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EB하나은행 성과와 승진,
    임원들만의 '나눠먹기' 잔치
        2017년 03월 02일 08: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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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B하나은행이 지난해 상당한 수준으로 올린 성과를 전체 직원들에게 배분하지 않고 일부 임원에 한해서만 ‘나눠 먹기’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 3,872억 원을 달성하고 자기자본비율은 1.96%, 보통주자본비율 2.35%를 향상시키는 등 수익성, 자산건전성, 자본적정성 등에서 성과를 거뒀다. 특히 한국소비자원 조사 ‘소비자 만족도 1등 은행’ 선정, 유로머니(Euromoney)지 ‘대한민국 최우수 PB은행’상 수상, 글로벌파이낸스사 ‘2017 대한민국 최우수 무역금융 은행’ 및 ‘글로벌 최우수 PB은행 디지털 클라이언트 솔루션 부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함영주 은행장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2월 21일 임원후보 추천위원회에서 2년 임기 단독 후보로 추천됐다. 3월 중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그러나 전체 임직원들이 함께 일궈낸 이러한 결과에 대한 성과가 금융노동자들에겐 전혀 돌아가지 않고 있다. 일부 임원들에 한해서만 성과급 잔치를 벌이거나, 특혜성 승진 논란이 계속되면서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일 KEB하나은행노조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일부 임원들에 대해서만 평균 연봉의 100%를 지급하고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지급은 검토조차 하고 있지 않다.

    일반 직원들 사이에선 불공정 인사에 대한 좌절감도 상당하다. 정기 인사에서도 수평적 이동만 있었을 뿐 승진은 없었다. 그런 와중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 측근 특혜성 승진과 관련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지난해 10월 26일 선출된 새 통합노동조합은 지난 1월 취임 직후부터 구체적인 직원들의 성과급 지급과 승진 관련 계획안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은행 측은 노조의 이러한 요구에 어떤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이날부터 은행장실 입구 복도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지급과 승진, 노조 전임자 수 등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이날 함영주 은행장에 면담을 요구했으나 함 행장이 이마저도 거절했기 때문이다.

    노조

    노조의 시위 모습

    함 행장은 일부 언론에서 통합은행장 취임 후 노조와 단 한 차례의 마찰도 일으키지 않은 인사로 평가된다. 그러나 노조는 함 행장의 연임에 대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며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함 행장이 노조를 대하는 태도는 몇몇 사례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월 새 노조는 취임식을 은행 본점 로비에서 열어야 했다. 은행이 취임식 장소를 따로 제공해지 않아서다. 노조 전임자 숫자를 두고도 노사는 합의에 이르지 못해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를 상대하는 핵심 임원이 비공식 자리에서 ‘노동조합을 자신이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까지 알려지면서 함 행장에 대한 평가는 일부 언론보도와 달리 부정적이다.

    노조는 “함 행장은 내부에서 노동조합과 잦은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며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결의되더라도 은행장은 KEB하나은행 전 직원과 노동조합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성과급 지급, 승진 등과 관련해 회사 측이 계속해서 구체적 계획안을 밝히지 않으면 투쟁 수위를 점차 높여갈 계획”이라며 “은행장실 앞 연좌시위를 이어가면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지도부의 은행장 항의 면담, 기자회견, 집회 등으로 은행을 계속 압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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