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 입장 급변 문재인,
    보수·야당·주민 '맹비판'
    성주·김천 주민 “추임새만 넣는 야당, 너희가 적폐” 질타
        2017년 01월 16일 09: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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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사드 한국 배치에 관해 돌연 입장을 바꾸면서 여당은 물론 야권과 당 내부에서까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전날인 15일 사드 배치에 관한 재협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뉴시스> 인터뷰에서 “사드 문제의 해법은 차기 정부가 강구해야 하지만, 한-미 간 이미 합의가 이뤄진 것을 취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국회 비준 등의 공론화 과정이 필요했고, 대외적으로는 중국·러시아에 대한 외교적 설득 노력이 필요했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그동안 사드 배치 자체에 반대하며, 차기 정부로 넘겨 재검토해야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나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이다.

    문 사드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위)와 사드 반대 김천 주민집회

    심상정 “한미동맹을 우리의 국익 앞에 놓는 것 동의하기 어려워”
    박원순 “미국 앞에서만 작아지는 지도자가 어찌 국익을…”
    새누리·바른정당은 말 바꾸기 맹비판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전제 하에 차기 정부에서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의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사드 배치에 찬성하는 측인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문 전 대표의 ‘말 바꾸기’를, 반대하는 측의 3야당들은 문 전 대표의 무책임하고 보수적 안보관에 우려를 나타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상무위에서 “대단히 유감”이라며 “대통령이 국회도 무시하고 다른 나라와 합의한 것은 뒤집기 어렵다면 ‘한일 위안부 합의’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노 원내대표는 “사드는 북한 핵이나 미사일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무기가 아니라 주한미군을 방어하는 무기에 불과하며 그 결과 중국으로부터 불필요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정당한 비판이 누누이 제기돼 왔다”며 “미국의 요구라 하더라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상임대표는 “대통령하겠다는 사람들에게서 이런 원칙을 발견할 수 없어 실망스럽고 당혹스럽다”며 “뚜렷한 원칙과 소신이 없으니 정치적 이해에 따라 오락가락하고, 무슨 내용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을 우리의 국익 앞에 놓거나, 외교안보 특수성을 과장하는 접근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박근혜 외교가 총체적으로 실패한 것은 원칙이 아니라 정략을 앞세우고, 국익보다는 주변국 심기에 휘둘렸기 때문이다. 야권 대선주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은 “전략적 모호성’에 이은 ‘전략적 뒷북치기’”라고 혹평하며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언행을 하면서 정작 사드배치와 같은 중대한 사안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것이 국민보기 부끄럽지는 않은지 문재인 전 대표와 민주당에 묻고 싶다”고 비꼬았다.

    민주당의 또 다른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15일 밤 트위터에서 “사드는 일방적으로 미국에 이익될 뿐 한국 안보에는 크게 도움이 안 되고 피해만 크다”라며 “문재인 대표님 입장이 왜 바뀌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정치인이 말을 바꾸려면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면서 “문재인 고문께서 처음에는 사드를 왜 반대했고 지금은 왜 찬성으로 바뀌었는지 이유를 밝혀야 한다. 그게 바로 책임정치”라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16일 페이스북에서 “미국 앞에서만 서면 작아지는 지도자가 어찌 국익을 지킬 수 있겠나”라며 “미국은 우리의 최대의 동맹국이고 앞으로도 최고의 우방이어야 하지만, 아닌 것은 아니다,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사드는 이천오백만 인구가 사는 수도권 방위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라며 “더구나 우리가 경제적으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의 심각한 관계 악화를 초래할 뿐”이라고 했다.

    사드 배치를 찬성하는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문 전 대표의 ‘말 바꾸기’를 비판하는 데에 총공세를 펴는 모습이다.

    정병국 바른정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창당준비회의에서 “말 바꾸기로 국민을 혼란하게 하고 정치권에 대한 혐오감을 가중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비상대책위원회-주요당직자회의에서 “문 전 대표가 어제 우리당 핵심 사안인 사드배치에 대해 또 말을 바꿨다”며 “대안은 밝히지 않고 세태에 따라 말바꾸기를 하는 것 같아 종잡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김천·성주 주민들,
    입장 선회한 야권 대선주자 겨냥해 
    “야당, 너희가 적폐다”

    한편 서울로 상경한 성주·김천 주민들은 16일 국회 본청 인근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문제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거나 입장을 바꾼 야권을 향해 “추임새만 넣는 야당, 너희가 적폐”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지난 11일부터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농성 중인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는 입장자료에서 “수많은 야당 정치인들이 성주와 김천을 다녀가면서 사드를 물리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이제 와 몇몇 대선 후보들은 사드 배치는 국가 간의 합의사항이라 존중해야 한다고 슬슬 입을 모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야3당은 작년 8월에 합의했던 국회 사드 특위 시급히 구성 ▲사드 배치에 관한 국회 비준 동의 절차 관철 ▲국방부의 불법 행위 중단 등은 거듭 촉구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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