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당과 비박당의 연대,
‘선거연령 18세 인하’ 개정안 저지
야당 “헌법과 양심에 따른 판단 못하고 당리당략만”
    2017년 01월 11일 08: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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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이 ‘선거연령 18세 인하’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미루면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 두 당은 이 법안에 동의한다고 말하면서도 선거 룰에 관한 것이라며 상임위 차원의 논의에 반대했다. 두 당이 앞에선 정치개혁, 쇄신을 앞 다퉈 주장하면서도 뒤에선 정치적 유불리에 매달려 참정권 확대라는 시대적 흐름을 가로 막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안행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위원들은 이미 지난 9일 법안소위를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한 선거연령 18세 인하법안이 이날 상정되지 않은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법안소위까지 통과한 법안이 전체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않은 일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의원인 유재중 안행위 위원장은 “통상적으로 선거법은 정말 여야 지도부와 여야 협의로 이뤄졌다”며 “4개 교섭단체 중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에서 좀 더 의논을 해보자고 하는 상황이라 상정이 안됐다”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윤재옥 의원은 “법안소위에서 통과된 사안은 원칙적으로 전체회의에 상정해 의결하는 것이 관행”이라면서도 “여야가 의견이 정리와 합의가 안 된 상태에서 소위에서 통과됐다고 해서 전체회의에서 의결하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제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철호 새누리당 의원은 “18세 선거연령 인하와 관련해선 조속한 시일 내에 조정해야 한다는 것에도 이론이 있지 않다”며 “그런데 몇 달 후에 있을지 모르는 이번 대선부터 적용하는 것은 여야의 입장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좀 더 큰 틀에서 봐줘야 한다”고 말했다.

법안소위에서 통과를 하면 전체회의에 상정해 논의하는 것이 절차상 타당하지만 여야 간사 합의, 여야 원내지도부 합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상임위 논의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새누리당에서 나와 보수혁신을 외치는 바른정당에서도 나왔다.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은 “개인적인 소견은 18세 대한민국 청년이라면 투표와 관련된 충분한 정치의식이 있고 감당할만한 연령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는 시대적 흐름”이라면서도 “선거 룰은 이런 방식으로 통과돼선 유효성과 합리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여야 큰 틀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정개특위를 만들어 그 속에서 합의 공감 얻어서 진행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의원들은 18대 국회부터 논의해온 선거연령 인하 법안이 더 논의돼야 한다는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의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오는 대선에서의 ‘표 계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는 직설적인 비판도 나왔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매번 18세에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 (상임위가 아닌) 다른 기구에서, 다음에, 4당이 얘기하자, 이렇게 주장하는 건 날 것 그대로 말하면 안하겠다는 얘기”라며 “여당 의원들은 결국 머리속으로 계산기 돌려서 표 계산 하는 거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18세 청소년들에게 선거권 부여하지 않는다면 새누리당이 말하는 청년 정책은 무용한 것이고 그들을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은 “4당 지도부 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의) 주장은 각 당의 정치적 입장, 유불리를 따지고 (법안들을) 주고받아 지도부의 판단 하에 상임위를 움직이자는 것”이라며 “지금 이 문제는 정치적 고려가 아니라 상임위의 고유권한으로 참정권 확대라는 입법권 행사 차원의 논의를 존중해야 한다. 위원장이 상정을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 또한 “선거연령 인하 문제는 이미 오랜 시간 논의해왔기 때문에 더 논의해야 한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진 의원은 “소위에서 통과됐는데도 전체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은 지금 두 정당의 입장 때문에 다른 정당들의 의견은 다 무시되는 것 아닌가”라며 “위원장이 지금이라도 이 법안을 반드시 상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야당 안행위 위원들은 상임위 파행 이후 성명서를 내고 “유재중 안전행정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엄중히 고한다”며 “국민의 녹을 먹는 국회의원으로서 소신과 양심도 없는가. 국회의원 개개인이 헌법적 가치와 양심에 따른 판단도 하지 못하고 당리당략에 따라 눈치나 보는 국회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발붙일 수가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지금이라도 새누리당은 촛불 민심에 나타난 국민적 열망을 외면하지 말라”며 “본 법률개정안 처리를 거부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고 즉각 상임위 의결 절차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김종대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태 이후 뼈를 깎는 혁신을 늘 말해왔다. 그러나 정치개혁 빠진 혁신이 무슨 혁신이냐”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바른정당에 대해서도 “‘입’으로는 온갖 개혁을 말하지만 결국 정치개혁 과제를 자기 ‘손’으로 결정할 때가 다가오자 호떡 뒤집듯 당론을 뒤집고 있다”고 질타했다.

반면 새누리당 안행위 위원들은 보도자료에서 “선거법 처리와 관련해서는 그동안에 여야가 합의해서 처리하는 것이 일관된 관행이었다”며 “선거법 처리와 관련해서 쟁점 있는 사항을 일방적으로 숫자로 무리하게 밀어 붙여 법안처리한 사례가 없다”고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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