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발전소 과연 필요악인가
    영화 <판도라>로 다가온 원전의 공포
    [인터뷰] 하승수 “대선주자, 탈핵을 기본 공약으로”
        2016년 12월 30일 10:4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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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업영화로는 처음으로 핵발전소(원전) 사고를 다룬 재난영화 <판도라>가 지난 7일 개봉해, 29일 기준 누적 관객수 410만 6657명을 돌파했다. 영화적 평가와는 별개로 기존 재난영화와는 달리 원전 사고는 지금 우리 현실과 맞닿아있다는 점에서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일부에선 “원전이 필요악이 아닌 그냥 악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착한 영화’”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반핵 영화를 보고 공감하는 것과 현실에서 반핵 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아직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레디앙>은 탈핵 활동가인 하승수 녹색당 전 공동운영위원장을 지난 27일 만나 원전에 대한 잘못된 상식, 그리고 재생가능 에너지에 관한 오해를 풀어봤다. 인터뷰는 27일 봉천동의 커피숍에서 진행했다. 정리는 유하라 기자가 맡았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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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판도라’의 핵발전소 폭발 장면

    영화 <판도라>로 다가온 원전의 공포…“탈핵 운동으로 번져야”

    정종권 <레디앙> 편집장 : 영화의 메시지가 상당히 강렬하다. 마치 환경단체에서 만든 공익영화 같았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영화관 안에서의 그 순간엔 감동도 받고 경각심을 느끼겠지만, 영화관 바깥의 현실로 돌아와 자기 삶에서 그 감동과 공감의 메시지가 얼마나 실천으로 옮겨지고 자극이 되느냐의 문제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의미 있는 영화이지만 그게 환경운동의 역할을 대체하지는 못할 거 같다.

    하승수 녹색당 전 공동운영위원장 : 저도 비슷한 생각이다. 영화 <판도라>가 원전 문제와 사고의 위험성을 생생하게 보여준 것은 좋고 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과연 이 영화를 보고 사람들이 탈핵 운동에 참여하고 함께 실천할 것이냐에 대해선 아직 부족하다고 본다.

    원전이 위험하다는 것은 사람들이 일본 후쿠시마 사고, 소련 체르노빌 사고 등을 보고 들으면서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원전을 ‘필요악’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개인적으로 원전에 반대하더라도 원전을 멈춰야 한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설득하는 건 망설인다. 원전을 반대하는 이들이 자기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대기가 어려워서다. <판도라>가 그 근거를 제공하진 못하지만 원전 문제에 관심이 없는 지인들에게 이 영화를 권하는 건 필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본다.

    정종권 : 영화에서 배경이 되는 한별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월촌리 마을이 본래 낙후된 시골마을이었는데 원전 때문에 먹고 살았다는 대사가 나온다. 그런데 또 한편으론 영화 속 월촌리는 상당히 삭막해보이기도 한다. 영화에서 “예전에는 풍요롭지는 않았지만 고기를 잡고 평화롭고 괜찮게 살았는데 이제는 그런 삶이 불가능하다”라는 대사도 나온다. 실제 원전이 있는 현실의 마을과 영화의 설정은 비슷한가?

    하승수 : 발전소 주변 지역엔 법률에 따라 예산이 풀리고 원전이 있기 때문에 나오는 돈도 있다. 그 돈이 제대로 쓰이는지도 장담할 수 없다. 원전이 지역경제를 발전시킨다고 하지만 막상 현실은 그렇지도 않다. 원전 지역이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지역경제가 활성화 돼있지 않는, 황폐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원전이 있는 지역에 갔을 때 지역이 살아난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일본,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원전에만 의존해서 살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보니 마을의 모습이 부럽거나,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그런 원전 지역의 모습을 <판도라>가 사실적으로 묘사했다고 본다.

    요즘 정부나 한수원의 <판도라>에 대한 평을 가끔 보는데 영화 속의 다른 것들은 반박하지 못하고 ‘내진 설계를 강화해서 괜찮다’ ‘냉각수가 유출돼도 비상장치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영화 속 배경이나 상황 설정 등은 부정하지 못하더라.

    정종권 : <판도라>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냉각수 유출을 막기 위해 희생한다. 냉각수가 그렇게 중요한 건가.

