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과 서청원,
새누리당의 2차 내전
야당 "새누리, 개싸움 멈추고 해체해야" "추잡한 막장 드라마"
    2017년 01월 05일 08:3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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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4일 인명진 비대위원장을 “거짓말쟁이 성직자”, “폭군”라이라고 원색 비난하며 비대위원장직 사퇴, 조기대선을 요구했다. 그러나 서 의원의 이러한 주장과 친박계 의원들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이날 친박 핵심인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이 탈당을 결행하는가 하면, 홍문종 의원도 인 비대위원장에게 자신의 거취를 위임하는 등 탈당 수순을 밟고 있다.

서청원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짓말쟁이 성직자 인명진 위원장은 이제 당을 떠나야 한다”며 “저는 그 분이 당에서 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한 당을 외면하고 떠날 수 없다. 그 분은 무고, 불법적인 일을 벌이며 당을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새로운 패권주의로 국회의원들을 전범 A, B, C로 분류하고 정치적 할복을 강요하고 노예 취급을 하고 있다”며 “광화문 애국보수 집회에도 나가지 말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는 “이러한 인민재판식 의원 줄세우기는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김정은이 장성택을 처형하고 그 일파를 숙청해 공포정치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는 행태는 대한민국에선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인 비대위원장을 김정은 위원장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인명진 위원장을 모셔온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의를 했고 약속도 받았다”며 “그러나 비대위원장에 취임하고 바로 다음 날, 그 약속은 무용지물이 됐다. 대한민국 정당 역사상 비대위원장이 무소불위의 오만한 행태를 보인 적은 없다. 폭군과 무어가 다르겠나. 거짓과 기회주의적 처신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고 힐난했다.

서 의원은 친박 인적 청산을 강행한다는 이유로 인 비대위원장에 대한 정체성까지 캐물었다. 그는 “인 위원장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거짓말쟁이 성직자인가, 아니면 개혁보수의 탈을 쓴 극좌파인가”라며 “인 비대위원장이야 말로 악성종양의 성직자가 아닌지 되묻고 싶다. 다른 정치인의 할복을 얘기하기 전에 스스로 정치적 할복을 하는 것이 어떤지 묻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

더 나아가 “인 위원장이 새누리당에 들어온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가. 좌파 정권을 돕고자 하나, 자신의 정치적 야욕의 희생양으로 그나마 명맥을 잇고 있는 정통 보수당을 와해시키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임시방편의 거짓 리더십을 걷어내고 조기전대를 통해 정통성 있는 진짜 리더십을 세울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친박계이지만 인 비대위원장의 인적 청산 방안을 지지하고 있는 정우택 원내대표는 4일 서청원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해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이해가 잘 안 된다”며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등 친박계 핵심들조차 인 위원장에게 지지를 표명하고 책임지는 것을 위임하지 않았냐”고 비판했다.

앞서 인 비대위원장은 전날인 3일 서 의원이 소속 의원 전원에 보낸 편지에서 자신에 대해 ‘독선적’, ‘말을 바꿨다’고 한 것에 대해 “한두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자기들도 사람 만나고 여론을 볼 텐데 스스로 결정해 책임을 지라는 게 독선이냐”며 “정치적 결단하고 국회의원을 내놓으라는 것도 아니고 탈당하라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는데 국회의원이 배지를 다느냐. 일본 같으면 할복한다”며 “그러면 안 되지만 박 대통령을 봐서라도 뭔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친박핵심’ 정갑윤 탈당선언, 홍문종 탈당 가시화

서청원 의원의 이번 기자회견은 최경환 의원 등 친박 핵심들과의 사전협의를 거쳐 나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친박계 의원들은 이와는 다른 기류를 보이고 있다.

친박 핵심인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은 이날 지역구인 울산시 중구에서 열린 새누리당 중구당협 신년 하례식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남겠다”고 말했다. 탈당 배경에 대해선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라고 했다. 그는 “인명진 비대위원장과 어제 1시간여 동안 만나 대화하고 오늘 오전 전화로 탈당 입장을 밝혔다”며 “친박 핵심으로 스스로 책임지기 위해 탈당하는 것이며, 그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고 했다.

홍문종 의원은 당 대변인을 통해 탈당 입장을 밝혔다.

김명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중진의원인 홍문종 의원이 인명진 비대위원장에게 본인의 거취에 대한 부분을 위임을 했다”며 “면담을 하겠지만 위원장께서 판단하는 기준에 아무 이유 없이 따르겠다, 다만 당 쇄신의 밀알이 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홍문종 의원은 새누리당을 탈당한 개혁보수신당(가칭)이 지목한 ‘친박 8적(서청원, 최경환, 이정현, 윤상현, 조원진, 김진태, 이장우 등)’ 가운데 한 명이다. 이정현 전 대표가 전날 탈당했지만 친박계 인적 청산을 막기 위한 “탈당쇼”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홍문종 의원의 탈당도 같은 차원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개싸움도 이렇게 혐오스럽진 않을 것…새누리 해체해야”

한편에선 ‘박근혜 게이트’ 공범으로 지목되는 새누리당에서 또 다시 당권을 두고 싸우는 눈꼴사나운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일부에선 두 사람의 막말 공방을 두고 “개싸움”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브리핑에서 “새누리당과 친박 의원들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공범으로서 일말의 반성이라도 하고 있기는 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기득권을 지킬 궁리만 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더 이상 추잡한 막장드라마 그만 찍고 자진 해체하라”고 비판했다.

양순필 국민의당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인 비대위원장과 서 의원의 갈등에 대해 “두 사람 간의 막말 공방은 새누리당에는 백약이 무효라는 것을 입증하는 또 다른 증거일 뿐”이라며 “진흙탕에서 개가 싸워도 두 사람 간 싸움만큼 혐오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당장 개싸움을 멈추고 즉각 해체하라”고 질타했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서 의원에 대해 “친박 세력의 추악한 민낯을 똑똑히 목도할 수 있게 해줬다”며 “몇몇 친박 의원들이 보여주는 저자세마저도 진의가 의심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추 대변인은 “온 나라가 몇 달째 혼란과 격랑에 처한 와중에도 자신들의 정치적 생존에만 골몰하는 친박 세력에게 이제 ‘개전의 정’은 전혀 없다”며 “더 이상의 추태를 멈추고 정계 은퇴를 통해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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