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리인단 막말
    우상호 "공개적 내란선동"
    대한변협도 김평우 등 징계 검토
        2017년 02월 23일 01: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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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탄핵심판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이 보인 ‘행패’ 수준의 변론에 대해 “이것이야말로 내란선동”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김평우 변호사를 비롯한 박 대통령 대리인단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팔트를 피로…’이석기 내란선동보다 더 하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부 대리인의 ‘아스팔트를 피로 물들일 것’이라는 표현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탄핵이 되면 모두 아스팔트에 나와서 죽자, 혹은 나라를 엎어버리자는 이야기”라며 “어떻게 헌법재판소 재판정에서 내란선동을 할 수 있나”라고 이 같이 반문했다.

    박 대통령 측 김평우 변호사는 전날 열린 16차 변론에서 “헌재가 공정한 심리를 해주지 않으면 시가전(市街戰)이 생기고 아스팔트가 피로 덮일 것”, “탄핵 인용 시 내란이 일어날 것”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이 말을 공개적으로 중계되는 곳에서 했으니까 이석기 내란선동보다 더 심한 것 아닌가.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라며 “대통령 변호인단 측은 더 이상 헌법재판소의 법정을 정치 선동의 장으로 이용하지 마시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대리인단을) 말려야 할 사안이 아닌가”라며 “청와대에서 이런 모습을 즐기고 뒤에서 조종하고 계시다면, 한 나라의 대통령과 그 주변 분들이 해야 할 일은 아니다”고도 지적했다.

    “대리인단의 행패, 흔들림 없이 박근혜 구속으로 가야 한다는 사실 역설”

    나경채 정의당 공동대표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스팔트를 피로 물들일 것’이라는 발언을 겨냥해 “그들의 상황인식이 이렇다는 건 절대 대통령직에 복귀하게 해서 안 된다는 의미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오히려 흔들림 없이 박근혜 구속으로 가야 한다는 사실을 역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기엔 어떤 타협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원내정책회의에서 “무법천지에서 탈법과 권력을 휘둘러 온 국정농단 세력과 변호인단의 행태가 똑같다”며 “구분이 안 될 정도”라고 말했다. 같은 당 고연호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헌법 재판소에 변호사를 세운 것인지 만취한 주폭을 세운 것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라고 질타했다.

    법조계 “재판부가 퇴정 명해도 정당”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막말에 대한 비판은 정치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노희범 전 헌법연구관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까지 헌법재판소의 재판 과정에서 이런 발언이 나왔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비상식적인 발언이자, 정당한 변론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선동과 유사한 발언”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노 전 연구관은 “재판장은 법정 질서 유지권 그다음에 법정 경찰권을 발동해서 소송 지휘권을 발동해서 변론을 제한하고 변호사의 변론이나 방청객들이 법정의 존엄과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퇴정을 명할 수 있다”며 “객관적으로 보면 퇴정을 명하더라도 정당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박찬운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사법사에서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변호사가 법정에서 변론이란 이름하에 막말 퍼레이드를 벌였다”며 “변호사가 법정의 권위를 깡그리 무시하면서 재판관에 대해 막말을 쏟아냈다 이것은 분명 변호사의 변론권을 걱정할 게 아니고 법정의 권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태”라고 적었다.

    대한변협, 박 대통령 대리인단 징계 검토
    “변협, 그냥 넘기면 징계권 방기”

    김평우 변호사 외에도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잇단 막말과 폭언에 정치권과 법조계는 한 목소리로 이들에 대한 처분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에서도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중징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운 교수는 대한변협을 향해 “어제 헌재 심판정에서 일어난 일은 변호사의 단순한 품위손상행위를 넘어 법정모욕에 해당하는 행위”라며 “이것을 그냥 넘긴다면 변호사 자치를 위해 변협에 준 징계권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진우 민주당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합법적 탄핵심리 절차에 대해 ‘내란’ 운운하는 것이 과연 법률가로서 입에 담을 수 있는 단어인가. 이는 헌법재판소를 모독하며 헌법재판관의 명예를 훼손하고 헌법재판관을 협박한 것”이라며 “대한변협은 변호사의 명예와 품위를 실추시킨 김 변호사를 엄중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헤럴드경제>는 변협 차기 회장에 당선된 김현 변호사가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막말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재판부에 함부로 하는 것은 우리(법조인) 스스로를 모욕하는 일로 법조인의 품위를 다 같이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김현 신임회장은 “소송 전략의 일부라면 비난 가능성이 더 높다”면서 “임기가 27일 다음 주 월요일 시작하는데 그때 되면 상임이사회를 긴급소집해서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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