    하승수 : 원전 옆에 사용후 핵연료가 있는데, 원전 사고는 원자로 자체가 터지는 경우도 있지만 사용후 핵연료가 사고의 원인이 되면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사용후 핵연료는 워낙 뜨거우니까 식혔다가 다시 금속통에 넣어서 보관해야 한다. 사용후 핵연료의 양도 많고 그게 노출되면 그 위험성도 훨씬 심각해지는 것이다. 사용후 핵연료를 식히는 공간이 영화 속에 나오는 수조다. 여기에 냉각수가 없으면 폭발할 수 있고, 방사능 물질은 이 수조 속에 더 많이 쌓여있기 때문에 원전 자체가 폭발하는 것보다 훨씬 큰 사고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후쿠시마 원전사고도 사용후 핵연료 문제가 더 심각했다. <판도라>가 그리고 있는 스토리도 후쿠시마 사고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원전을 폐쇄해야 해서 바닷물을 끌어다 쓸 수 없다고 하는 영화 속 장면도 후쿠시마에서 있었던 일이다.

    원전 안 돌리면 전기 못 쓴다? “한국엔 원전이 남아돈다”

    정종권 : 앞서 원전을 반대하더라도 지인들에게 원전 반대를 주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위험하지만 필요하지 않나. 필요하기 때문에 위험성을 관리하면서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 즉 원전을 필요악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원전에 반대하는 이들이 원전에 찬성한다는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하승수 : 우선 많은 이들이 원전을 필요악이라고 보는 데에는 정부의 일방적인 홍보가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대표적으로 가진 생각이 ‘원전이 없으면 전기 못 쓴다’다. 그런데 이건 정말 사실이 아니다.

    <판도라>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한국에 발전소가 남아 돈다”. 이 영화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는 부분이나 대사는 아니지만 핵심적인 메시지이고 정말 중요한 쟁점이다.

    이 대사는 전력예비율(추가로 사용하는 전력량의 비율. 사고와 급격한 수요 변화 등에 대비하는 예비전력 비율)의 한 종류인 설비예비율(가동하지 않는 발전소의 공급능력까지 더하여 산출한 비율)로 설명할 수 있다. 정부는 내년 설비설비예비율 26%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확보해야 하는 적정한 설비예비율에 대해 정부에서는 22% 정도로 보는데 한전 내부보고서에는 12%, 서울대 용역보고서에서도 12% 정도라고 파악하고 있다. 12%와 26%의 사이엔 ‘원전 14개를 당장 중단해도 된다’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러니까 현재 상황에서 발전소가 부족한 것도 아니고 원전 14개 정도의 초과 설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원전 14개의 가동을 중지시켜도 전력 공급에 이상이 없다는 뜻이다.

    정종권 :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전을 새로 지어야 한다는 정부의 논리는 무엇인가.

    하승수 : 원전의 단가가 석탄이나 다른 전력원에 비해 싸고, 그래서 원전을 가동하지 않으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논리로 전기가 남아도 원전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천연가스 설비 가동율을 낮추는 쪽을 택한다. 그래서 전력수요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봄 가을 시기에는 원전이 아니라 천연가스 설비의 가동을 중단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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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승수 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원전은 결코 싸지 않다”

    정종권 : 원전이 단가가 싸다, 이 주장은 사실인가.

    하승수 : 일본이 후쿠시마 사고 이후 발전 단가 검증위원회를 만들어서 객관적 검증을 시행한 결과, 원전 단가가 그다지 싸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원전 안전 관리를 위한 추가 비용 들어가고, 일본처럼 사고가 나면 추가 안전 대책 세우고 내진 설비를 강화하는 등 이런 것들도 다 비용이다. 더욱이 사고가 났을 때 복구비용이나 폐기물 처리 비용, 원전 해체 비용 등을 제대로 계산하면 비용은 더 많이 올라간다. 이를 미래비용이라고 해서 단가에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즉 우리 정부의 원전 단가 계산은 지나치게 과소 비용으로 계산한 상태라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발전단가에 대한 객관적이고 투명한 검증 절차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상세 자료도 공개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원전이 싸다고만 주장한다.

    정종권 : 원전 위험이 피부로 다가온 계기가 바로 경주, 울산의 지진이다. 영화에서도 지진이 원전 폭발의 원인이 된다. 현실과 맞닿아 있는 영화적 설정이다.

    하승수 :  지난 9월 경주에서 5.8 규모의 지진이 일어났다. 영화에선 6.1 규모라고 했는데 더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육상 쪽은 활성단층 조사를 했지만 해저는 조사가 안 돼 있다. 한수원은 원전 내진 설계 잘돼있다고 하지만 6.5 규모 이상의 지진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내진 설계가 잘 돼 있다고 하더라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정부는 무조건 괜찮다, 안전하다는 전제 하에 얘기를 하니까 시민들의 불안감도 해소가 안 되는 거다.

