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합병 문제 호도하는
    경제신문의 10가지 궤변 비판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내만복)의 반박 논평
        2016년 12월 29일 06: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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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공식적인 첫 수사는 국민연금공단 압수수색이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표를 던진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세간의 의혹을 파헤치기 위한 것이다. 이는 동시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절차이기도 하다. 이재용 부회장이 박 대통령과 독대한 후 삼성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가장 많은 돈을 낸 기업이 됐다.

    특검이 이 사건을 집중 추궁하면서 의혹의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점도 드러나고 있다.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은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의 압력으로 합병에 찬성에 했다고 시인했으며, 보건복지부 관계자들도 문 장관의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에 따라 특검은 29일 문 장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이 이 문제를 첫 수사대상에 올리고 고강도 수사를 벌이는 데에는 이 사건의 발원지가 청와대라고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특검의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되자, 일부 경제신문에선 국민연금공단에 한 수사가 ‘정치적’이라거나 합병 찬성 자체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보도가 나오고 있다.

    복지시민단체 ‘내가만드는복지국가(내만복)’는 29일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경제신문과 보수성향 언론인 <문화일보> 등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에 관한 사설과 기사들에 대한 반박 논평을 냈다.

    ▲ 靑, 국민연금 ‘삼성물산 합병 찬성’…“國益차원 정책적 판단 가능성”(2016.12.28. 문화일보)
    ▲ [사설] 국민연금 수사 정치적 잣대에 꿰맞춰선 안돼(2016.12.28. 헤럴드경제)
    ▲ 국민연금, 法에 근거해 삼성합병 찬성…배임 적용 무리 (2016.12.27. 매일경제)
    ▲ 국민연금, 삼성 투자로 6조 수익… 정치권 ‘합병 손실’만 추궁(2016.12.27. 파이낸셜뉴스)
    ▲ 국민연금, 삼성합병 찬성으로 진짜 손해봤나(2016.12.27. 아시아경제)
    ▲ 특검 삼성물산 합병 논란 수사, 전문가들 “기업과 경제를 정치적 선입견으로 판단해선 안돼”(2016.12.27. 헤럴드경제)
    ▲ 홍완선은 과연 배임인가(2016.12.26. 한국경제)

    내만복은 위 기사에 제기된 주요 쟁점 10개를 정리해 아래와 같이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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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일모직과 (구)삼성물산을 비슷하게 보유했으므로 이득과 손실이 상쇄된다”

    양 사 주식에서 발생하는 이득과 손실을 통합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합병비율에 따라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율을 계산하는 것이다. 국민연금공단 입장에서는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6% 확보하는 것보다는 7%, 7% 확보하는 것보다는 8% 확보하는 것이 유리했다.

    합병기준일(2015년 6월 11일) 기준 보유주식수를 기준으로 합병비율과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율 간의 그래프를 그려보면 아래와 같다.

    (그림1) 합병비율과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율

    (그림1) 합병비율과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율

    해당 그래프에서 확인 되듯 합병비율이 상승하면 통합 삼성물산에서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율도 상승한다. 이는 (구)삼성물산에 유리한 합병비율에 도출될수록 국민연금공단의 지분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약하면, (구)삼성물산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제일모직에서 발생하는 이득으로 상쇄되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공단의 의사결정의 기준은 어떤 합병비율이 통합 삼성물산에서 국민연금의 지분율을 높이느냐에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기금이 두 회사 주식의 지분 가치가 비슷했으므로 이득과 손실이 서로 상쇄된다는 주장은 기업 합병의 ABC를 모르는 무지이거나 아니면 고의적인 왜곡이다.

    2.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 부의하지 않은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투자위원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었고, 중요한 쟁점을 충분한 수준으로 검토하고 결론을 내렸다면 절차상 문제없다는 점에 동의한다. 그런데 투자위원회는 비정상적으로 진행되었고, 중요 쟁점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

    첫째, 투자위원회 위원 구성을 삼성물산 합병 건 논의 직전에 바꿨다. 대체투자실장과 팀장급 참석자 중 2명 등 총 3명의 투자위원회 위원이 홍완선 본부장의 지시로 교체 선임되었는데, 이 3명은 모두 찬성투표를 했다.

