거대한 물줄기는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민간인 박근혜에 대한 수사 등 특검의 수사를 이어갈 검찰에 대해선 “대선을 이유로 미완의 특검 수사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며 “부패 권력과 재벌의 검은 카르텔을 끊어내는 것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신 시절부터 이어온 최순실 일가의 부정축재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정치검찰의 오명을 벗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특히 탄핵 인용 선고 직전까지도 박근혜 없는 박근혜 체제를 이어갔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선 “경제, 외교, 안보 등 ‘총체적 국정파탄’에 대해 ‘분명한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스스로 물러날 것이 아니라면 과거 정부의 그릇된 외교안보 정책과 민생포기 정책을 모두, 즉시, 동결하라”고 촉구했다.

    심상정 “해묵은 적폐청산 위해 모든 특권, 차별과 싸워야”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탄핵심판 관련 비상상무위원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서른 살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공고화 됐음을 알리는 역사적 사건”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심 상임대표는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주역은 바로 국민이다. 국회도 헌재도 국민이 시키는 일을 대신 했을 뿐”이라며 “주권자의 책임을 다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도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 파면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아직 촛불을 내려놓을 때는 아니다.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했다.

    그는 “낡은 것을 파괴해야 새로운 것을 건설할 수 있다”며 “60년 해묵은 부패와 적폐를 청산하고, 우리 사회 전 부문에 똬리를 튼 모든 특권과 차별과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민의 지속적인 압력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이라며 “광장을 밝혔던 촛불은 이제 삶터와 일터에서 타올라야 한다. 촛불을 들었던 분뿐만 아니라 태극기를 들었던 분들의 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지원 “촛불과 태극기 하나로 모아야”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보도자료를 내고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외교, 남북관계, 모든 것이 엉망”이라며 “촛불과 태극기를 하나로 모으고, 광화문 광장과 시청 광장을 통하게 해야 한다. 국민의당이 앞장서겠다”고 했다.

    또한 “헌재의 결정에 모두 승복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이제 대통령 탄핵으로 국회도 여야가 없어졌다. 의원 개인의 양심과 소신에 따라 개혁 입법 처리에 온 힘을 합치자고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갈라진 대한민국을 대통합하고 길 잃은 대한민국을 전면 리셋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려면 국민 통합 세력, 합리적 중도개혁 세력, 경륜과 경험을 갖춘 세력, 미래 전문가들이 모든 힘을 합쳐서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사죄한다면서 안보 위협 거론하며 “뭉치자”
    바른정당, 보수적통 되기 위해 세력 모아야…지도부 총사퇴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오전 11시 30분 당사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헌법재판소의 고뇌와 숙의를 존중하고 인용 결정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집권당의 책무를 다하지 못함으로써 지금까지 국민들이 쌓아올린 대한민국의 국격과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존심을 지키지 못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안보 위협 상황임을 부각했다. 박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조기대선이 확정되면서 박근혜 정권 창출에 대한 책임의 화살을 피해가기 위한 물타기로 풀이된다.

    그는 “대한민국의 내분을 자국의 이익을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는 주변국들의 도전이 하루하루 거세지고 있다”며 “우리가 뭉치지 않으면 누란지위(累卵之危)에 처한 대한민국의 미래가 칠흑 같은 어둠으로 뒤덮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몰려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라를 위했던 고뇌에 찬 애국의 에너지를 이제는, 대한민국의 위기극복을 위해 쏟아달라”고도 했다.

    한편 바른정당 지도부들은 총사퇴를 발표했다. 바른정당은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지며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을 탈당한 바 있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상시국 의원총회에서 “바른정당의 초대 당 대표로서 저의 소임을 다한 것 같다”며 “당세의 확장과 국민 대통합을 위해 백의종군하고자 한다”며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 대표는 사퇴 이유에 대해 “바른정당이 보수의 적통으로서 중심을 잡고 나아가려면 국민 대통합을 이끌어야 하고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세력들을 모아야 한다. 대표라는 자리를 비켜났을 때 그런 문이 생긴다고 본다”며 “새로운 인물에 의한 새로운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패권주의와 지역주의를 배격하고 87년 체제를 극복하는 개헌을 이끌어 내는 정치개혁을 완수해야 하건만 아직 국민의 마음을 다 얻지 못했다”며 “바른정당은 더 큰 역량이 필요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추락한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한 데에 따라 외부인사 영입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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