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호선 청소노동자,
    하청업체 변경되며 해고
    해고자 대부분 노조의 적극 조합원
        2017년 02월 08일 03: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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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메트로 9호선 청소노동자들이 강추위 속에서 한 달 넘게 농성투쟁을 벌이고 있다. 하청업체 변경 과정에서 고용승계를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특히 해고자 14명 중 12명이 민주노총 소속으로 노조 설립에 앞장섰던 조합원들이라 노조활동 탄압의 일환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강서지역 시민사회와 정당들은 이번 해고사태에 원청의 사회적 책임을 물으며 해고자 전원에 대한 복직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메트로 9호선 청소노동자 해고 철회를 위한 강서지역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8일 오전 11시 개화역 메인트란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인 메인트란스(주)는 해고된 9호선 청소노동자 12명의 복직을 위해 원청사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9호선

    공대위는 지난 3일 첫 회의를 가지고 결성됐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강서구지부, 노동당 서울시당 강서당원협의회, 정의당 서울시당 강서지역위원회, 민중연합당 강서창준위, 정치한방울, 강서아이쿱, 녹색당 강서양천 당원모임, 강서양천민중의집 사람과공간, 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 등 노동·시민사회·정당 단체들이 소속해있다.

    공대위에 따르면, 청소용역 업체인 (주)영가는 서울메트로 9호선 정비회사인 메인트란스로부터 올해 1월 1일부터 청소업무 신규위탁을 받았다. (주)영가는 이 과정에서 48명의 청소노동자 중 14명에 대해서만 고용승계를 거부했다. 고용이 승계되지 못한 14명은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해고 사유다. 14명의 해고노동자 중 12명이 민주노총 여성연맹 소속 조합원들인데다, 민주노조 설립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이들이다. ‘노조 와해 시도’를 목적으로 한 해고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공대위는 “사실이라면 노동기본권을 인정하고 있는 헌법을 유린하는 중대한 사태”라며 “(주)영가가 노조 설립과 활동을 경계하고, 민주노총 소속이라는 이유로 조합원들의 고용승계를 거부한 것이라면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주)영가 측은 해고노동자 대부분이 조합원인 것을 알지도 못했고, 면접에서 ‘일을 잘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사람’을 뽑았다고 설명했다고 공대위 측은 전했다.

    해고노동자 10명은 현재 메인트란스 본사가 있는 개화역 앞에서 지난해 12월 28일부터 농성투쟁을 벌이고 있다.

    9호선 지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여성연맹이 원청인 메인트란스, (주)영가와 교섭을 벌이고 있으나 노사 간 의견차가 상당하다. 해고노동자들은 농성을 하는 10명 모두에 대한 복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5명만 고용승계를 해주겠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청업체가 바뀌면서 원래 일하던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쳐지는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이 때문에 원·하청 관계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근본적 문제로도 꼽힌다.

    이런 대량해고 사태에는 원청인 메인트란스(주)의 책임도 상당하다. 실제로 교섭 과정에서 (주)영가 측은 원청과 계약에서 고용승계에 대한 의무가 없다고 항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원청이 고용승계에 대한 입장만 분명히 한다면 대량해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실제로 서울시는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하청구조로 있던 청소용역 업무를 직영자회사로 만들어 고용안정과 노동조건을 개선한 사례가 있다.

    공대위는 “지금까지 발생한 비정규직 문제의 상당수는 원하청 구조의 문제”라며 “원청과 하청관계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가 양산되고 경제구조가 왜곡되고 있는 현실에서 원청사인 메인트란스(주)가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우리는 노사간 교섭을 통해서 해고자들의 복직이 조기에 실현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만일 이러한 우리의 기대와 요구가 외면당할 경우 강서지역의 시민사회는 원하청사를 규탄하는 행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대위는 원청의 관리감독권을 가지고 있는 서울시와 대주주사인 로템에 대해서도 강력한 항의하는 행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또한 지역사회 여론 조성을 위한 캠페인과 홍보활동 등도 준비하고 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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