    둘째, 표결방식을 변경해 선택지에서 ‘전문위원회 부의’를 없앴다. 이전에는 처음 선택지 중 하나로 ‘전문위원회 부의’가 있었으나, 이번 건에는 ‘찬성’, ‘반대’, ‘중립’, ‘기권’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고, 여기서 과반이 나오지 않으면 ‘전문위원회 부의’가 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러한 변경은 안건 자체가 복잡하고 핵심을 파악하기 어려워 개별적으로 ‘전문위원회 부의’로 투표하고 싶은 위원들도 어쩔 수 없이 무언가에 투표하도록 만들었다.

    셋째, 합병시너지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삼성이 제시한 내용을 그대로 인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 확보는 이미 삼성계열사가 97.5% 지분을 확보해 완전한 지배력을 보유한 상태에서 계열사 간 지분변동일 뿐이었다. 제일모직과 (구)삼성물산의 협력도 계열사 간에 충분히 할 수 있는 방안에 해당한다. 그런데 국민연금공단은 독자적인 검토 없이 삼성그룹이 제시한 내용을 토대로 상당히 큰 합병시너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넷째, 합병비율에 대한 내부 검토결과가 불공정하게 작성됐다. 회계법인 2곳의 산정결과도 세부내역을 검토해 보면 심각하게 불공정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자체적으로 두 기업의 기업가치 분석을 수행해 1대 0.46이라는 적정합병비율을 도출했다. 회계법인 2곳도 기업가치 분석에 근거하여 각각 1대 0.38, 1대 0.40이라는 적정합병비율을 산출했다. 3개의 평가결과는 1대 0.35라는 실제 합병비율이 크게 왜곡된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을 유도할 수 있는 수치였다.

    그러나 국민연금공단과 회계법인의 산정내역을 세부적으로 검토해 보면, 현금성자산의 누락, 상장주식에 대한 과도한 할인율 적용,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과대평가, 토지와 영업가치 평가의 불공정 등이 발견된다. 이러한 차이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할 경우 적정합병비율은 모두 1대1에 가깝게 산출된다. 공정한 평가결과가 산출돼 투자위원회에 보고되었다면 결론이 다르게 나왔을 수도 있다.

    다섯째, 합병시너지와 합병비율에 대한 자료를 편향적으로 활용해 회의를 찬성 방향으로 유도했다. 홍완선 본부장과 채준규 리서치팀장은 회의를 주도하면서 합병시너지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고, 합병비율은 좀 불리해 보이나 큰 차이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합병비율을 상향조정해 합병을 가결시키면 국민연금공단의 입장에서 더 좋은 결과가 도출되나 이러한 방안은 제시하지 않고, 합병비율 수용과 합병 무산의 2개의 선택만 가능한 것처럼 회의를 진행했다. 사안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위원의 경우 찬성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3. “손실액 계산이 잘못되었다. 주가가 하락했다고 손실이라고 할 수는 없다. 손해를 끼쳤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합병 이후에 국민연금공단이 주식을 보유할 것인지 매도할 것인지의 결정은 별도의 의사결정으로 볼 수 있다. 합병 이후 전체적인 주가가 하락해 발생하는 손실까지 합병결정에 따른 손실이라고 볼 수는 없다.

    ‘내만복’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이해득실을 계산했다. 우선 계산의 기준시점은 합병 이후 재상장일인 2015년 9월 15일로 정했다. 이는 합병 이후 전체적인 주가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이다.

    다음으로 합병이 성사되면 통합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은 주식수와 무관하다는 가정을 사용했다. 자사주 효과와 동일하게 가정하는 것으로, 국민연금공단도 12월 14일자 보도참고자료 13페이지에서 이와 동일한 방식의 계산을 한 바 있다.

    즉 적정 합병비율 시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율과 실제 합병비율(1대 0.35) 시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율 차이를 계산하고, 그 지분율 차이에 합병 이후 재상장일 시가총액을 곱하여 합병에 따른 손실액을 계산했다. 국민연금공단의 주식수는 합병기준일(2015년 6월 11일)에 보유한 주식수를 사용했다. 국민연금공단이 적정합병비율이라고 본 1대0.46일 경우 1,164억원의 손실이 계산된다.