    “원전은 안전하지 않다”
    아비규환의 <판도라>는 현실, 재난대응 매뉴얼도 무용지물

    정종권 : 영화에서 인상적인 장면이 한적한 시골 마을의 원전이 폭발하니까 피난하는 모습이 거의 재앙 수준이더라. 부산, 울산 등 원전 주변에는 300만 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데 세계 최대 핵발전 단지로 불릴 만큼 원전이 많다. 이렇게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 인근에 원전이 있는 사례가 또 있나.

    하승수 :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재난대응 매뉴얼을 만드는 것도 불가능하다. 한꺼번에 3백만이 대피할 방법이 어디 있겠나. 특히나 원전은 사고가 나도 보험 처리는 물론, 보험 가입도 안 된다. 화력발전소 이런 것들은 다 보험 처리가 되는데, 큰 시설 중에 보험 가입이 안 되는 건 원전이 유일하다. 민간보험사만으론 처리하기 힘들 정도로 사고 후 감당이 어렵다는 뜻이다.

    정종권 : 지진 이후 경주 등의 상황은 어떤가. 대외적으론 원전 위험을 우려하는 모습은 잘 드러나는 것 같다.

    하승수 : 그래도 이전보단 탈핵, 원전에 의존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는 확실히 커졌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원전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는 이들이 늘고 있고. 외국처럼 아주 크게 데모를 하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지진이 준 변화는 있다. 다만 경주 시민들은 불안한 모습이 드러나면 관광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현실적인 지역 경제문제, 먹고사는 문제와도 연결이 되니까 지역 주민들도 원전의 위험성을 너무 부각되는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재생가능에너지 비싸지도, 불가능하지도 않다”

    정종권 : 재생에너지를 둘러싸고 2가지가 반론이 제기되는 거 같다. 한국엔 재생에너지 관련 기술적 노하우가 없다는 것과 지형·기후적 조건이 안 따라준다는 것이다. 즉 한국에서 재생에너지는 이상적이란 주장이다.

    하승수 : 세계적으로 원전을 가동하던 국가들이 왜 탈핵에 나섰는지 짚고 갈 필요가 있다. 1950년대부터 상업 원전이 시작되었고 그때에도 위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대중적 경각심은 덜했다.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섬에서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원전 사고가 났고, 그 때부터 반핵운동이 본격화됐다. 그 시기 오스트리아는 국민투표에서 원전 반대 의견이 나와 다 지어 놓은 원전을 가동하지 않은 사례도 있다. 독일은 그때까지도 원전을 계속 가동했다가 체르노빌 사고가 나면서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1990년대부터는 기후변화까지 심각해지면서 화석연료 반대 목소리도 높아졌고 그때부터 풍력, 태양광 등이 전기를 제대로 다르게 생산할 수 있는 발전 방식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독일은 2000년대부터 국가가 지원하면 급격하게 에너지 전환에 나섰다. 다만 원전 의존도가 75%에 달하는 프랑스는 유럽 중에서도 예외적 사례다. 독일이 30%를 넘진 않았고, 우리나라가 30% 정도니까. 그래서 프랑스는 탈핵이 아니라 어떻게 원전 의존도를 50%까지 낮출 것인지가 지금 쟁점이다.

    즉 원전이 싸고, 재생가능에너지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이미 유럽에선 다 깨진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동아시아가 문제다. 한·중·일은 국가가 원전을 지원해주는 정책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공기업이 원전 건설 사업을 운영하는 구조이고, 그러다 보니 일종의 원전 산업이라는 걸 육성하고 확대하는 게 국가의 방침이 돼 있다. 일본에서도 전력 산업이 몇 개 회사가 독과점하고 있는 상태이고 일본 정경유착의 표본처럼 돼 있다.

    우리 정부는 재생가능에너지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 발전 설비라는 것이 양적으로 확대가 돼야 가격도 떨어지는 것인데 재생가능에너지엔 투자도 하지 않고 가격이 높다고만 하는 것이다. 말이 안 되는 논리다.

    기술적 노하우가 없다는 오해와 관련해선, 우리나라는 반도체 기술이 좋기 때문에 태양광 에너지에 지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원전에 쓰는 예산 일부라도 재생가능에너지에 투자한다면 태양광 기술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예컨대 현대자동차에서 포니가 나왔을 때 일본의 도요타보다 좋아서 탄 건 아니지 않나. 국내 자동차 사업을 키우기 위해 일부러 내수시장을 만든 거다. 그런 면에서 에너지 산업은 경제적 기회이기도 하다. 외국 제품 수입해서 설치만하는 게 아니라 자동차 사업을 일으켰던 것처럼 투자하면 경쟁력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형적 조건상 육상 풍력 발전 설치는 제한적이지만,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고 해상풍력 하기 좋은 입지가 있다. 일본에서 후쿠시마 앞 바다에 부유식 해상 풍력에너지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일본 정부가 미쓰비시 중공업 등 대기업을 지원해서 원전 한 개 분량을 설치 중이다.

