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외
        2017년 01월 08일 01: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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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 신영복 유고 l 만남, 신영복의 말과 글

    신영복 (지은이) | 돌베개

    냇물아 흘러흘러

    신영복 선생이 신문과 잡지 등에 발표한 글과 강연록 중에서 생전에 책으로 묶이지 않은 글들을 모은 유고집이다. 본문 수록 작품 중 「가을」부터 「성(聖)의 개념」까지 7편의 글은 신영복 선생이 1968년 구속되기 전에 쓴 글로, 이 책에서는 1부 안에서 ‘미발표 유고’로 따로 묶었다. 20대 청년 시절 신영복의 자취를 보여주는 글로, 이 책을 엮으며 유족으로부터 입수해 처음 공개한다. 신영복 선생의 깊은 사유와 정갈하게 조탁된 언어를 다시 반추할 수 있는 뜻 깊은 책이다.

    전체 3부로 나누었는데, 1부에서는 선생의 어린 시절, 대학 시절, 감옥 시절, 출소 이후의 삶 등 인생을 반추하는 글들을 모았다. 초등학교 시절 가난한 형편의 친구를 연민하고 부러 장난을 치고 선생에게 벌을 받았던 어린 신영복, 그리고 문예반으로 활동하고 응원단장을 했던 고등학생 신영복, 출소 이후 성공회대 교수로서 제3의 대학 시절을 보내게 된 신영복 등 다양한 모습들을 만나볼 수 있다.

    2부에서는 선생의 철학적 단면을 엿볼 수 있는 글들과 소소한 생활의 사색을 느낄 수 있는 수상들을 모았다. 주로 신문과 잡지에 발표한 짧은 글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 편 한 편이 모두 완성된 에세이라 할 수 있다. 3부에서는 공존과 연대, 평화와 생명의 가치, 더불어 삶의 소중함 등 선생의 사상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글들을 뽑아 수록했다.

    「지금은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할 때」와 「교사로 산다는 것」은 교사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한 말씀으로, 목표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비판적 성찰을 통한 콤플렉스의 청산을 주문한다. 학교는 오늘로부터의 독립, 사상으로부터의 독립이 보장되는 최후의 진지가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특히 이 책의 제일 마지막에 수록된 「석과불식, 우리가 지키고 키워야 할 희망의 언어」는 마치 지금의 한국 상황을 예견한 듯한 문장이 읽는 이를 전율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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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워드 오덕학> – 자생형 한국산 2세대 오덕의 현재 기록

    서찬휘 (지은이) | 생각비행

    키워드 오덕학

    덕후 또는 오덕은 ‘특정 분야의 정보나 관련 상품, 지식을 적극적으로 수집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일본어 ‘오타쿠’에서 유래해 이미 오래 전부터 생명력을 얻고 있는 한국식 표현이다. 우리의 오덕 문화는 일본의 영향을 받았으되, 그 말이 쓰이는 맥락은 태반이 혼란스럽거나 혼동되거나 심지어는 적잖게 달라지기도 한다. 우리 사회의 ‘오덕’은 일본의 ‘오타쿠’와는 또 다른 맥락성을 지니고 자생해가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은 ‘웹툰(WEBTOON)/오타쿠/코스프레/야오이 그리고 BL/OSMU(ONE SOURCE MULTI USE)/기록과 통계/백합(百合)/모에(萌)/지역 캐릭터/짤방/병맛/츤데레에서 얀데레까지/서브컬처(subculture)’에 이르는 총 13가지 키워드(열쇳말)를 통해 오덕 문화가 우리네 현실과 닿아 있는 접점이 무엇인지 상세히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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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을 위한 손자병법> –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친닝추 (지은이) | 김미리 (옮긴이) | 이숲

    여성을 위한 손자병법

    미국의 세계적 비즈니스 컨설턴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중국인 여성 전문가가 전하는 여성만을 위한 <손자병법>. 경쟁 사회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손자병법>이 얼마나 유용한 책인지, 그래서 그동안 얼마나 많은 버전으로 번역되고 인용되고 해설되었는지, 전쟁뿐 아니라 경영·정치·조직관리·인간관계에 얼마나 뛰어난 통찰을 제공하는지를 새삼 상기할 필요는 없다. 마오쩌둥도, 빌 게이츠도, 손정의도 <손자병법>을 가장 기본적인 지침서로 삼았다.