     적정 합병비율에 따른 국민연금공단 손실액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를 공정한 방법으로 평가할 경우 1대1의 비율도 산정되기 어렵다. 국민연금공단의 자체분석결과나 회계법인들의 세부평가내역을 검토한 결과도 동일하다. 1대1을 기준으로 할 경우 국민연금공단의 손실액은 4,888억 원에 해당한다.

    4. “국민연금은 삼성그룹 주식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합병이 무산되었으면 국민연금 전체 포트폴리오가 더 하락했을 것이다”

    이 논리는 은행이 대규모 대출을 한 후, 그 대출이 부실화될까봐 지속적으로 추가적인 대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유사하다. 삼성 보유지분이 많으므로 무조건 삼성이 하자는 대로 따르는 것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

    SK와 SK C&C 합병에 반대했던 것처럼 사안별로 냉정히 판단해 보고 찬성할 것은 찬성하고 반대할 것은 반대해야 한다. 주주가치 제고의 기준에서 합리적으로 따져봤어야 하는데 그 검토가 부족하고 부실했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삼성물산 합병 이후 실제로 진행된 경과는 합병이 무산되면 주가가 하락했을 것이라는 경제신문의 예측과 달리 진행됐다. 삼성물산 합병 가결 이후 외신 보도는 다음과 같다.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는 근본적으로 한국의 불투명한 재벌 중심 기업지배 구조 탓이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7월11일자 “삼성 재편성하기(Reconstructing Samsung)”)

    “한국 정부는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며 재벌 편애 관행을 제한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연금공단의 합병 찬성은 이 약속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국민연금공단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서스틴베스트(의결권 자문기구)의 권고도 무시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 7월 20일자 “한국의 삼성 분수령(Korea’s Samsung Watershed)”)

    경제신문의 예측과 달리 합병 가결이 나쁜 영향을 가져왔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코리아 재벌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삼성물산의 외국인투자자는 지속적으로 주식을 매도했는데, 이는 자본시장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는 한국에 투자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만약 1대0.35라는 말도 안 되는 불공정한 비율에 합병이 부결되고, 적절한 수준으로 조정되어 합병이 다시 진행되었다면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자본시장이 상식이 통하는 않는 시장이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5. “삼성전자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 개별 민간 기업의 현안을 넘어서 국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당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은 삼성그룹의 국민경제적 비중을 고려할 때 헤지펀드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면 그 파장이 전체 기업으로 확산할 수 있을 정도로 파급력이 있었다”

    이는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결과적으로 삼성전자 지배력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주장이다. (구)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1%에 대한 지배력 확보를 위해서는 (구)삼성물산에 불리한 합병비율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의미인데, 이는 사실관계가 맞지 않다.

    외국투자자에 공개된 자본시장을 운영하는 한, 투기자본과 재벌 간의 충돌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어느 편이 항상 옳다, 그르다의 판단은 불가능하며, 사안별로 냉정하게 경영권 위협의 정도, 다수 국민의 손실, 국민경제의 파급효과를 따져봐야 한다.

    합병 직후 공시를 확인해 보면 삼성 이재용 등 특수관계자는 통합 삼성물산의 39.9%의 지분을 확보했다. 엘리엇은 (구)삼성물산 지분을 7% 정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1대 0.35라는 비율을 적용하면,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율은 2% 수준이다.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율이 20배 정도 차이 나는 상황이다.

    합병비율이 1대1 정도로 상향조정 되면 이재용 등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이 30%가 된다.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이재용 등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이 30% 정도 된다고 해서 삼성전자 지분 4.1%에 대한 지배력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엘리엇은 1대 1의 비율로 합병이 되더라도 통합 삼성물산에 대해 4% 이하의 지분을 확보하는 상황이었다.