    동해, 제주, 영광 등 원전이 있는 곳의 앞바다 바람이 좋기 때문에 오히려 해상풍력은 원전를 대체하는 사업으로 국가적으로 검토해볼 만하다고 본다. 실제로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체들도 해상풍력에너지 사업에 한때 뛰어든 적이 있는데, 국가 지원이 없어서 철수했다. 정부가 지원만 해준다면 우리 주력산업인 조선산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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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폭 위험에 노출된 비정규 하청 노동자…“환경과 노동의 만남 필요”

    정종권 : 방사능에 1차적으로 노출되는 건 결국 비정규 하청노동자들이다. <판도라>에서처럼 후쿠시마 사고 때에도 50인의 결사대가 원자로 냉각수 수입증기 빼기 작업을 했다. 그런데 그 이후 이들 대부분이 암에 걸리는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거나 사망했는데 산재 처리된 사람이 단 1명뿐이라는 말도 있다.

    하승수 : 우리나라도 방사선 피폭은 산재로 인정받기 어렵고 잘 인정해주지도 않는다. 프랑스의 한 원전 영화를 보면 비정규 하청노동자들이 안전기준이 있어도 지키지를 못하는 장면이 나온다. 안전기준 따지다가 해고를 당하면 당장 일할 수 없다는 현실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법으로 정해놓는다고 해서 안전이 지켜지는 게 아니다. 하청 구조를 깨든지 뭔가 다른 보장 장치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판도라>를 계기로 원전에서 일하는 비정규 하청노동자들에게 주목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정종권 : 환경과 노동이 만나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원전 관련 업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특히 비정규직이나 하청노동자의 조직화 문제도 고민해봐야 하고. 현재는 사실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하승수 : 맞다. 녹색과 노동은 결합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피폭 노동 문제를 풀 수 없고 탈핵 등도 어렵다.

    특히 원전 문제를 푸는 나라 특징은 국회 구조가 다당제로 돼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녹색당과 같은 탈핵을 주장하는 정당이 원내로 들어가야 국회에서 탈핵 정책에 관한 논의가 가능하다. 그런데 탈핵을 주장하는 정당 의원 한 두 명이 국회에 들어간다고 당장 탈핵이 입법화 되는 것도 어렵다. 지금은 한국 정치가 예외적으로 다당 구조이지만, 일반적으로 양당 정치구조의 특징을 갖고 있는데 이런 정치구조에서는 탈핵과 같은 중요한 문제가 토론되거나 문제해결 능력을 갖기 어렵다. 과반 정당이 반대하는 정책은 아무 것도 되질 않으니까. 이런 선거제도와 정치구조를 개혁하는 게 탈핵, 노동 등의 문제들과 연결돼있고 이것을 풀려면 독과점 정당 구조를 깨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선주자들, 탈핵 에너지 전환을 기본 공약으로”

    정종권 :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판도라>를 봤으면 좋겠다.

    하승수 : 맞다. 꼭 원전 문제가 아니더라도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나오게 한 대한민국 민주주의 현주소 잘 보여주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우리는 정부의 무능함을 경험했고, 그 경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우는 것 같다. 특히 유권자들이 이 영화를 보고, 내년 대선에서 후보들이 ‘탈핵 에너지 전환’ 공약은 기본으로 얘기하도록 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천만은 넘겨야 할 영화다. 환경단체나 녹색당의 ‘탈핵 백만 서명 운동’에도 많이 동참해달라.

    정종권 : 원전 문제와 관련해서 <판도라> 이후에 보면 좋은 영화가 있다면 추천해 달라.

    하승수 : 프랑스 영화 <그랜드 센트럴>. 원전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이야기이다. 스펙터클한 영화는 아니지만 원전 내부의 사정을 알 수 있다. 원전 문제에 대해 깊이 알고 싶은 분은 이 영화 추천한다.

    현재 하승수 녹색당 전 공동운영위원장은 녹색당의 평당원으로 있으면서 국회의원 비례대표제의 확대와 비례성 강화를 위해 활동하는 <비례민주주의연대>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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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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