    전 세계 지휘관, 정치가, 사업가뿐 아니라 일반인도 <손자병법>을 탐독하는 이유는 물론 이 책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전략적 사고의 기술’을 제시했기 때문이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알려준 데 있다. 지은이는 남성과 비교할 때 본성적으로 모성애가 있고, 일반적으로 더 평화적이고 섬세하며 유연한 여성이 이런 궁극의 목표를 실현하기에 더 유리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손자병법>의 핵심 내용을 소개하면서 불리한 위치에 놓인 여성이 손자의 전략을 사업 현장과 직장생활, 가정의 삶에 적용하여 남성 지배 현실에 비굴하게 영합하지 않고도 당당하고 의연하게 경쟁하고 승리하는 지혜를 전한다. 아울러 남성적인 힘과 여성적인 힘을 조화롭게 활용하여 전 방위적으로 성공하는 법을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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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겐슈타인의 철학> – 언어의 마법에 대한 하나의 투쟁

    이영철 (지은이) | 책세상

    비트겐슈타인

    20세기를 대표하는 철학자, 하지만 특유의 글쓰기 방식 때문에 매혹적이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철학자가 비트겐슈타인이다. 익숙한 논증적 글쓰기 방식에서 벗어나 있는 특유의 스타일 때문이다. 마치 잠언처럼, 시처럼, 비트겐슈타인은 자신의 철학을 써내려갔다. 매우 간결하면서도 엄밀한 문장을 구사함에도 불구하고, 읽는 이가 스스로 철학을 하고 있지 않다면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맥락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비트겐슈타인 선집>을 번역하면서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사유 전반을 돌아본 이영철 교수가 지금까지 연구해온 그의 사상적 배경과 핵심적 개념, 사유의 흐름 등을 일괄하면서 발견한 이음매를 짚어가면서 이해하기 힘든 비트겐슈타인 철학을 설명한다. “철학의 본질적인 문제를 최종적으로 해결했다”며 철학의 종언을 선언했던 그의 초기 철학에서부터 이를 뒤집고 다시 케임브리지로 돌아와 ‘언어의 문법’과 ‘문법적 기술’을 점검했던 후기까지, 비트겐슈타인의 선집에서 다룬 저서들을 토대로 이론적 배경을 설명하고 이것들이 어떻게 심리철학과 윤리학, 종교철학으로 확장되어 가는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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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 종교란 무엇인가> – 청년을 위한 종교인문학 특강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지은이) | 이진구 (엮은이) | 들녘

    우리에게 종교란

    21세기의 한국인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종교적 지형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에게 종교란 무엇일까? 어떤 이에게 종교란 절대적 진리의 세계이며, 어떤 이에게 종교는 무지에 근거한 오류에 불과하다. 하지만 종교인이냐, 비종교인이냐 하는 분류를 떠나, 우리는 종교를 우리 삶에 존재하는 요소의 하나로, 하나의 차원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

    종교문화 전반에 관한 학문적 연구를 기반으로 인간의 삶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인문학적 전망을 모색하는 연구자들이 모인 한국종교문화연구소(한종연)는 아직 종교란 무엇인가를 탐구하고 있는, 답을 찾지 못한, 나름의 답을 찾기 위한 인문학적 성찰을 감행할 용기가 있는 청년들을 위해 내가 알아온, 내가 배워온 종교를 ‘다시 읽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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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하 한국 아나키즘 소사전> – Korean Anarchism under Japanese Occupation

    오장환 (지은이) | 소명출판

    일제하 한국 아나키즘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아나키즘을 쉽고, 간단하고, 평이하게 항목별로 설명했다. 국가, 자본, 종교의 모든 권위를 거부하는 아나키즘은 대부분의 사람들의 마음속에 흐르고 있는 자연스런 정의감의 표현이다. 이 감정을 이론화, 체계화시킨 것이다. 아나키즘 이론은 범위가 넓고, 분파도 많으며 마르크스-레닌주의처럼 기본 교재가 없어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많은 유형이 있다. 이 다양한 유형들을 책에 수록하였다.