    즉 당시 이재용 등 특수관계자와 엘리엇의 지분상황으로 볼 때,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경영권 분쟁이 가능한 수준이 아니었다. 어떤 비율로 합병해도 삼성전자 지분에 대한 지배력은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합병이 1차 부결되었다고 하더라도 삼성그룹에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그룹의 관리능력을 감안하면 전열을 정비해 새로운 조건으로 합병을 추진했을 것이다. 한 번의 합병 부결로 삼성그룹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주장은 삼성그룹의 위기 대응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6. “2016년 국민연금 투자수익의 대부분은 삼성전자에서 발생했다”

    이는 작년에 진행된 합병과 기본적으로 무관한 주장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주가가 오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위의 설명은 삼성물산 합병이 이뤄졌기 때문에 그룹의 경영권이 안정되어 삼성전자 주가가 오른 것이라는 관점이다.

    삼성전자 지분 4.1%를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을 이재용 등 특수관계자가 40%로 지배하게 되면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하고, 이재용 등 특수관계자가 30%로 지배하면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한다면, 이는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제일모직과 (구)삼성물산에 대한 이재용 등 특수관계자의 지분 보유상황을 볼 때 어떤 합병비율이 되더라도 3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에도 별다른 차이가 없다.

    7. “이재용 부회장을 면담한 것은 국제적인 관행이다”

    면담한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면담절차, 면담에서 논의한 내용과 그 후속처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홍완선 본부장 등은 이재용 부회장 면담은 비밀리에 진행했다. 최광 당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사전, 사후 보고를 하지 않았고, 2015년 국회의 추궁과정에서 시인했을 뿐이다. 처음부터 떳떳했다면 왜 내부보고를 생략하고 먼저 공개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또한 국민연금공단은 이재용 부회장 면담과정에서 합병비율 조정을 요청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른 기준시가 조정(10% 이내에서 할인 또는 할증)을 요청했는데, 이재용 부회장이 거절하자 이에 대한 후속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다.

    이재용 부회장이 1차로 거절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논의가 있었음을 투자위원회 회의에서 공개하고 설명했어야 했다. 기준시가 조정을 통한 합병비율 상향 방안을 투자위원회 위원들에게 알리고, 그 방안을 관철시킬 수 있도록 공단차원에서 논의했어야 마땅하다.

    이재용 부회장이 거절했다고 바로 포기하고 아무런 후속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민연금공단의 행위는 매우 부적절했다.

    8. “(구)삼성물산 기준으로 보면 덜 하락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아래의 자료를 근거로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구)삼성물산 주식의 최근 수익률 비교 예시(국민연금공단 자료))

    이는 기저 효과에 불과하다. 2015년 5월 22일 (구)삼성물산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낮았기 때문에 최근일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게 나타나는 것이다.

    서울고등법원은 2016년 5월 30일 주식매수가격 결정 판결에서 (구)삼성물산의 의도적인 실적축소와 국민연금공단의 비정상적인 매매패턴의 영향으로 2016년 상반기 (구)삼성물산 주가가 비정상적이었다고 결정했다.

    즉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규정된 방법에 의한 주식매수가격 산정(이사회 결의일 이전 2개월, 1개월, 1주일의 평균)이 불가능할 정도로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하락한 것을 인정했는데, 위의 표는 그러한 사실관계를 뒷받침하는 자료에 불과하다.

    9.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만남은 시기적으로 합병 이후였다.”

    7월 25일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면담 이전에 삼성과 최순실 측의 협의가 있었다는 사실관계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한겨레> 등에 따르면 김종 전 문체부 차관과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이 7월 25일 이전에 정유라 지원에 대한 실무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최재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사장 사이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도 면담 이전에 정유라 지원계획을 협의한 증거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면담 이후에 최순실을 지원하는 각종 용역계약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통상적으로 기업에서 용역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일정 정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있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

    10. “합병비율은 법에 따라 산정된 것이므로 문제없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산정된 합병비율은 기준을 제시할 뿐이고, 합병에 참여하는 각 당사자는 이 비율이 주주가치 제고의 측면에서 수용할 만한 수준인지 검토하는 것이 당연하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른 합병비율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면, 국민연금공단이 기업가치 분석에 기초한 적정 합병비율을 계산해 볼 이유가 없다.

    주가는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반영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얼마든지 기업가치와 괴리될 수 있다. 그 괴리가 어느 정도인지, 괴리로 인한 이해득실은 어떠한지를 따져 보는 작업을 충실하게 수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는 것이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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