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현의 탈당 선언,
    친박 실세 바람막이 행보
    서청원 최경환, 인명진에 강력 반발
        2017년 01월 02일 06: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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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명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핵심 친박계에 대한 탈당을 요구한 가운데, 2일 이정현 새누리당 전 대표가 탈당을 선언했다. 그러나 친박 실세로 분류되는 최경환·서청원 새누리당 의원 등은 탈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인적 청산’에 나선 인명진 비대위원장을 비난하는 형국이다. 한편 4야당은 이정현 전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는 “정계은퇴를 선언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정현 전 대표는 2일 탈당계 제출에 앞서 당 지도부에게 “당 대표를 했던 사람으로서 모든 책임을 안고 탈당하겠다”며 “저를 디딤돌 삼아 지금부터는 당이 화합하고 화평하도록 지도력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의 돌연 탈당 선언은 자신을 끝으로 친박계 인적 청산을 막아 보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서면브리핑에서 “친박 실세를 보호하기 위한 바람막이 행보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기 원내대변인은 “뒤늦은 탈당으로 과거를 씻을 수 없다”며 “대통령 심기를 보좌하려 세월호 언론보도를 통제하고,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장으로 국민을 외면했던 과오는 막중하다.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양순필 국민의당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이 전 대표의 탈당 선언을 “탈당쇼”라고 규정하며 “많은 국민들이 이 전 대표의 새누리당 탈당이 친박 세력의 정치적 연명을 위한 기획 탈당이라고 의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정현 전 대표가 모든 책임을 안고 가는 방법은 자신은 물론 서청원, 최경환, 김진태 등 수많은 악행을 저질러온 새누리당 의원들과 동반해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박근혜표 헌정 파탄과 국정 농단의 공범으로서 마땅히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해야 할 일”이라며 “국민들로부터 한참 전에 외면당한 새누리당 당적 버리기를 속죄와 참회라고 볼 순 없다. 자신의 과오를 탈색하기 위한 일회적 탈당 쇼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당장 정계를 떠나 검찰에 출두해야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덧붙였다.

    정병국 개혁보수신당 창당추진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창당준비회의에서 “막상 떠나야 할 시기에 몽니를 부리고 이미 배가 떠난 뒤 사공을 찾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나”라고 비판했고, 김영우 의원은 이 전 대표를 비롯해 친박 핵심들을 겨냥해 “무조건 탄핵을 반대하고 무조건 대통령 심기만 생각했던 사람들이 정계 은퇴를 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새누리 내전

    인명진 비대위원장(위)과 서청원(아래 왼쪽) 최경환 의원

    앞서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기자 간담회에서 ‘인적 청산’ 대상 등에 대해 “박근혜 정부 하에서의 4년 동안 당대표라든지 정부에 당의 이름을 가지고 들어 간 사람들이 대통령 잘못 모시지 않았는가”라며 “이 사람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무분별하고 상식에 어긋나는 지나친 언사로 국민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못난 행태를 보였던 사람들도 인적 청산의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소위 백의종군과 2선 후퇴, 어물쩍 2선 후퇴 안 된다”며 “탈당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친박 핵심들의 자진 탈당 시한을 6일로 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8일 자신의 거취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친박계가 인적 청산 방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비대위원장에서 자진사퇴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이 전 대표를 제외한 다른 친박계는 인 비대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까지 내건 인적 청산 방안에 반기를 들고 있다.

    친박계 핵심 의원들인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조원진 등 10여 명은 1일에 만나 인 비대위원장의 인적 청산 방안에 대해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문종 의원은 2일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인적 청산 방안에 대해 최경환, 서청원 의원의 견해를 묻는 질문에 “그분들은 ‘인명진 비대위원장께서 하시는 방법이 정도에 어긋난다’, ‘정당에서 마치 인민재판하는 식으로 사람들을 집어서 어떻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건 맞지 않는다’ 그렇게 말씀했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서청원 대표 같은 경우는 ‘정리가 되면 그렇지 않아도 당을 떠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인명진 위원장께서 너무하신 거 아닌가’ 그런 말씀들을 했다”고 했고, 최경환 의원의 경우 “‘낙동강을 지키겠다고 내려가 있고 2선 후퇴를 이미 얘기했는데 그럼 됐지 왜 내가 나가야 되느냐’ 이런 취지에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최경환 의원은 이날 당원 400여명이 참석한 대구시·경북도당 신년인사회에서도 “저 스스로 보수의 가치를 지키고 대구·경북을 지키는 못나고 굽은 소나무가 되겠다”며 “모두가 떠나고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새누리당을 지키겠다”며 탈당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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