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문화재위원회 '부결' 결정
    "국정농단 관련 진상규명 이뤄져야"
        2016년 12월 29일 02:08 오후

    Print Friendly

    산양 등 멸종위기종 훼손을 비롯 환경파괴 비판이 일었던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 회의에서 28일 동식물과 경관, 산양조사 등 조사를 종합해 양양군이 신청한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문화재 현상변경안을 부결 처리했다. 케이블카 공사와 운행이 천연보호구역인 설악산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설악산은 천연보호구역으로 케이블카 설치 등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를 할 때 문화재위원회의 허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1982년에도 천연보호구역이자 국내 첫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이라는 이유로 케이블카 추진이 부결된 바 있다.

    환경단체들과 진보정당들은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가 산양을 비롯한 희귀 야생동식물이 서식에 악영향을 끼치는 등 환경파괴를 우려해 반대해 왔다.

    이 사업은 20대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환경영향평가에 참석하지 않은 유령전문가가 보고서를 거짓으로 작성, 자연생태조사의 조작 등의 문제가 사실로 확인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양양군 관계자는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와 경제성 보고서 조작 시비로 검찰에 기소된 바 있다.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2012년 시작된 이래 환경부 반대로 2차례 무산됐으나,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적극 추진’을 지시한 이후 다시 추진됐다. 지난해 8월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산양 등 멸종위기종 보전대책 등 7가지 조건을 전제로 사업을 승인했다. 그런데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급물살을 탄 배경에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지난 10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이 최순실씨의 비선인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 의해 추진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른바 ‘최순실의 수행비서’로 불리는 김종 전 차관 관할 부서 주도 하에 ‘친환경 케이블카 확충TF’가 비밀리에 운영되고 있었고,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2014년 6월 설악산 관광개발사업과 관련해 케이블카 건설과 산악승마장 등을 제안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같은 해 8월 설악산케이블카 적극 추진을 지시했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강원행동,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 등은 28일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이 있는 당일까지도 광화문광장에서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에 반대한다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의 연관 의혹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절대 안 되는 사업”이라고 부결을 촉구하며 “설악산에는 산양을 비롯한 수많은 희귀 야생 동식물이 살아가고 있다. 천연기념물의 보고인 설악산 천연보호구역에 케이블카가 들어서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그동안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을 반대해왔던 이들은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이 사업이 국정농단의 일환이었는지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미 의원은 29일 논평을 내고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반환경 정책’인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비로소 탄핵됐다”며 “지역의 주민과, 환경단체, 그리고 국민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업 중단은 국민이 이뤄낸 결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업 중단이 끝이 될 수 없다”면서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국정농단의 일환이었는지에 대한 철저한 진실규명이 이뤄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생태에너지부도 논평에서 “환경부는 산으로 간 4대강 사업이라 일컬어지는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 승인으로, 제2·제3의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의 불씨를 당겨버렸다”며 “국토환경보전의 임무를 저버린 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업을 통과시킨 것을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생태에너지부 본부장인 김제남 전 의원은 상무위에서 “환경부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 등 일체 개발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더불어 31개 산지에 신청되어 있는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추진 계획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녹색당도 전날 논평에서 “우리가 원하는 답은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의 완전 백지화”라며 “설악산을 파괴하려 앞장선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 양양군청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서 케이블카 사업을 다시는 시도조차 하지 못하도록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