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책' 대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구속
자유롭게 읽고 볼 권리도 탄압 당하는 현실
    2017년 01월 06일 04: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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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표현물 판매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노동자의 책’ 이진영 대표가 5일 저녁 다수의 예상을 깨고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한정훈 영장전담 부장판사)은 이날 오전 이진영 대표에 대한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열흘간 서대문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열흘 후 남부구치소로 가게 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전날인 4일 이진영 대표에 대해 ‘노동자의 책’ 서적 중 이적표현물이 있다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철도노조 조합원이기도 한 이진영 대표가 지난 2013년 철도파업 당시 조합원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전면파업을 즉시 시행하자’는 내용의 게시물에도 이적성이 있다고 보고 혐의에 포함했다.

노동계 등 진보성향의 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있다. 현 정부와 성향이 다른 서적을 본다는 이유로 검찰이 국가보안법을 적용한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다. 국가보안법은 대개 보수정부에서 노동계나 진보 성향의 시민사회를 탄압하는 도구로 사용돼 반드시 폐기돼야 하는 법안 중 하나로 거론돼왔다.

‘노동자의 책’ 사회주의 사상이나 노동운동 등 진보 성향의 사회과학 서적을 볼 수 있는 전자도서관이다. 실제로 ‘노동자의 책’이 모아놓은 서적들은 모두 이미 출판돼 시중에 유통되거나 대학도서관에서도 볼 수 있고 일반 시민들도 소장하고 있는 책이다. 예컨대 경제학의 고전인 마르크스의 <자본론>, 러시아의 셰익스피어로도 불리는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도 ‘노동자의 책’에서 만나볼 수 있는 서적들이다.

노동자의 책

노동자의 책 홈페이지 http://www.laborsbook.org/

시대를 역행하는 검찰과 법원의 이런 행태를 두고 일각에선 ‘미스터 국보법’이라고 불리는 황교안 국무총리 권한대행의 뜻이 반영됐고,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색깔론을 제기해 ‘물타기’하려는 것이라는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진영 대표가 속한 철도노조의 상급단체인 공공운수노조도 6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 탄핵소추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이 무슨 망동이냐”며 “이번 구속은 온 국민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비열한 공안탄압”이라고 질타했다.

노조는 “박근혜 공안 세력의 준동은 일관된 흐름”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측 변호인은 ‘촛불은 국민의 의지가 아니며 민주노총이 주도했다’는 등 민주노조와 시민을 분열하려고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황교안 권한대행도 ‘국민의례 규정 일부 개정령’을 통해 5.18 민주영령이나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묵념을 금지해 국민의식 통제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노조는 “박근혜 개인만이 아니라 박근혜 체제와 정책을 폐기할 것을 요구하는 시민과 노동자들은 이들 공안세력도 쓸어버려야 한다는 점을 스스로 확인해줬다”며 “박근혜 정권 퇴진과 함께 공안통치 기구를 전면 해체하고,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노동자의 책’ 국가보안법 탄압 저지 공동행동도 5일 성명에서 “급작스런 검찰의 구속영장 신청과 이에 맞장구쳐준 법원의 결정은 촛불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발악일 뿐”이라며 “촛불과 노동자 투쟁, 촛불과 진보사상을 분리해 공안기관과 박근혜 적폐세력에게 심폐소생술을 행하는 꼼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위해 노동자 민중 운동의 일보 전진을 위해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을 결의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촛불 하나에 대한 탄압은 모든 촛불에 대한 탄압”이라며 “박근혜 적폐를 그대로 이어받은 미스터 국가보안법 황교안에 체제 대해 촛불의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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