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연구원 개헌 보고서,
당내 비문과 국민의당 반발
김부겸 "특정후보 편향 활동은 해당행위"
    2017년 01월 03일 01: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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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사실상 개헌을 저지하기 위한 문건을 일부 ‘친문’ 인사들끼리만 돌려봤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당내 비문 개헌파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3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보고서 ‘개헌논의 배경과 전략적 스탠스 & 더불어민주당의 선택’에 따르면 민주연구원은 개헌특위 구성과 관련해 “4년 중임제에 긍정적이거나 비슷한 입장을 가진 의원을 다수 참여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적극적 개헌론자나 이원집정부제 주장자의 특위 참여를 소폭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이는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의 개헌 방향과 일치한다. 문 전 대표는 시기적으론 대선 이후, 형태적으론 4년 중임제를 선호한다.

보고서에는 “현실적으로 대선 후 개헌을 약속한다 해도 대선 뒤의 경제 위기나 각종 현안으로 개헌 추진이 동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개헌을 대선공약으로 제시해도 실제 이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또 “(개헌을 매개로 한) 제3지대가 촛불 민심에 반하는 야합임을 각인시켜야 할 것”이란 내용도 들어 있다.

보고서는 아직 당내 경선도 치르지 않은 문재인 전 대표를 당 대선 후보로 규정한 듯한 문구도 포함돼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제3지대에서 결집한다면 ‘비문 연합과 문 전 대표’의 선거로 전환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어 당의 크나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또 “문재인 전 대표나 추미애 대표가 대선 전 개헌 반대론을 고수하는 것은 비문 전선을 공고하게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략적 수정을 시도해 (개헌론의) 사전 차단 또는 출구전략을 찾아야 한다”고도 했다.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 대선 결선투표에 대해서는 “임기 단축은 전향적인 입장이 장기적으로 긍정적이지만, 결선투표제 도입은 최대한 모호성을 견지해도 좋을 것”이란 입장을 취했다.

분권형 대통령제에 대해선 안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이 제3지대로 모이게 하는 중요한 조건이 될 수 있다며 “당은 입법권과 예산권을 국회에 넘긴 순수한 대통령제 차원의 개헌 추진 전략을 선도해 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9일 작성된 이 보고서는 개헌이 주요 내용이지만 민주당 개헌특위 위원들과 당 전략기획위원장에게도 전달되지 않았다고 <동아>는 전했다.

당내 비문 개헌파 인사를 비롯해 개헌 추진에 적극적이었던 국민의당은 즉각 반발하고 있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이날 ‘민주연구원의 공식적인 해명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당의 공식기구인 민주연구원이 벌써 대선 후보가 확정된 것처럼 편향된 전략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연구원은 특정 후보가 아니라, 당의 집권을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특정 후보 편향의 활동은 당의 단결과 통합을 해치는 해당행위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친문 패권세력은 정치를 교체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한낱 정권 잡을 기회로 쓰고 버리고자 한다면 국민이 들고 일어설 것”이라며 “추미애 대표에 대해, 동아일보에 보도된 문건의 작성경위를 밝히고 개헌 방해세력을 개헌특위에 참여시켰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민주연구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동아>의 ‘개헌 저지 보고서’ 보도가 “사실관계를 왜곡한 명백한 오보”라며 “다양한 국민적 관심사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여 당 지도부에 보고하고 있고, 민주연구원의 지극히 일상적인 활동”이라고 반박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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