    한국 아나키즘은 일제시대 민족주의, 공산주의와 함께 3대사상으로서 많은 영향을 주었으나 다른 사상과 운동에 비해 연구 성과가 미흡하여 아직까지 체계적인 사전이 없다. 그리고 소련을 비롯한 공산주의 국가의 몰락으로 새로운 사회사상이자 대안사상으로 아나키즘이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발전하는 진보적인 에코아나키즘, 사이버아나키즘, 아나르코페미니즘, 평화주의아나키즘을 비롯하여 반전, 반핵, 평화, 녹색, 환경, 공동체, 대안학교, 자유교육, 여성해방, 흑인해방, 자연주의운동 등이 그 사상의 뿌리를 아나키즘에서 찾는 것이다.

    <일제하 한국 아나키즘 소사전>은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연구자는 물론 일반 독자의 한국 근현대사 이해에 도움이 되기 위함이다. 근대 아나키즘의 개념과 일제시대 한국, 중국, 일본에서 활동한 한인아나키스트, 이들의 운동과 조직과 기관지, 대표적인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수록하였다. 권말의 찾아보기를 통해 아나키즘의 개념 및 아나키스트들, 기타 용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그간 체계적으로 구성한 아나키즘 관련 사전이 없었기에 더욱 가치 있고 특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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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 장소를 걷다>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지은이) | 소명출판

    부산의 장소를 걷다

    부산 근현대의 장소를 새롭게 발굴하고 그 의미를 재구성해보기 위한 책이다.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로컬리티의 인문학 연구단이「국제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모았다. 장소는 그저 ‘저기 있는’ 물리적인 배경이 아니라, 여러 사회적 과정이나 배경 속에서 구축되며 또한 그 사회의 지배담론과 연관되어 생성된다.

    오늘날의 부산 공간은 식민지, 한국전쟁,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사회적 권력관계에 의해 생산, 배치되었다. 이 책에서는 부산 근현대의 장소들을 내부자의 시선에서 발견함으로써 그 장소를 재의미화 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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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서에 대하여> – 용서의 가능성과 불가능성

    강남순 (지은이) | 동녘

    용서에 대하여

    정치·철학·종교·심리학 등 다양한 인문학 영역을 넘나들며 연구를 해온 강남순 교수가 ‘용서’라는 하나의 주제를 철학적으로 성찰한 책이다. ‘용서’라는 주제가 지금까지 주로 신학적 영역에서 많이 다루어져 왔고, 철학 분야에 있어서도 자크 데리다나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 한나 아렌트 등의 단편적인 글을 통해 용서를 성찰한 사례는 있지만, 이렇게 하나의 주제로서 용서의 의미와 이해를 총체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의미가 깊다.

    이 책은 현대사회에서 심각하게 논의되는 주제인 ‘용서와 화해’의 의미를 정치적·철학적·종교적으로 예리하게 탐색한다. 이 책은 단순히 철학적 의미로서의 용서를 넘어서 윤리적·철학적·정치적으로 그 의미를 확장시킨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 나치의 유대인 학살,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는 위안부 문제 등 폭력과 살상으로 점철된 어두운 역사 속에서 용서의 의미를 논의한다. 저자는 여기서 아주 중요한 두 질문을 들려준다.

    “용서란 죽음의 수용소에서 죽었다”는 프랑스 철학자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가 홀로코스트를 두고 한 말이다. 한나 아렌트 역시 처벌이 용서의 공통적 조건이며, ‘용서의 가능성’은 ‘처벌의 가능성’이 전제되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장켈레비치의 입장에 섰다. 반면, “용서란 오직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것이다”는 자크 데리다가 한 말인데, 이는 무조건적 용서를 의미한다. 이 무조건적 순수성의 용서는 칸트적 의미에서 ‘도덕적 법률’이며, 레비나스적인 의미에서는 ‘무한한 책임성’이다.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것, 그리고 화해할 수 없는 것과 화해하는 것이 바로 진정한 용서, 무조건적 용서의 정언명령이다. 이러한 점에서 무조건적 용서와 조건적 용서는 용서의 두 축을 이룬다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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