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0원 해고 노동자
"재판, 형평성 어긋난다"
노조활동 적극적, 미운 털 박혔나
    2017년 01월 20일 11:23 오전

Print Friendly

법원이 버스비 2400원을 누락하고 납입한 전북의 한 버스회사 운전기사의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한 반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돈을 주고 그 대가로 경영권 승계 작업의 조직적 지원을 받아 국민연금에 막대한 손실을 끼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이를 두고 “‘유전무죄·무전유죄’의 맨얼굴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해직 버스기사 이희진 씨는 20일 “너무나 형평성에 어긋난다.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고 개탄했다.

2400원을 납입하지 않아 해고를 당한 버스기사 이희진 씨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해고 경위를 털어놨다.

이 씨의 설명에 따르면 2014년 3월 28일 삼례에서 서울로 가는 시외버스에 손님 4명을 태웠다. 손님 한 사람당 요금은 1만 1600원, 회사에 4만 6400원을 입금해야 하지만 4만 4천원만 입금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그러나 큰 현금은 입금하되 잔돈은 미불로 적고 회사에 따로 지급하는 것이 회사의 관행이었다고 이 씨는 말했다. 미불 액수는 서류에 따로 적어놓고 사무실에 다시 지급해왔다는 것이다. 문제가 된 이 날은 이 씨가 미불 액수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 씨는 “고의는 절대 아니다, 17년 동안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당시에는 몸이 좀 안 좋은 상태였다. 신장 투석을 하는 상태라 점심시간에 투석을 해야 해서 아마 서두르다가 빠뜨린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해고통보를 받은 이 씨는 즉각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광주고법 전주 제1민사부는 이 씨에 대한 해고무효확인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1심은 “원고가 차비 일부를 빠뜨린 채 입금한 것은 징계 사유가 맞지만 17년 간 한 번도 돈을 잘못 입금한 적이 없고, 2400원이 부족하다고 해고한 것은 과한 징계”라고 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승차요금 2400원을 회사에 입금하지 않은 것은 착오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고의에 의한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이 씨와 같이 버스요금의 소액을 누락한 버스기사는 정직 1개월 처분 정도로 그쳤다는 것이다. 같은 잘못에도 징계 수위가 이처럼 차이가 나는 데에는 이 씨가 노동조합 활동에 적극적이었던 것 때문이라고 봤다.

이씨는 “실수를 한 것은 잘못이라는 것은 인정을 했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나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저하고 같이 해고된 분도 1800원 정도 누락했는데 그 분은 해고 당했다가 정직 1개월로 끝나고 다시 복귀해서 종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 측에는 미운털이 박혔겠지만 저는 내 권리를 주장하고 나의 권리를 찾고 싶어서 한 것뿐인데 거기에 대해서 좀 생각 차이가 난 것 같다”고 했다.

‘파업에 참여하는 등 노조활동에 적극적이었냐’는 취지의 질문에 “그렇다”며 “노조활동을 떠나서 17년 동안 참 열심히 근무했는데 참 한심스럽다”고 토로했다.

앞서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씨와 박근혜 대통령에게 430억 원의 뇌물을 제공하고 경영권 승계작업에 조직적 지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가 있다”면서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