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봉제와 구조조정,
반대한다고 해고 남발하는 나라
[기고] 부산지하철노조 지도부 12명 해고 등 중징계 강행
    2017년 02월 08일 10:1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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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7일 부산교통공사는 노조 위원장 등 지도부 12명을 해고하고, 19명을 강등하고, 9명을 정직 3개월에 처하는 유례없는 대량 해고와 대량 징계를 내렸다. 작년 9월 27일 1차 파업을 시작해서 12월 26일 3차 파업이 끝나도록 전혀 해결되지 않은 극심한 노사 갈등이 결국은 대량 해고 사태로 이어지고 말았다.

공사가 말하는 해고 사유는 ‘불법’ 파업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유일한 ‘불법’ 근거는 성과연봉제를 교섭 때 충분히 얘기하지도 않아 놓고 성과연봉제를 주된 목적으로 파업을 했으니 ‘불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이 주된 목적이냐의 판단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그것이 없었더라면 파업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가정을 통해서만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성과연봉제만 없었더라면 부산지하철 노조는 파업을 벌이지 않았을까. 3차례나 이어진 파업의 중요 이슈는 성과연봉제 반대뿐만 아니라 다대선을 개통하면서 인력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에 대한 반대, 그리고 통상임금 소송 결과에 따른 임금상승분을 근로시간 단축과 신규채용 확대로 해소하자는 요구까지 크게 3가지나 되었다. 이 3가지 이슈는 아직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여전히 타결이 안 된 상황이다.

더구나 지난 1월 19일 공사가 ‘재창조 프로젝트’라고 발표한 1천명 구조조정안에 의해 외주화, 비정규직화가 일방적으로 시행되자 노조가 텐트 농성까지 벌이며 반대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이 구조조정에 대한 노사 간의 대립이 얼마나 극심했는가를 단적으로 알 수가 있다. 그런데도 성과연봉제를 주된 목적으로 파업을 했으므로 ‘불법’이라는 논리가 성립되는 것인가. 그리고 그에 기한 노조 지도부 12명 해고가 정당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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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부산지하철노조 집회 모습(사진=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이토록 빈약한 ‘불법’ 논리를 가지고도 공사가 대량 해고를 감행하는 것은 후에 부당해고라고 판결이 나든지 말든지 일단은 지도부 해고를 통해 노조를 와해시켜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성과연봉제와 구조조정을 추진하려는 것이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일단 제도를 도입하고 구조조정을 해버리면 사실상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직원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나중에 부당해고였다고 복직을 하더라도 이미 돌이킬 수가 없게 만들겠다는 계산인 것이다. 이건 영리한 전략인가. 아니면 극악무도한 강도질인가.

이런 식으로 회사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노조로부터 얻어낸다면 교섭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냥 해고한다고 협박해서 합의하게 만들고, 협박이 안 통하면 진짜로 해고해서 노조를 와해시켜 합의하게 만들면 되는데, 애당초 노사가 만나서 단체교섭을 할 필요가 뭐 있겠는가.

단체교섭이라는 것은 노사가 각자의 입장을 가지고 논리와 명분으로 상대를 설득하고, 설득되지 않을 때에는 더 중요한 것을 얻기 위해 덜 중요한 것을 내주면서 서로 타협하는 과정이 아니었던가. 물론 그 과정에서 노조가 단체행동을 하기 위해 얼마나 조직된 힘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협상력이 결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회사가 얼마나 근거 없이 과감하게 노조 지도부를 해고시킬 수 있느냐는 전혀 회사의 협상력이 아니다. 그것은 협상을 통한 타협이 아니라 협박을 통한 강탈일 뿐이다.

불행히도 이 나라에서는 해고를 사측의 전략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지금까지 많이 있어 왔다. 몇 년이 지나 부당해고라고 복직이 되어도 사측은 이미 원하는 것을 다 얻어낸 뒤였다. 이런 비열한 사측의 행태를 이제는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용인해서는 안 된다. 직원이 4천명 가까이 되고 노조원이 3천명이 넘는 나름 규모가 큰 지방공기업에서도 이런 해고 남발이 벌어진다면, 더 작은 회사, 사기업에서는 얼마나 더 한 협박과 강탈이 벌어지겠는가. 정상적으로 교섭을 통해 협상을 하고 타협할 수 있는 노사관계가 상식이 되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지금 이것은 부당하다고 다 같이 외치는 수밖에 없다.

필자소개
부산지하철 역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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